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다가 좋다 :: '제빵왕 김탁구' 옥의 티 유진,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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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가 좋다

비빔밥이 맛있기 위해선 비벼지는 모든 재료들이 각각의 맛이 잘 살아있어야 하고 맛나야 고추장과 어우러졌을 때 맛있다. 그렇지 않아도 고추장 맛으로 어떻게든 묻어가는 재료가 있기 마련이지만 그래도 밥이 질거나, 나물이 너무 삶아 졌거나 한다면 분명 비빔밥이라고 해도 묻어가긴 힘들 것이고 비빔밥도 맛없을 수 있는 것이다. 드라마가 그렇다. 모든 캐릭터들이 한데 뭉쳐 이야기만 재밌으면 존재감없는 캐릭터도 대충 묻어갈 수 있는 것이 드라마다. 그런데, 유독 미스캐스팅이라는 생각이 떠나지 않는 그런 캐릭터도 존재하기 마련이다.

'제빵왕 김탁구'는 소지섭과 이하늘, 윤계상의 로드넘버원을 제치고 수목드라마중 최고 시청률을 자랑하고 밤 10시만 되면 빵을 먹어야 할 것 같은 특히나 팥빵, 크림빵같은 예전부터 명맥을 유지하는 그런 기본이 되는 빵이 먹고 싶은 충동을 이겨내기 힘들게 만든다. 밤 중에 빵을 먹는다는 것은 라면을 먹는 것처럼 치명적임에도 우리는 그들의 이야기에 흥미를 느낄 뿐 아니라 탁구가, 탁구 엄마가 어찌될 것인지 탁구가 아빠를 만나고도 아는 척하지 못하고 눈물을 삼키는 걸 보면서 짠해했다.

선과 악의 구조가 너무 확실해진 '동이'는 유난히 매력이 없는 반면 '제빵왕 김탁구'는 처음부터 선악의 구조가 확실했음에도 불구하고 재밌다. 왜일까...일부 다처제의 문제일 수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장희빈은 홀로서기가 불가능했던 여인이었다. 왕인 숙종의 사랑을 원했고 그게 안되자 자신의 아들을 세자로 입지를 굳혀 권력이라도 탐해 보려했던 야망 가득한 여인이었다. 하지만, 절대 권력 왕한테 맞서 그러기엔 시대가 시대니만큼 그녀에겐 힘들었다. 적절함을 알고 너무 자신의 분수에 맞게 살려는 동이가 착해서 그녀의 편이긴 하지만 그녀처럼 살기가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알기에 쉽게 동감하기도 그렇다고 장희빈의 어쩔 수 없는 악행에 동감하기도 그렇다. 선악의 구조가 확실한데 중요한 건 심하게 동이쪽으로 기울어 이야기 흐름이 진행되는 것도 상당히 흥미를 반감시키는 요인이 됐다. 장옥정이 중전에서 장희빈으로 내려앉았으니 이제 더더욱 그녀의 입지는 좁아졌고 동이는 승승장구하고 있다. 앞으로 장옥정이 사약을 받는다는 것은 모든 이들이 아는 사실이니 점점 흥미로울 사건도 팽팽한 긴장감도 포기했다. 최철호의 폭행사건으로 하차를 시켜야 한다고는 했지만 이야기가 급작스럽게 너무 빨리 진행되는 것까지는 좋았지만 급 긴장감 떨어지고 흥미없어진 것은 분명하다.

제빵왕 김탁구 - 리뷰스타

 하지만, '제빵왕 김탁구'는 그렇지 않다. 선과 악의 구조가 팽팽하다. 시어머니의 성화에 못 이겨 아들을 봐야 했던 서인숙(전인화)은 부적절한 관계를 통해 아들을 얻었다. 남편도 할 말은 없다. 시어머니의 의중이긴 했지만 어찌되었건 탁구 엄마 미순과 부적절한 관계로 탁구를 낳았으니 서로 비긴 것이다. 남자는 밖에서 아들을 나와도 되고 여자는 안된다는 구시대적인 편견을 여기서 잠깐 접어 둬야 한다. 그러면서 그녀는 그녀의 비밀을 평생 유지하면서 자신의 아들이 거성식품을 물려받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심혈을 기울여 키웠고 모든 지저분한 가지치기는 그녀만의 방식으로 해결했다. 그런 가운데 마준과 전혀 아무런 관계도 아니었던 신유경이 서인숙의 가지치기에 부당하게 당했다. 그런데 그녀가, 아역으로 나왔던 신유경이 성인이 되고  존재감이 없다. 1살 차이인 탁구역의 윤시윤이나 마준역의 주원에 비해서 6살이나 연상인 유진은 윤시윤이나 마준과 있을 때 심하게 누나같다. 개인의 취향의 이민호와 손예진 커플은 잘 어울리는 커플이었고 둘의 나이차를 인식하지 못할 정도였는데 유진은 얼마되지 않았는데 벌써 얼굴에 피곤함과 더불어 다크써클까지 나이를 숨기지 못하고 있다. 그녀와 윤시윤과 마준의 어설픈 삼각관계라니 뭔가 많이 어색하다. 그것까지는 그래도 그럭저럭 넘어갈 수 있겠는데 그녀의 연기 또한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중의 하나다. 어린시절의 상처로 충분히 그녀가 밝고 맑을 수는 없다고 이해할 수 있지만 그녀의 속내를 모르는 것까지도 그럴 수 있다고 하겠는데 그녀의 존재감은 탁구의 상대역으로서 상당히 미비하다. 캐릭터 자체가 그럴 수도 있겠지만 유진이란 배우와는 뭔가 어울리지 않는 느낌이고 회를 거듭하면서 나아지는 것이 아니라 더 어울리지 못하는 느낌이다. 그런 그녀에 키만 너무 큰 마준의 어설픔은 제빵왕 김탁구의 옥의 티다. 주원가 유진만 어떻게 해결이 되면 아주 매끄럽게 그들에게 몰입될 것 같은데 하는 아쉬움이다.

그 둘을 빼면 아주 많이 훌륭하다. 팔봉선생님도, 약간 어색한 박상면도, 윤시윤이 연기가 꽤 되는구나 매회 감탄하고 전인화의 또 다른 매력과 더불어 그녀의 옷에 장신구를 보는 재미까지 쏠쏠하고 눈에 힘주지 않아도 전광렬은 탁구에게 손수건을 건내도 참, 존재감 넘친다. 그럼에도 신유경이나 마준이란 캐릭터는 비호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