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다가 좋다 :: 꼬이고 비튼 막장 '황금물고기','세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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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가 좋다

드라마에 특별히 자극적이지 않아도 소소한 일상을 재미나게 풀어나가는 것도 꽤 안정감있고 끈기있게 볼  수 있다. '솔약국집 아들들'이 그랬다. 그들의 이야기엔 특별한 높낮이가 없었음에도 노총각 아들들이 제 짝을 만나 결혼까지 이르고 그들이 어떻게 가족이라는 테두리안에서 어우러져 살아가는가 하는 것에 대해 거창하지도 그렇다고 비약하지도 않았다. 단지 그들은 자신의 위치에서 존재감을 갖고 가족구성원으로 최선을 다했다. 그런 그들의 이야기에 특별히 자극적인 요소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 사는 것이 다 그렇지 않나하면서 그렇게 봤다. 특별히 행복하지도 특별히 불행하지도 않으면 그저 감사하고 살아야 한다고 어제 멀쩡했던 사람이 오늘 사고로 죽을 수도 있는 한치 앞도 내다 볼 수 없는 세상에서 복수니, 야망이니 하는 거대한 뜻을 품지 않아도 소소한 그들의 이야기를 충분히 즐길 수 있었으며 본방 사수하는데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물론, 사람 사는 세상에 밝은 면도 있지만 어두운 면이 있다는 것도 충분히 인식하고 그래서 드라마에서 보고 싶지 않은, 들추고 싶지 않은 그런 이야기가 만들어져도 뉴스에서도 흔히 보는 것에 특별히 자극적이라고 생각하거나 말도 안된다는 생각을 가지지는 않는다. 그저 밝고 맑은 드라마가 더 많았으면 성장할 수 있는, 희망을 품을 수 있는 그런 이야기가 팍팍한 세상에 한 줄기 빛이 되지 않을까 싶은 마음에서다. 그런데 요즘 드라마는 도가 지나치고 있다. 이치에 맞는 저럴 수도 있지 남자와 여자가 만나 검은머리 파뿌리 될때까지 사는 이들이 적어지고 있고 더더군다나 간통죄도 폐지되고 있는 이 시점에서 드라마의 모든 부부가 백년회로하는 모습을 보여달라는 것은 아니다.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는 개연성있는 이야기여야 한다는 것이다.

일일드라마 - 뉴스엔

'황금물고기'가 추락하고 있다. 그들의 이야기에 더 이상 개연성이란 단어를 붙이기도 황당할 정도로 중심을 잃었고 허탈한 웃음까지 나오게 하는 불사조가 등장했다. 산새가 험한 곳에서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가벼운 찰과상만 입은 한지민이다. 그녀도 황당하지만 이젠 자신의 야망을 위해서라면 살인도 할 수 있다는 각오로 덤비는 이태영도 황당하다. 그의 황당하고 이상한 행동에 아무도 제재를 하지 않고 뿐인가 속아 넘어가는 사람들도 황당하기는 마찬가지다.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기 전에 그냥 이사장과 결혼하는 것으로 넘어가던가 했음 물질만능주의 도가니탕에 빠진 드라마라고 그냥 치부해버리면 그만인데 이젠 살인까지 아무렇지 않게 하는 막장의 끝을 달린다고 해야 하나.
정인재단의 안주인이라는 이사장의 어머니는 돈이면 다 된다고 그닥 고고하지도 그렇다고 대단해 보이지도 않음에도 모든 사람들을 부리려고만 하고 베풀줄을 모르는 사람이다. 그저 자신의 테두리안에는 자신이 윤허한 사람들만 존재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연세 많은 사람이 좀 너그러워진다거나 푸근해진다거나 하는 것은 단지 동화속에만 존재하는 것 같다. 무한 이기주의 정인 재단 이사장의 어머니, 남편의 부정을 의심해 태영을 구박하며 키운 지민이 엄마도 선뜻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이다.

'세자매'는 어떤가. 말도 안되는 어거지를 부리는 시어머니가 납득하기 힘든 어거지를 보는 것이 멀미가 나는데 기억상실이란 진부한 소재가 덧붙여졌다.
상태와 같이 차를 타고 가던 은주가 사고를 당했다. 그 사고까지도 황당하다. 자신의 과거를 들키지 않기 위해 지영(신수정)은 그들을 사고로 위장해 죽이려고 했고 결국은 미수에 그쳤지만 그들이 죽일 수도 있었다는 것이 그것도 상태만이 아니라 자신의 아들을 지금까지 친아들처럼 키워준 은주에게까지 그렇게 무서운 이기심의 칼날을 들이댈 수 있다는 것이 너무 무섭다. 사람으로 태어난 기본적으로 사람의 도리를 하고 살아야 한다는 것에 반기를 든 것이다. 그녀의 작전은 미수에 그쳤고 결국 은주는 긴박한 순간에 의식을 회복했다. 근데, 여기서 실소가 터졌다. "누구세요"라니…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는 기억상실이라니 이것도 얼마나 유치하고 황당한가. 막장도 모잘라 진부한 소재 기억상실까지 엮었음에도 이제 그들의 이야기는 중심을 잃었다.

자극적인 것이 시청률을 끌어 올릴 것이라 생각하면 잘못된 판단이다. 분명 자극적인 것이 잠깐은 눈길을 끌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복수, 외도, 치정, 출생의 비밀…이 모든 것들이 뒤죽박죽 얽히고 섥힌데다 수숩하기도 난감할 정도고 꼬기까지 했다. 공감할 수 있는 그런 희망이 있는, 성장이 있는 드라마가 아니어도 적어도 기본적인 사람이길 포기하는 이런 막대 먹은 이야기는 아니지 않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