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아름다워'를 보면 괜히 짠하고 눈물이 나오려고 한다. 왜 그럴까.
분명 죽자고 슬픈 이야기도 없고 그렇다고 애절한 사랑이야기도 없다. 그냥 우리네 보통 사람들처럼 보통 사람들의 사는 소소한 이야기를 그냥 담백하면서도 솔직하게 그러면서도 이왕 사는거 이렇게 사는 것이 좋지 않겠냐는 해답을 제시하는 것 같은 그들의 이야기가 좋다. 그래서 주말 저녁 인생은 아름다워를 복용(?)하는데 왜 볼 때마다 눈시울이 붉어지려고 하는지 알 수 없다.
돈이 있으면 행복할 것 같은 조아라(장미희)는 행복하지 않다. 복닥복닥 거리며 사는 삶이 꼭 행복하다고는 못해도 그녀처럼 결혼에 실패하고 워커홀릭도 아니면서 아버지 잘 만나 대표라는 직함을 갖고 누구보다 호화스럽게 사는 여자지만 그녀에겐 지독한 외로움이 있고 그 외로움은 그냥 보기에도 그닥 좋아보이지는 않다. 이것저것 신경 안쓰고 세상 편하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삶의 의욕이랄까, 왜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목적의식까지 갖고 살 정도는 안돼 보인다. 돈 걱정 안해도 되고 먹고 싶은 것 입고 싶은 것 가고 싶은데 마음대로 갈 수 있지만 함께 할 수 있는 누군가가 없다는 것이 그녀에겐 큰 인생의 태클인 것이다.
그럼 가족을 이루고 복닥복닥 거리면 바람잘날 없는 양병태(김영철)네는 행복할까. 재혼으로 김민재(김해숙)는 재혼부부다. 그냥 보기에도 그들은 완벽한 닭살 커플이다. 그런데 잘 들여다보면 단방향은 없다. 극중 김민재는 거의 수퍼우먼이다. 아이들한테는 그 어떤 엄마보다 열혈 엄마일 뿐 아니라 내 아이를 위해서라면 뭐든 할 수 있는 엄마이면서 마음넓고 자식을 자식 그대로 봐줄 수 있는 아주 이상적인 엄마며 전문직을 가진 엄마이기까지 하다. 엄마로서도 이상적이지만 며느리로서는 그녀만큼 하기 힘들다. 시어머니와 젊은 시절 가정을 나몰라라했던 시아버지까지 모시게 됐음에도 그녀는 전혀 싫은 기색도 없고 언제나 한결같다. 아이들한테도 시부모님한테도 뿐인가 남편한테도 한결같다. 그녀가 그렇게 완전한 수퍼우펀의 역할을 하는데 그 남편 양병태(김영철) 또한 아주 많이 보탬이 된다. 언제나 허허실실한 모습으로 다른 사람을 불편하게 하지 않으면서 그러면서도 가장이라는 존재감은 갖고 있는 아주 이상적인 아버지 모습이다. 그런 이상적인 부부가 키운 자식들은 그럼 이상적으로 자랐을까. 대체적으로 이상적이다. 큰 아들이 게이라는 것만 빼면 모두 자기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 사는 모습으로 반듯하기까지 하다.
근데, 왜 그들을 보고 있으면 짠할까…
그들의 사는 삶이 결코 쉽워 보이지 않는 우리네 인생의 거울같기 때문은 아닐까 싶다. 반듯하게 커서 지 밥벌이하고 어른을 알아볼 줄 아는 그런 성인으로 키우고 싶은 마음으로 그렇게 자식을 키웠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이 자식이라고 쉽지 않은 길을 가겠다는 자식을 지켜봐야 하고 아프지만 아프지 않은 척 그렇게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 부모의 몫이라는 너무 당연하지만 그래도 힘들다. 아들이 게이라는 걸 쿨하게 받아들인 것 같았지만 속내는 그렇지 않고 그저 자식이 행복했으면 하고 바랬던 아버지의 마음이 우러나는 장면에서 짠했다.
인생을 살면서 어떻게 가시밭길 하나 없이 평탄하게만 살 수 있겠는가. 자식을 통해서 아픔도 알고 행복도 기쁨도 느낄 수 있고 그러면서 조금씩 성장하고 그러면서 나이를 먹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것이 인생이고 그렇게 열심히 살다 보면 인생은 아름다워진다는 아주 평범한 진리를 매주 인생은 아름다워에서 본다. 특별히 잘나서도 특별히 못나서도 아니다. 그저 가족이란 테두리안에서 누구보다 사랑하고 사랑하며 그렇게 못났든 잘났든 그릇의 크기를 나무라지 말고 있는 그대로 받아 주며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며 살 때 인생은 아름다워진다는 것 아니겠는가. 그러기엔 한시도 포기하지 말고 너무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과제가 남는다. 그래서 그들의 치열하게 살아내는 삶이 짠한 것은 아닐까….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