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며칠 있으면 여름 방학이다.
방학을 모든 아이들이 기다리지만 그렇지 않은 아이들도 있다. 친구들과 헤어지기 싫어 방학이 달갑지 않은 아이들이 있는가 하면 친구들과 방학동안이라도 떨어져 마음 고생하고 싶지 않은 아이들도 있다. 유독 필자의 주변에만 그럴까….그런 아이들이 많다.
아이를 잘 키운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은 한해 한해 아이가 클 수록 새삼 느끼고 절감한다. 아기때는 아기때라서, 유아때는 유아라서, 학교에 입학하고는 또 그 나름으로 아이한테는 절대 느슨해질 수 없다는 것을 말이다.
아이가 학업적으로는 문제가 없어도 친구들과의 문제로 스스로 힘들어하고 스트레스 받아 하는데 그걸 보면서도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것은 부모로서 많이 무기력하게 느껴진다. 친구들한테 인기 많은 아이가 되었으면 싶지만 그게 어디 부모의 마음대로 되는 것인가. 어떤 아이들은 방학 때 친구들 못 만나서 서운하다고 하는데 친구들과 만나지 않아서 좋다는 아이들도 많다.
지인 A의 아들 C, D 는 쌍둥이다. C는 인기가 많고 D는 인기가 별로다. 왜 그럴까. 둘 다 예민한 것은 비슷한데 C는 너그러운 편이고 D는 까칠하다. 까칠한 면이 남자아이들 틈에서도 결코 살아남기 어려운 듯 그렇게 쌍둥이면서도 다르다.
지인 B의 아들은 천방지축이다. 어찌나 밝고 맑은지 모른다. 중요한 것은 나갈 때 들어갈 때를 정확하게 구분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언제 어떻게 해야 할지 분위기 파악이 되어야 하는데 이제 4학년이니 당연히 그래야 할 나이가 됐음에도 여전히 언제 어떻게 해야 할지 구분을 잘 하지 않는다. 그저 언제나 맑음이다. 그렇게 맑음인데 중요한 것은 겉으로만 맑고 속은 멍들어간다는 것이다. 없던 틱까지 생겨 한동안 B의 마음 고생이 심했다. 아닌 척 하지만, 그 아이도 상처를 받는 것이다.
지인 E의 아들은 키도 크고 덩치도 좋다. 그러다 보니 민첩하거나 재빠르지 못하다. 책을 좋아하고 동적인 것보다 정적인 것을 좋아하는 아이다. 그래서일까. 아이들한테 놀림받고 잘 어울리지 못했다. 4학년 들어서는 그래도 그럭저럭 잘 지내는가 싶었는데 한번은 아이가 E한테 1000원을 달라고 하더란다. 특별히 용돈이라고 챙겨주지 않는 E로서는 의아했다.
"1000원이 왜 필요한데?"
"P 아이스크림 사주려고 그래"
"아이스크림? P한테 사줘야 하는 이유라도 있어?"
"….."
남자아이라 그런가 그렇게 길게 답을 하지 않았다. 그렇게 취조(?)를 3일 하고 나서야 결국 아이한테 이유를 들을 수 있었다.
"G가 그러는데 P한테 아이스크림사주면 게임에 껴줄 수도 있데서…"
남자아이들이 점심 시간마다 하는 게임이 있는 그 게임에서 A의 아들인 C를 살짝 다치게 했다는 이유로 그 게임에서 아이들이 E의 아들을 뺐다는 것이다. 그러자 앞잡이 역할을 하는 G가 아이스크림을 게임장한테 사주면 다시 게임에 들어올 수 있다고 이야기해준 모양이었다. 그렇지만, E는 아들한테 1000원을 주지 않았다. 그 후로 며칠이 지났지만 다시 게임에 들어갔는지에 대해선 아직 모른다.
딸아이는 결정적인 순간에 친구들이 자신의 편이 되지 않는다는 것에 대해 상당히 스트레스 받고 많이 아파한다. 공부만 잘하면 안된다고 친구들과 잘 지내야 한다고 하면서 엄마인 필자 품에 안겨 엉엉 우는 데 마음이 아파 혼났다.
친구들과 행복하게 보낸다면 학교생활이 더 재밌고 힘든 공부도 재밌지 않을까 싶은데….부모의 역할이 어디까지인지 난감하다. 그렇다고 아이들을 매번 초대해서 우리 아이 잘 봐달라고 할 수도 없고 이제 11살이나 된 아이들한테 그런 것이 먹힐 것 같지도 않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성격으로 개조한다면야 두말할 것도 없이 좋겠지만 성격을 고친다는 것이 하루 아침에 되는 것이 아니지 않나. 많은 시간을 요하고 노력을 요하는데 그 노력과 시간을 다른 아이들이 기다려주지 않는 것도 문제다.
딱 떨어지는 해답이 있으면 좋겠지만 그저 아이를 더 안아주고 더 사랑해주는 방법밖에는 부모에겐 방법이 없는 듯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