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다가 좋다 :: 어디로 튈지 모르는 저학년 공개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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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가 좋다

딸아이가 처음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첫 공개수업을 잊지 못한다. 아직은 아기티를 벗지 못한 아이들이 선생님의 말씀을 따라 수업에 집중하는 것을 보는 것 만으로도 그저 흐믓하고 감동스러웠던 그 첫 공개수업을 어찌 잊겠는가.
그렇게 감동했던 첫 공개수업 이후로 매해 공개수업이 반복될 때 마다 더 이상 감동스럽지도 않고 더 이상 흐믓하지도 않다. 굳이 공개수업을, 부모에게 보이기 위한 공개 수업이 꼭 필요할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가 됐다.
초등학교 1학년때는 선생님의 말씀에 어긋나는 아이들도 꽤 있었다. 돌발 질문을 한다거나 수업과 아무 상관없는 말을 하거나 하는 행동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바람에 수업을 지켜보는 부모님도 당황했지만 수업을 진행하는 선생님도 꽤 난감해 했음이다. 안면근육이 떨리는 듯 그렇게 화가 치밀어 오른 것이 보이는데도 선생님은 교실을 둘러싼 학부모님을 의식해 최선을 다해 참는 것이 눈치챌 수 있었다. 그렇지만, 그렇게 어디로 튈지 모르는 아이들은 무사히 40분동안 컨트롤 하는 것도 선생님의 몫이 아닌가.

어찌되었건 그렇게 40분동안 선생님이 짜놓은 순서대로 수업은 진행되어야 했지만 아이들이 돌방행동으로  수업은 언제나 매끄럽지는 못했음이다. 어찌되었건 그렇게 공개수업을 보러 다닌지도 이제 4년째다. 근데, 아이들이 달라졌다. 딸아이 반에 A는 돌방 행동으로 수업을 방해하기 일쑤라 아이들의 원성이 자자하다고 했는데 공개수업에서 A는 전혀 아무렇지도 않았다. 그저 수업에 열의가 없는 학생으로 보일 뿐 특별하게 돌발행동을 보이지는 않았다. 그뿐인가 A를 제외한 아이들은 수업 태도도 훌륭했을 뿐 아니라 발표도 어찌나들 잘하는지 짜여진 각본대로 움직이는 배우들 같았다는게 엄마인 필자가 본 솔직한 느낌이다.
공개수업을 다녀오고 지인 B한테 이 이야기를 전했다. B는 초등학교 방과후 컴퓨터교실 선생님이다. 컵퓨터 교실 선생님도 예외는 아니라 공개수업을 1년에 2번 정도 한다. 컴퓨터 교실에 많은 아이들이 수강했으면 하는 것이 공개수업을 하는 B의 솔직한 마음이다.

MS PowerPoint ClipArt

그날은 1학년 공개수업이 예정된 날이었다. 1학년 아이들이 컴퓨터 교실로 하나둘 들어오기 시작했고 어머니들이 도착하기 전에 가장 수업중에 목소리가 크고 집중 잘하지 않는 아이를 붙들고 B가 부탁했다.
"오늘은 엄마들 오시니깐 조용히 하자~"
"싫어요. 엄마가 오는데 왜 조용히 해야 해요?"
너무나도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왜 조용히 하냐는데 B는 당황했다.
"엄마가 네가 잘하는지 못하는지 보러 오는데 시끄럽게 떠들고 수업을 제대로 안들으면 속상하실꺼 아냐"
"우리 엄마는 신경 안써요. 전 조용히 안할꺼에요."
개인적으로 부탁을 했음에도 1하년 아이들은 엄마가 지켜보고 있다고 해도 전혀 개념치 않고 평상시처럼 그렇게 산만하게 수업에 임했음이다.

그런데 이렇게 엄마를 의식하지 않는 학년이 저학년에 국한된다는 것이다. 1,2,3학년, 3학년중엔 간혹 의식하는 아이들도 있는데 거의 1,2학년 아이들은 엄마가 오거나 말거나 전혀 신경쓰지 않고 평상시 수업태도로 일관하며 공개수업으로 예민한 선생님의 심기를 건드린다. 하지만, 고학년이 되면 평상시에는 망나니처럼 수업태도가 불량하던 아이도 엄마가 지켜본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순한 양처럼 수업에 특별한 열의까지 보여주지는 못하지만 그렇다고 수업을 방해하지는 않는다. 저학년과 고학년의 차이랄까.

짜여진 각본대로 움직이는 배우의 모습으로 정해진 순서대로 수업을 진행하고 순서에 맞춰 발표까지 하는  고학년 아이들의 수업을 보는 것이 엄마 입장에서는 더 좋을까. 아이들이 평소에 하는 대로 엄마가 오거나 말거나 수업하는 것은 보는 것이 좋을까...아이가 학교에서 어떻게 생활하는지 궁금하고 어떤 수업으로 아이가 공부를 하는지 살펴보기 위한 방법으로 공개수업이 딱히 묘안은 되지 않는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