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은 어디든 가고 싶지 않지만 특히 가고 싶지 않은 곳 중의 하나가 치과다. 치통으로 몇 날 며칠을 고생하고 진통제를 복용하면서도 끝까지 버티다가 가는 곳이 치과다. 그렇게 버틸 수 밖에 없는 것이 치과 의자에 누워 무기력하게 입안의 이들을 공개하고 모든 공구를 동원해 갈고 붙이고 하는 그런 소리들이 너무 무섭고 싫기 때문이다. 조금만 소리가 귀에 익숙한 소리기라도 한다면 좀 덜 부담스러울까. 아니, 징징징 갈아대는 그 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아프지 않아도 언제 아픔이 닥칠지 몰라 절대 긴장을 풀 수 없다. 치료를 위해 앉아 있는 의자가 더 없이 부담스럽고 무서운 것은 너무 당연하다.
치료가 겁나고 무섭기도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금전적인 문제다. 치과 치료비라는 것이 보험이 되지 않으니 모든 금액을 환자의 부담으로 처리되니 보통 부담이 아니다. 보통 금으로 떼우거나, 금으로 씌우는 신경치료가 더불어진 치료일 경우에는 치료가 힘들고 지치는 것도 물론이지만 보통 50만원 가까이 치료비가 든다. 하나 이상 문제가 발생하면 부담해야 되는 비용이 100만원이 되는 것이니 보통 근심꺼리가 아닌 것이다.
필자의 어금니는 모두 금으로 덮어 씌워 있거나 아니면 넓은 면적을 금으로 덮은 이가 전부다. 어릴 적 얼마나 이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으면 이렇게 이가 엉망일까 싶기도 한데 어른이 되고 철저하게 관리를 해도 자주 치과를 찾는 걸 보면 이가 천성적으로 약한 사람이 있고 천성적으로 단단한 사람이 있다는데 한 표하고 싶다. 딸아이를 낳고 아이한테는 이런 고통을 줄 수 없다는 일념으로 백일도 안되서 손가락 칫솔을 끼고 열심히 닦아 줬다. 우유를 먹으면 헹굴 수 있도록 꼭 마무리는 보리차로 했음은 물론이다. 그렇게 철저하게 아기때부터 관리 해줬지만 아이의 이는 보란 듯이 충치가 발견됐다. 그 충치가 발견된 후로 아이는 3개월 마다 정기검진을 받는다. 그 덕에 충치가 생길까 싶으면 바로 치료에 들어가 아이 이는 나빠지기 전에 철저히 관리를 받고 있다. 3개월에 한번 갈 때마다 떼울 때도 물론 있기는 하지만 지금 아이한테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려고 필자는 노력한다. 지나치다 싶을 만큼 양치질에도 신경을 쓰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게 아이는 치과에 3개월에 한번씩 거르지 않고 데려가 정기검진을 받게 하지만 필자는 그렇지 못하다.
방학을 앞두고 치통이 시작됐다. 아이가 방학하고 바로 여행계획을 잡았던 필자로서는 좀 당황스러웠다. 이미 아프면 상당히 진행이 됐을 것이고 이미 금으로 이의 절반 이상을 덮은 어금니이니 이번에 치과에 가면 신경치료 하고 금으로 덮어 씌워야 하게 될 것이 뻔했다. 그 정도는 치과에 가지 않고도 진단이 가능해졌다. 문제는 엄청난 고통을 수반하는 신경치료도 신경치료지만 금으로 덮으려면 금액도 50만원 정도를 예상해야 하는 터라 미룰 수 밖에 없었다. 이번에 아이 영어학원을 옮기면서 학원비가 10만원 정도 더 써야했던 것도 큰 부담이었는데 이까지 치료하기엔 너무 부담이 컸다. 그러면서도 좀 억울하기는 했다. 아이 영어 학원비에는 40만원이나 되는 돈을 매달 꼬박꼬박 적금 들듯이 투자하는 것은 너무 당연한데 어금니 보수 작업엔 망설여야 하다니.... 대한민국의 모든 부모의 마음이 그렇지 않겠나...어찌되었건 진통제로도 억제가 되지 않는 통증으로 밤잠까지 설치고 밥도 먹을 수 없는 상태가 되서야 치과를 찾았다. 신경치료 3~4번에 마무리로 금으로 씌워야 한다는 진단을 받고 치료를 시작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