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영화를 보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분명 1편이 재밌었으니깐 감히 2편을 제작했을 것이고 2편이 재밌었으니깐 3편이 제작했을테니 말이다. 그럼에도 필자는 이클립스가 처음이다. 트와일라잇이 벌써 뉴문까지 나왔지만 그럼에도 한번도 볼 생각도 안했고 딱히 보지 못해 아쉽지도 않았다. 뱀파이어와 인간의 사랑이라니 좀 너무 얼토당토하지 않은가. 톰크루즈, 브래드피트가 아닌 뱀파이어가 매력적일 수 있을까...했다. 이상한 나라 앨리스를 보고 이제 애니매이션을 즐기기엔 필자가 너무 현실적인 것은 아닌가 싶어 조금은 우울하긴 했지만 결국은 다시 안보기로 했다. 그래서 딸아이를 위해 슈렉 포에버를 볼 수도 있었지만 포기했다. 그래서 선택한 영화가 이클립스다. 아직 한번도 시리즈 영화를 선택할 때 이렇게 맨땅에 헤딩하긴 처음이다. 어떻게 밸라와 애드워드가 사랑하게 됐는지, 빅토리아가 왜 저렇게 악에 받쳐 이들을 헤치지 못해 저러는지 전혀 이해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늑대인간 제이콥의 출연마저도 어색하기 그지없었다. 물론, 시리즈 영화를 첫편부터 봐왔다고 해도 세세하게 기억하긴 힘들다. 드라마처럼 매주 반복해서 보여주는 것도 아니고 몇 년에 한 번 뜨문뜨문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대표적인 주인공들과 누가 누구한테 원한이 있는지까지는 기억하고 봤는데 이클립스는 너무 심했다. 트와일라잇1부터 트와일라잇:뉴문까지 아무것도 보지 않은 상태에서 보려니 좀 대략 난감이랄까...그럼에도 봤다. 근데, 너무 재밌다. 1,2편을 찾아 볼 만큼 그렇게 흥미로울 뿐 아니라 아무리 판타지라도 해도 그들의 사랑에 같이 가슴 절절하고 알콩달콩한 톡톡 튀기는 사랑이 아니어도 그들의 사랑에 같이 짠해진다.
그런데, 그런데 말이다. 너무너무 재밌다.
뭐가 그렇게 재밌었냐고 묻는다면 장금이의 답변이 제격이지 싶다. 재밌어서 재밌다고 할 수 밖에 없다.
그래도 꼭 찝는다면 도를 지나치지 않는 그들의 애정행각과 더불어 그들의 몰입이 가능하도록 한 파타지다. 판타지이지만 그렇게 심하게 판타지가 아니라 현실과 그닥 차이가 없는 그들의 판타지가 주는 매력이다. 저 정도면 현실에도 일어날 수 있지 않을까 싶은 막연한 기대감이랄까. 그런 묘한 판타지와 너무 허옇게 떠서 강시를 연상시키지만 눈빛 만큼은 누구보다 절절한 애드워드를 보고 있자면 짠해지고 안타깝고 그랬다.
우리가 한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늑대인간, 그리고 뱀파이어, 그리고 인간...이렇게 나뉜 그들은 서로의 짝을 알아보고 사랑한다. 늑대인간을 사랑하면서 뱀파이어를 사랑하는 벨라는 상당히 독특하다. 절대 평범하지 않으니깐 뱀파이어를 사랑하고 늑대인간을 사랑할 수 있는 것이 아니겠나. 묘하게 만들어진 삼각관계는 빅토리아의 위협적인 복수에도 잠깐 애절하고 짠해진다. 특히나 애드워드의 눈빛은 보는 내내 절절하다. 벨라를 사랑하는 마음이 넘친다. 자신의 앞에서 제이콥과 키스를 하고 제이콥에 대한 마음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는 벨라에게 한결같다. 배려라는 단어가 실종된 사랑이라면 후딱 뱀파이어로 만들고 곁에 두면 될 것 같은데 애드워드는 다르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떠날 수 있는 뱀파이어다. 그의 눈빛을 보고 있으면 알콩달콩한 톡톡 튀기는 사랑이 아니어도 그냥 애절하고 사랑이 깊이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다. 그런 그의 사랑을 받는 벨라는 비록 사람이 아니어도 행복하지 않을까…
애드워드보다 나이를 먹기전에 뱀파이어가 되고 싶다는 벨라, 벨라한테 자신이 딱이라는 제이콥, 벨라가 원한다면 떠나도 좋다는 애드워드...이클립스에 그들의 사랑만 있지는 않다. 그런 벨라를 묵묵히 병풍처럼 지켜봐 주는 벨라의 아빠도 있고 먼 곳에 있지만 그녀를 사랑하는 엄마도 있다. 너무 흔해 이상할 것 하나 없는 이혼 부부지만 딸아이를 걱정하고 사랑하는 마음은 곳곳에 묻어난다. 애드워드에게도 아빠가 있고 엄마가 있고 형제들이 있다. 혈연이든 아니든 상관없이 그들은 가족이라는 테두리안에서 서로 뭉친다. 판타지이면서도 아빠, 엄마를 버리지 않고 가족이란 테두리를 만든 그들의 이야기가 좋다. 곳곳에 묻어나는 웃음도 좋고 광활한 대자연을 보는 것도 행복하다. 빅토리아가 최후를 맞이했지만 그럼에도 트와일라잇의 4편은 곧 나올 것 같다. 트와일라잇 2008년 첫편을 시작으로 2009년, 2010년까지 뜨문뜨문 시리즈가 나오지 않아 이야기가 이어지는 것도 이 영화의 장점이 되고 있다.
뱀파이어와 사람, 그리고 늑대인간이 나오는 그들의 이야기가 그냥 마구 허황되지 않고 동감되고 즐길 수 있어 더더욱 매력적이지 않나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