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방학을 누구보다 엄마인 필자가 더 많이 기다렸다. 아침에 학교에 등교시키고 오후에 하교시키고 같이 숙제하고 시험공부하고 같이 시험보는 것처럼 그렇게 1학기를 보내면 7월이 넘어서면서 급격히 체격이 저하될 뿐 아니라 아이와 함께 지쳐가며 어서 빨리 방학이 되었음 하고 바란다. 아이의 방학숙제에 필자의 숙제인양 부담스러운 것도 같이 학교에 다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언제쯤 아이 혼자서 학교에 다닐 수 있는 것일까. 그냥 혼자 학교에 다니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알아서 숙제부터 시험공부까지 할 수 있을지, 그러면 그때는 방학을 기다리지 않아도 되는 건지 그것이 알고 싶긴 하다.
방학하고 바로 다음 날 떠났다. 이번 여행지는 강원도였다. 물놀이도 하고 1박2일에 나왔던 갯배를 타고 생선구이도 먹어보는 것으로 계획을 짰다. 서울을 떠날 때 억수같이 쏟아지던 비도 용평에 도착하자 말끔이 게었고 다음 날 물놀이 할 때는 오히려 해까지 쨍쨍해 놀기 아주 좋았다. 그리고 다음 날 하조대서 바닷가에서 잠깐 물놀이를 하고 그리고 마지막으로 생선구이를 먹으면 완전한 여행이었다. 근데, 모든 카메라로 보는 세상은 우리 눈으로 보는 세상보다 더 아름답고 뿐인가 카메라로 먹는 것이 우리 입을 직접 들어가는 것보다 더 맛있게 느껴질 때가 많다.
네비게이션에 갯배 선착장을 입력하고 도착한 그곳은 깔끔한 것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아바이 순대와 생선구이집, 그리고 회집으로 가득했다. 이상한 것은 월요일인데 생선구이를 하는 데가 거의 문을 닫고 한 군데만 사람들이 많았다. 번호표를 주는 것도 아니고 밖에서 기다리는 사람들을 위해서 차가운 음료를 내주는 것도 아닌 열악한 환경에서 30분을 넘게 기다렸다. 생선구이집이라서 그럴까. 득실대는 파리에 골목한 귀퉁이에는 절이고 있는 배추통이 있고 생선을 담았던 것으로 보이는 아이스박스가 한켠에 널려 있었다. 파리가 득실대지만 사람들은 순서대로 들어간다는 묵계속에 아주 얌전하게 줄을 서 있어야 했다. 도대체 얼마나 맛나길래 이렇게 사람이 많을까. 30분이 넘어서면서는 조금씩 오기도 생겼다. 꼭 먹어 보고 갈테다….그렇게 40분쯤 기다려 들어갔다. 3시 15분쯤 도착해 줄을 섰고 4시 9분에 식당에 들어가 앉을 수 있었다.
제대로 행주질이 되지 않은 자리에 앉아 닦아 주길 기다려 생선구이 2인분을 주문했다. 주문 받는 아주머니 아니, 그곳에선 모든 사람들이 '이모'라는 호칭으로 통했다. 나이가 많건 적건 상관없이 그저 '이모'다. 옷을 사러 가면 모든 이들이 '언니'로 통일되는 것처럼 그 음식점 내에선 '이모'가 모든 호칭을 통일했다. 주문받는 이모는 딸아이를 노리듯 쳐다보더니 2인분을 마지못해 허락했다. 세사람이 들어왔으니 인수대로 주문했어야 했을까. 어른 셋이 들어온 테이블에서 2인분을 주문하자 그 이모가 한마디 했다.
'인수대로 주문 해야 해요.' 라는 이모의 말에 그들도 40분을 넘게 기다렸으니 그들은 더 이상 뭐라 말도 못하고 3인분으로 주문을 변경했다. 매섭다 못해 불친절한 그곳에서 생선구이를 드디어 먹었다. 그닥 크지 않은 접시에 9가지 생선이 담겨 나오긴 했는데 1박 2일에서처럼 배부르게 푸짐하진 않았다. 이게 2인분이 맞을까 싶을 정도로 작은 양에 실망했다. 딸아이가 작은 토막 2개를 먹었을 뿐인데 우리 식구가 1공기의 밥을 다 먹기에도 부족한 양이었다.
문제는 공기밥을 주문할 때도 있었다. 공기밥 2개 주세요.했음에도 주방 아주머니는 3개를 강요했고 공기밥 3개가 나왔다. 공기밥을 테이블에 놓던 문제의 이모가 주방을 보며 한마디 했다.
"이모, 밥을 너무 많이 펐잖어"
아무리 사람이 많고 장사가 잘 된다고 해도 양이 푸짐한 것도 아니고 친절한 것도 아니고 그리고 깨끗한 것도 아닌데 종류 9가지가 아니어도 그냥 생선구이집가서 적당한 한마리를 먹는 것이 훨씬 나을 뻔했다. 제대로 자라지도 못한 작은 생선에 가시를 잘 발라 먹는 것도 싶지 않았지만 입안에 들어가는 살도 넉넉하지 않았다. 아니 부족해 입맛만 다셨다. 특별하게 맛나거나 싱싱한 것도 모르겠고 더더군다나 40분이나 기다렸다는 것이 더더욱 억울했음이다. 유명하지 않은 다른 생선구이집을 갔다면 괜찮았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