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초반이던 시절 나이트라는 곳에 가끔 가긴 했다. 지금은 클럽은 간다지만 불혹의 나이인 필자가 20대 초반일 때 나이트에서 하늘 찌르며 놀았다. 그렇게 친구들과 함께 나이트에 갈 때는 옷차림 뿐만 아니라 화장, 머리까지 전체적으로 각 잡지 않고 가면 입구에서 거부당할 수도 있었다. 어릴 땐 호객행위를 하는 사람들이 거리에서도 열심히 끌어당기고 하더니 이제 불혹의 나이가 되니 신촌이고 홍대를 돌아다녀도 그런 이들이 없다. 다른 애띤 처자(?)들한테는 상냥하게 놀러오라고 말도 건네는데 불혹의 나이가 되고 보니 이제는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그런 처지가 되버린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클럽이라도 가야하나. 하긴, 클럽에서도 물 흐린다고 거부당할 것 같기는 하다.
나이 40이면 어디가서 놀아야 하나...미사리 동네로 가서 조용히 라이브 음악을 즐겨야 하나 싶다. 불혹의 나이가 된 필자만 놀 데가 없는 것은 아닌 듯 하다.
딸아이는 초등학교 4학년이다. 방학하고 갑자기 많아진 시간에 잠깐 혼란을 겪는 듯 하더니 아이는 바로 적응했다. 학원은 방학이라고 쉬지 않으니 다니고 숙제도 해야 하지만 이번 주는 휴가철이라고 학원들이 짧은 방학을 한다. 방학이라고 해도 학원가는 날이 달라 친구들과 시간 맞추기가 어려운데 이번 주는 시간 맞추기가 좋은 것이다.
그래서 딸아이와 필자, 그리고 A와 A엄마가 어렵게 만났다. 아이들은 영화관에서 영화를 즐기고 엄마들은 커피 마시고 쇼핑하며 시간을 보냈다. 영화를 보고 나온 아이들이 실내 놀이터에 데려다 달라는 것이다. 근데, 4학년이 갈 수 있는 실내놀이터는 없다.
실내 놀이터를 아이가 어렸을 때는 많이 이용했다. 우리 부부는 영화를 보고 아이는 실내 놀이터에서 놀았다. 그것도 딱 2학년까지였고 3학년이 되면서 아이는 집을 보거나 같이 영화를 봤다. 실내놀이터엔 130cm까지만 입장할 수 있다고 학년이나 나이랑은 전혀 상관없이 그저 키만 크면 들어갈 수 없다는 규칙 때문에 딸아이는 입구에서 거부당했다. 내 돈 내고 들어가서 놀겠다는데 안된다는 것이다. 그렇게 한번 거부를 당한 후로는 12세 관람가인 영화는 부모랑 함께 들어가면 그닥 제재가 없어 같이 보고 그렇지 않을 땐 딸아이는 어쩔 수 없이 집에 남아야 했다.
작년 3학년땐 마트안에 있는 실내놀이터에서 거부당하고 놀아보겠다는 아이들의 성화에 검색을 했다. 00아파트 상가에 있는 플레이타임이라는 실내 놀이터에선 고학년 입장이 가능하다는 문구를 발견하고 아이들을 데리고 그쪽으로 갔다. 근데, 아직 문을 열지 않은 것이다. 그래서 다시 묻고 또 물어 다른 아파트 근처의 실내 놀이터로 갔다. 주인은 마뜩하지 않은 표정으로 두 아이를 위아래로 흝으며 말했다.
"이렇게 큰 아이들이 놀면 작은 아이들 엄마들이 싫어해요. 그래도 온 거니깐 이번만 넣어 줄께요."
아주 큰 인심을 쓴 주인장 덕분에 아이들은 실내 놀이터에서 땀에 폭 쩔을 때까지 신나게 놀았다.
그것이 벌써 작년 이야기다. 올해 그 놀이터에선 당연히 아이들을 받아 주지 않을 것이고 00아파트 상가의 놀이터는 여름 휴가로 문을 닫았다. 결국 아이들은 다시 대형 마트 문구코너에서 보드게임 같은 걸 사서 식당가 한켠에서 놀 수 밖에 없었다.
초등학교 입학하는 아이가 '놀이터야 안녕' 하는 광고가 있기는 하지만 아이들이 맘껏 놀 수 있는 안전한 놀이 시설이 아주 많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고학년이 되었다고 놀이터에서 거부당하는 딸아이와 A가 안타까웠다. 1학기동안 시험에 시달리다시피한 아이들이 갈 수 있는 놀이터가 없다니 40이 된 엄마가 놀 곳이 없는 거나 마찬가지다. 초등학교 4학년 아이들은 어디서 놀아야 할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