< 수다가 좋다 :: '방자전' 발칙한 상상만큼 짜릿하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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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가 좋다

발칙한 상상이 만들어낸 영화 '방자전'이다. 이렇게 따진다면 이몽룡전, 향단전도 나올 법도 하다. 왜 방자전일까에 대한 물음은 영화를 보면서도 쭉 유지됐지만 영화가 끝나고 자막이 올라가면서 물음에 대한 답을 얻었지만 뭔지모를 허탈함과 황당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꾸며낸 이야기든 아니든 상관없이 이몽룡을 사랑한 춘향, 절개를 지키기 위해 지고지순한 모습으로 남은 '춘향전'의 춘향이가 낫다는 결론이다.

동화속편이 한동안 유행했다. 백설공주는 생각처럼 맑고 순수하지 않았다는..일곱난장이들과 그렇고 그런 사이였다는...소문(?)도 떠돌았고 캔디의 속편엔 안소니가 죽지 않고 살아있었고 그래서 다시 캔디를 만났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순수한 이야기로 모든 이야기의 속편이 존재하지는 않는다. 신데렐라가 왕자님과 결혼은 했을지 모르겠지만 지독한 시집살이에 얼마 살지 못하고 궁에서 쫓겨났을 수도 있고 콩쥐도 마찬가지로 백설공주도 왕자님을 만나 결혼했을지는 모르지만 후에 어떻게 되었는지도 아무도 모른다. 흥부와 놀부가 지금 다르게 평가받고 있는 것처럼 동화속 등장인물들에 대한 평가는 세월이 흐르면 바뀌고 그에 따라 이야기도 현실적으로 변경도 해봄직하다. 그렇게 시작된 상상이라면 충분히 있을 법도 한 이야기가 '방자전'이다. 춘향전의 향단이와 방자를 우리는 익히 알면서도 그들은 그저 이몽룡의 몸종, 춘향이의 몸종으로 기억할 뿐이다. 춘향전에서의 방자가 했던 역할이 그게 다가 아니었다면..향단이와도 우리가 모르는 어떤 관계가 형성되지 않았을까...하지만, 그런 발칙한 상상을 왜 꼭 이 시점에서 해야하느냐에 대한 질문은 하고 싶다. 요즘처럼 볼 영화없는 시점에 살색이라도 많이 나오는 영화라면 관객을 모을 수 있지 않을까 싶은 속내가 있었다면 물론, 오늘 첫 상영날이기는 하지만 성공인 듯 보인다. 남녀커플이 주로 극장안을 메웠고 극장안은 빈자리가 없었다.

이몽룡(류승범) 맥스무비

춘향(조여정) 맥스무비

방자(김주혁) 맥스무비



'방자전'의 춘향은 절대 순정파이지도 그렇다고 지고지순하지도 절개가 곧지도 않다. 그저 어떻게든 신분상승을 해보겠다는 엄마 월매와 함께 이몽룡을 기회의 줄로 이용하려는 속내가 있을 뿐 그녀는 더 이상 전래동화속의 춘향이가 아니다. 방자와 하룻밤을 보내고 방자를 이용해 이몽룡과 잘해보려했고 결국은 그녀가 원하는데로 되었다. 그런데, 여기까지도 괜찮다. 춘향이가 월매가  충분히 그럴 수 있지 않았을까. 순정과는 거리가 먼 어떻게든 신분상승을 해보겠다는 의지를 갖고 방자를 이용하는 그런 여자였을 수도 있을 것리라 충분히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거기까지가 다다. 그들의 살색 많은 정사씬도 충분했고 방자를 이용한 그녀의 계략까지도 충분히 개연성있었다. 그 다음부터는 이야기가 중간이 없고 바로 끝인 듯, 중간이 있지만 바로 끝인 듯 그랬다. 이야기가 급 물살을타고 클라이막스로 진행되기도 전해 갑자기 바람이 픽..빠진 모양새다. 그럼에도 등장인물 하나하나는 묘하게 어울리기는 했다.

조여정은 처음 정사신에 도전했고 그녀를 보면서 미인도의 김민선을 떠오리며 방자전을 바탕으로 다시 한번 날개짓을 해보겠다는 여배우의 안타까운 속내가 보이는 듯 그렇게 그녀는 열심히 했다. 의학의 힘을 빌은 것이 확실해 보이는 그녀의 몸은 조금 부자연스럽기는 했지만 충분히 향단이에 비해 띄어났으며 요염하기까지 했다. 그녀의 너무 귀염성있는 얼굴과 그녀의 성숙한 몸이 언발란스했지만 나쁜 언발란스가 아닌, 뭐랄까 소녀적이면서 성숙한 여인의 향이 난다고나 할까. 암튼, 그녀는 방자의 시점으로 보는 춘향이로 썩 괜찮았음이다. 그런 춘향이를 자신의 여자로 만들고자 했고 이 영화의 주인공 방자는 우매한 돌쇠스타일이면서도 색다른 매력이 있다. 김주혁 포스로는 이몽룡을 맡아야 할 것 같은데 방자라니...했는데 그럼에도 그는 전혀 비굴하지 않은 몸종임에도 전혀 굴하지 않는 그런 짐승남까지는 아니더라도 순정파 방자로 괜찮았다. 오히려 전래동화속 순정파일 것 같은 몽룡은 야비한 듯 여자를 자신의 출세를 위해 이용할 줄 아는 딱히 순정파가 아닌 남자로 비웃음이 최고인 류승범에겐 제격이었다. 그런 등장인물들의 허허실실한 웃음을 만들어내는 장면 하나하나가 모여 발칙한 상상의 '방자전'을 만들어 냈다.

그럼에도 살색도 그렇다고 이야기의 반전도 그렇다고 재미도 그렇게 훌륭하다고는 말하지 못할 만큼 이야기 구조는 전체적으로 부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