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가 하는 건 모든 너그럽게 넘어갈 수 있는 것이 요즘 부모의 대세인 듯 싶다. 유치원 화단의 꽃을 쥐어 뜯고 그것도 모잘라 화단을 망가뜨리는데도 아이 엄마는 전혀 아무렇지도 않다.
"괜찮아, 엄마가 나중에 해 놓을께."
이렇게 말하면 아이를 제지하기는 커녕 더 복돋은다. 아이의 호기심을 만족시키기 위해서 그 정도쯤은 아무렇지도 않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화단의 꽃을 눈으로 보는 것이라고 '안돼'라고 말하는 엄마가 오히려 뻘쭘해지는 그런 상황이었다.
그뿐인가. 마트를 돌아다니고 있을 때였다. 카트에 타기엔 심하게 큰 아이였다. 초등학교 1,2학년쯤으로 보이는 아이였는데 당연히 아이는 카트에 물건처럼 실려 다니고 있었다. 카트에 실은 아이는 하나가 아니라 둘이었다. 초등학생과 유치원생으로 보이는 아이 둘을 카트에 싣고 그렇게 이동하는 것이다. 남들한테 피해만 주지 않느다면야 그걸 뭐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근데, 그 아이들이 장난치다가 진열된 상품을 꽤 많이 떨어뜨렸다. 아이들은 장난치다 바로 주춤했는데 그 아이 엄마의 반응이 너무 황당했다.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를 주문처럼 외우면 엄마는 매장 직원의 썩소에도 불구하고 아무렇지 않은 듯 그렇게 괜찮아를 되뇌였다. 엄마의 괜찮아에 힘을 얻은 아이들은 다시 장난을 시작했음은 물론이다. 달려오는 매장직원에게 사과라도 했으면 좀 그 엄마가 괜찮아 보였을지 모르겠다. 아이들에게 여유로운 엄마의 모습은 너무 빡빡한 필자가 좀 배워야 할 부분이 아니었나 싶었기 때문인데 그건 아닌 듯 했다.
내 아이만 괜찮으면 되고 내 아이만 잘되면 그만이라는 심뽀는 유적지에서 박물관에서 진가를 발휘한다. 사진촬영금지라는 팻말앞에서 너무 당당하게 사진을 찍고 아이한테는 열심히 메모를 권유하는 그런 엄마들의 모습은 방학때 가까운 박물관, 유적지에서 아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장면이다. 그런 엄마들이 키운 아이들이 커서 얼마나 사회적으로 잘난 인물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공중도덕을 지키기 위해 최소한 뭘 하고 뭘 하면 안되는지 다른 사람한테 피해를 주지 않는 것이 무엇인지 인식할 수 있을까….
그렇게 큰 어른들이 아닐까 싶은 그런 개념없는 어른들을 도산서원에서 만났다. 분명 팻말에는 '들어가지 마시오'라고 되어 있지만 자신들의 마루인양 그렇게 드러 누워 있는 모습은 그렇지 않아도 불쾌지수 높은 여름 다른 관광객의 기분까지 망치는 행태였다. 관광객들이 대놓고 들어가지 말라잖아요라는 사람은 없었지만 모두 수근거리며 불쾌해했다. 외국인도 있었는데…참, 부끄러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