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치료를 받고 있다. 받은 사람은 알겠지만 신경치료라는 것이 절대 할만하지 않다. 신경의 염증을 긁어내고 약물을 투여하는 치료이니 그냥 말로만 들어도 만만치 않은 치료다. 입을 벌리고 그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 환자도 그렇지만 세밀하게 치료를 해야 하는 의사도 결코 쉬운 작업은 아닐 듯 싶다.
처음 신경치료를 시작할 때는 당연히 마취를 했다. 그렇지 않아도 치통으로 머리가 아플 정도였으니 마취를 안하고 치료를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고 당연히 의사 선생님도 묻지도 않고 바로 마취했다. 마취하고 치료를 했으니 아픔을 느끼지 못했지만 마취가 풀릴 때까지 3~4시간은 얼얼함을 감수해야 했다.음식을 먹어도 무슨 맛인지 제대로 음미할 수 없을 뿐 아니라 발음도 세고 뿐인가 마취가 풀려가면서 간지럽기까지 하다. 그래서 웬만하면 마취하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 속내긴 하지만 그래도 마취를 하지 않고 그 고통을 이겨내기는 싫다.
두 번째 신경치료를 받는 날은 그냥 시작했다. 신경의 염증을 긁어내기 시작하자 극심한 고통이 밀려왔다.
"아프면 왼손을 드세요"
했던 의사 선생님의 말씀따라 손을 들고 싶었지만 극심한 고통에 깜짝깜짝 놀라며 경기하느라 두 손을 꼭 모아지고 있는 바람에 억누른 신음소리만 낼 수 있었다. 결국은 힘들어 하는 필자에게 의사선생님은 마취 주사를 놓았다.
"약하게 마취했으니깐 1~2시간이면 풀릴꺼에요."
그렇게 치료를 더 이상 고통없이 마칠 수 있었다.
그리고 세 번째 신경치료를 받는 날이었다.
첫 번째도 아니고 두 번째도 아니고 이제 세 번째이니 오늘은 좀 수월하지 않을까 싶었다. 하지만, 치과라는 곳은 절대 수월하게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곳은 아니다. 드륵드륵하는 소리에 웽~하고 갈아대는 소리에 날카로운 꼬챙이 같은 도구들이 즐비한 그곳에서 안전함을 찾기는 힘들다. 필자의 입안에서 나는 소리가 아니더라도 다른 환자의 치료 소리도 그닥 달갑지 않을 정도다. 지레 긴장되고 불편한 마음이 든다. 그렇게 치료를 시작했다. 두 번째보다 나으리라는 필자의 예상과 달리 몸이 움찔할 정도로 너무 아픈 것이다. 그렇게 아파하는데도 불구하고 선생님은 절대 마취를 하겠다고 하지 않았다. 그저 한마디 했다.
"조금 따끔 하실꺼에요."
조금이 아닌데…..엄살이 심한 필자가 아이낳고 고통을 이겨내는 인내심이 많이 생겼다. 어느 정도 아픔에는 견뎌낼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신경을 자극하는 고통으로 두 손을 얼마나 꼭 맞잡았는지 손에서는 땀이 나고 치료하는 동안 얼굴에 덮어 놓은 천은 식은땀이 식을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 얼마나 눈을 질끈질끈 감았었는지 눈물도 찔끔찔끔 흘렀음이다. 그렇게 고통이 시간을 30분 넘게 보내고 드디어 필자의 얼굴에서 천이 걷어지고 치료가 끝났다. 눈물이 찔끔찔끔 난 덕분에 마스카라는 흉하게 번져있고 땀에 젖은 이마엔 머리카락이 보기 싫게 달라 붙어 있고 입술 옆에는 허옇게 일어나기까지 했다. 한마디로 몰골이 아주 흉했다. 도대체 이렇게 아픈데 왜 마취를 하지 않았을까..흉한 얼굴을 휴지로 대충 닦아내고 일어났다.
의사선생님이 차트를 보고 말씀하셨다.
"힘드셨어요?"
힘드셨어요? 아파 죽을 뻔 했는데….
"네, 너무 아팠어요."
"염증이 많아서 그랬어요. 마취하시면 많이 불편하시잖아요."
허, 이건 무슨...치료받는 고통으로 지금 정신이 하나도 없는데 마취하고 불편한 것이 오히려 낫지 않을까.
이상하게 소심해서 한마디도 못하고 치료비를 계산하고 치과를 나섰다. 그날 몇 시간 동안 온몸에 하도 긴장을 하고 움찔움찔 해서인지 몸살이 난 것처럼 뻐근하고 아팠음이다.
그리고 오늘 다시 치과를 간다. 네 번째 신경치료이고 마지막이 될 것 같다고는 했다. 오늘도 오금이 저리게 아플까 지레 마음이 불편하다. 오늘은 미리 마취를 해달라고 할까, 어쩔까….소심하게 고민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