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구일중(전광렬)과 탁구(윤시윤)이 부자상봉했다. 아버지를 회장님이라 부르던 잠깐의 시간을 뒤로 하고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했던 길동이보다 더 힘들게 엄마찾아 삼만리를 하던 탁구가 드디어 아버지를 만난 것이다. 한승재의 집요한 방해공작에도 불구하고 그는 오뚜기처럼 살아남아 자신의 빵을 만들어 아버지께 대접하고 아버지는 눈물 콧물 범벅된 만화에서나 볼 수 있는 시냇물 눈물을 흘리며 '내 아들아'를 외치며 탁구를 끌어 안았다. 짠하면서도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장면이었다고나 할까..그러면서 마준의 아픔이, 인정받기 위해 노력하는, 삐딱하고 까칠할 수 밖에 없는 마준이 충분이 이해되면서 모든 걸 다 누렸지만 모든 걸 누리지 못한 탁구보다 더 불행한 것은 마준이 아닐까. 자신의 출생에 대한 비밀을 몰랐다면 그는 지금보다 훨씬 행복했을텐데...하는 캐릭터다.
뺏기지 않으려는 자와 뺏으려는 자, 권력이 많은 자와 힘없는 자, 성공한 자와 성공하려는 자...이렇게 많은 갈등요소가 제대로 맛나게 버무려진 제빵왕 김탁구다.
가장 흥미진진한 선악구조를 빼놓을 수 없다.
그냥 처음부터 나쁜 것이 아니라 자신의 것을 지키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서인숙이란 여자가 어찌 보면 상당히 파격적이고 그 시대에 맞지 않는 여성일 수 있겠지만 상당히 진보적인 여성이다. 며느리이기 때문에 아들을 낳지 못하기 때문에 모든 걸 인내하는 그런 여자가 아닌 것이 꼭 잘못됐다고 할 수는 없지 않나. 남편은 밖에서 아들을 낳아도 되고 아내는 안된다는 것은 확실히 남녀평등에 어긋나는 것일 수도 있다. 그들의 행동이 물론, 말도 안되고 황당한 막장 설정임엔 분명하지만 그래도 서인숙의 선택에 돌을 던질 수는 없을 듯 하다. 아들을 낳지 못하면 앞으로 미순이 낳은 아들한테 정략결혼까지 하며 가질려고 했던 모든 걸을 빼앗겨야 할지도 모르는 절대 절명의 시점에서 그녀는 한승재 실장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어쩜 탁월한 선택이었는지 모르겠다. 그렇게 낳은 아들이 거성의 모든 걸을 가져야 한다는 것은 당연한 그녀의 논리일 것이다. 굴러온 돌 탁구가 박힌 돌 마준을 위협하는데 어떤 어미가 가만히 넋 놓고 바라보겠는가...왜 그녀가 그렇게 악역을 자처하지 않으면 안되는지에 대한 그녀의 당위성이다.
그런 그녀에겐 들어내놓지 않고 자신의 힘을 키우며 이제 서인숙도 함부로 하지 못하는 남자가 된 한승재 실장이 있다. 그는 아주 예리하다. 자신을 들어내지 않지만 그녀의 왼팔 오른팔을 자처하며 그녀의 모자라는 악행에 보탬이 될 뿐 아니라 철저하다. 그 철저함이 착한 사람이 이기게 되어 있는 구조에서 조금씩 어긋나고 실패하기 마련이지만 그는 철저하게 자신의 아들 마준을 지키기 위해 충성이다. 아들을 아들이라 부르지 못하고 아버지이면서도 아버지라 나서지 못하는 그의 마음은 어떨지 짐작할 수 없지만 그는 그런 아들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 나중에 거성이 아들에게 넘어가고 그때 가서 짠~하고 내가 니 아버지다..하는 날을 기다리는 것일까. 어찌되었건 그는 선악의 구조를 아주 팽팽하게 만들고 있다. 대체적으로 모든 복수극이 복수를 하려는 사람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는데 반해 제빵왕 김탁구는 그렇지 않다. 탁구 엄마 미순과 의사선생님이 손 잡고 그들에게 복수의 칼날을 들이대지만 분명 그들이 적을 알고 나를 알고 복수를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승재의 날카로운 레이다망에 자꾸 걸린다. 그것이 오히려 더 재밌다. 복수하려는 자와 복수를 허락하지 않는 자 사이의 줄다리기 팽팽할수록 긴장감은 더해지고 그러면서 흥미진진한 게임이 되는 것이다.
이런 팽팽한 줄다리기에 주인공 탁구는 1차 경합에 통과했다. 보리밥빵을 만들었다. 맛도 냄새도 충분히 그의 따뜻한 마음을 더해서 만들었테니 팔봉선생의 평가처럼 먹는 사람을 기분 좋아지게 만들었으리라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그런 빵을 하나만 먹어봤음 하는 간절하게 빵이 먹고 싶은 시간이다.
2차 경합은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빵'이다. 이스트를 빼고 밀가루를 빼고 어떤 빵을 어떻게 만들어 낼지 모르겠지만 탁구의 보리밥빵에 이은 재미있는 빵이 기대된다. 눈으로 먹는 빵도 맛나다.
막장이지만 필연적인 막장, 거기에 탁구의 성장에 버무려진 희망과 함께 꿈을 꾸고 착한 사람이 이길 수 밖에 없는 세상이 올 것이라는 믿음까지 더해져 제빵왕 김탁구는 승승장구할 수 밖에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