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집 웬수'의 윤하영과 채기훈 커플이 신혼여행에서 돌아왔다. 아무리 드라마라고 하더라도 미혼의 시누이와 그것도 손아래도 아니고 손윗 형님과 같이 산다는 것이 가능할까 싶은데 하영은 성격 좋게도 아무렇지 않게 시누이와의 동거에 대해 두 번 생각도 안하고 좋다고 했다. 어차피 맞벌이 부부이고 시누이의 도움을 받으면 좋기도 하겠다 싶지만 상대는 말 그대로 그냥 누이가 아니고 시누인데 절대 편하지 않을텐데 그 밥을 얻어 먹고 마음이 편할까….
결혼하기 전부터 신누이 티 내지 못해 안달하던 기훈의 둘째 누나가 딴지를 걸었다. 결혼전이랑 똑같이 생각하면 안되지, 제대로 옷을 입고 있어야지…했다. 신혼여행에서 돌아오자 마자 한방 맞았는데 하영은 내공이 있는 건지 아니면 정말로 성격이 좋아서 그런건지 아주 쿨하게 '네~'했다. 그러더니 한복을 입고 나왔고 손님들이 오니깐 기훈도 같이 한복을 입으라고 생글생글 웃으면 한마디 했음이다. 저런 내공은 어떻게 하면 쌓을 수 있는 것인지 어찌되었던 화내며 까칠하게 굴었던 둘째 시누이만 뻘쭘해진 상황이 됐다.
화를 내지 않고 참아도 병이 된다고 하지만 인간관계에 있어서 특히나 면전에서 화를 내면 그걸 감당하기는 결코 쉽지 않다. 아이때는 서로 화내고 금방 돌아서 까먹고 다시 놀지만 어른이야 꽁하는 마음도 있고 다른 사람앞에서 화를 낸다는 것은 그만큼 감정 조절이 안되는 것이니깐 결코 본인한테도 이롭지 못하다. 도를 닦은 것도 아니고 어떻게 매번 화를 잘 조절할 수 있겠는가.
필자가 결혼하기 전에는 엄마가 차려 놓은 밥상에 제빠르게 앉아서 밥먹는데 집중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 엄마가 왜 그렇게 짜증스러워하는지, 못마땅해 하는지 몰랐다. 결혼하고 아이낳고 살면서 아이가 밥 안먹고 딴청 부리면 아이가 안먹어서 걱정되는 마음보다는 식기전에 먹여야 한다는 생각과 먹고 치워야지란 생각이 동시에 들면서 밥상앞에서 시간 끄는게 좋지 않았다.
어느 주말 저녁이었다. 반찬, 밥, 국, 수저, 물까지 전부 차리고 이제 먹기만 하면 되는데 남편이 스마트폰을 보느라 식탁으로 오는데 뜸을 들였다. 딸아이와 필자는 이미 밥의 반을 먹어 가는데 남편은 여전히 심각하게 스마트폰을 들여다 보고 밥 먹으라는 소리는 건성으로 들었다. 남편의 취미생활 트윗활동을 하느라 그러는 줄 알았다.
"트윗질 그만하고 빨랑 와서 밥먹으라고!"
그러자 남편은 거칠게(?) 항의했다.
"트윗질 아니거든? 중요한 멜 확인하고 있는데...에이, 나 밥 안먹어!"
하, 이건 무슨 11살 짜리 딸도 아니고…
결혼하고 11년쯤 사니 남편이 화를 내고 같이 싸워도 잠드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는다. 훅~싸우고 자고 아침에 아무렇지 않게 대화섞고 뭐, 그런 식이다. 점점 감정이 무뎌지는 것도 있지만 서로 말 안하고 감정 꼿꼿이 세우고 며칠씩 냉랭전선을 형성하는 것도 점점 귀찮기 때문이다. 그런 필자한테 밥을 안먹겠다니... 두번 권유도 안하고 딸아이와 맛나게 밥을 먹고 깨끗하게 식탁을 치우고 설거지까지 했다. 안먹으면 누가 손해겠는가...그러거나 말거나다.
그렇게 2시간이 흘렀을까 배는 고프고 자신이 밥을 차려 먹기는 멋적고 하니깐 괜히 딸아이와 장난을 걸고 어떻게든 필자와 대화를 섞으려는 남편의 노력이 가상해 오이지에 고추장 넣고 밥을 비벼줬다. 맛나게 먹지나 말지 어찌나 맛나게 먹던지….^^;;
그냥 넘어갈 수 없어 딸아이한테 한마디 했다.
"봤지? 화내는 놈만 손해야. 아빠말야. 밥도 못 얻어 먹을 뻔 했잖어. 너도 친구들이랑 마찬가지야. 화내면 너만 손해야."
욱하는 마음에 화내면 바로는 시원할지 모르겠지만 1분을 채 안 넘겨 바로 후회하고 어색한 분위기를 어떻게 수습해야할지 난감해진다. 그러느니 심호흡 깊게 하고 넘기는 것이 나을텐데….내공이 쌓이지 않아 문제다. 그래도 화내는 놈만 손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