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다가 좋다 :: '나는 전설이다' 아줌마도 꿈을 갖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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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가 좋다

잃을 게 많은 사람들의 뺏기지 않으려는 이기심에 기인한 노력과 잃은 게 없는 사람들의 애처로운 노력이 있다. 그렇지만 그들의 노력에는 뺏기지 않으려는 사람들처럼 치열하지 않다. 뭔가에 집착하고 그 집착한 것에 대해 욕심을 들어내는 것 만큼 나쁜 것도 추악한 것도 없어 뵌다. 사람은 처음부터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았던 필자에게 드라마속 주인공들은 가끔 그렇게 길러지는 것은 아닌가 생각한다.
'나는 전설이다'의 전설희는 대단한 집안으로 임신덕분에 아주 쉽게 진입했다. 하지만, 유산으로 그녀의 삶은 더 이상 비참할 수 없을 만큼 비참해졌고 무시라는 단어를 너무 쉽게 매일매일 접하면서 그렇게 굴욕적으로 살았다. 남편 차지욱은 법적인 부부일 뿐 같이 살지 않고 시어머니 홍여사(차화연)는 '니까짓 게'를 입에 달고 살고 시아버지는 인자한 척 하지만 절대 인자하지 않은 그런 사람들 속에서 그녀는 많이 참고 많이 굴욕적으로 살았다. 그렇게 살아온 삶을 이제라도 박차고 새롭게 그녀만의 삶을 살아보겠다는데 그것도 쉽지 않다.

나는 전설이다 - 아시아경제

잃은 게 많은 사람들은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덜 잃을까, 어떻게 하면 덜 상처받을까, 어떻게 하면 덜 체면을 구기게 될까 같은 것에 초점을 맞추고 어떻게 하면 더 상대방을 박살내고 그들의 입지를 탄탄하게 다질 수 있을까에만 모든 신경을 집중하고 있다. 남편 차지욱은 전설희와 결혼한 것이 인생에 가장 큰 실수라고 대놓고 말하는 남자다. 여기서 누가 나쁘고 누가 착하냐를 따지는 것은 좀 애매하다. 그걸 감수하고 임신으로 그 집안에 발을 들여놓기까지 한 그녀에게 신데렐라처럼 결혼하고 행복하게 살았다는 동화같은 결말은 말 그대로 동화속 결말일 뿐 현실의 신데렐라는 대단한 집안으로 발을 들여 놓는데까지는 성공했지만 결코 행복하지 않았다. 하긴, 모를 일이다. 신데렐라가 왕가에 들어가서 그녀처럼 그렇게 무시당하고 굴욕적으로 살았을지는 결국은 살지 못하고 헤어졌을지 그건 아무도 모르는 것이다. 그저 드라마는 동화가 아니고 그녀는 굴욕적인 삶을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나왔다는 것이 더 현실적이고 납득하기 쉽다. 남편 차지욱은 아무렇지 않게 외도하고 내연녀 오승혜(장영남)는 차지욱의 변호사다. 내연녀가 이혼을 시키기 위한 승률 높은 변호사라니...이미 게임은 해보나 마나 같다.

근데, 중요한 것은 주인공 전설희다. 동생이 계기가 되긴 했지만 그녀는 이혼을 결심했고 이혼을 하기 위해 싸우기로 했다면 아무리 잃을게 없고 그냥 헤어지겠다는 마음이 크다고 해도 그녀는 너무 무르다. 사기결혼으로 몰고 있고 남편 변호사로부터 뜻도 없이 무시당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여전히 칼을 빼지 않았다. 조금 그녀와 맞지 않는다. 신데렐라를 되길 바랬을 때 그녀는 정말 사심이라고는 하나도 없었을까. 그녀도 분명 차지욱이란 남자의 배경을 보았을 것이고 그 배경에 맞는 사람이 되고자 지금까지 노력해 왔던 것 아니었나..그렇게 약간은 된장녀 기질이 있었고 그 기질을 바탕으로 신데렐라 됐으면서도 친구들의 봉으로 그렇게 펑펑 쓰기까지 했던 그녀가 왜 지금은 아주 반듯하면서도 돈에 전혀 욕심히 없는 것처럼 그렇게 행동할까. 어차피 사심있게 한 결혼이었고 그 결혼이 너무 힘들고 지쳐 이혼을 하겠다고 했어도 그녀에겐 결혼할 때의 초심이 남아 있다면 지금쯤은 칼을 들어야 한다. 그래야 싸움이 되지 않겠나..저쪽은 잃지 않기 위해 우아하게 몸부림인데 이쪽은 너무 맥없이 당하려고만 하니 계란으로 바위치기같은 형국이다. 좀 더 치열하면서도 팽팽한 싸움이 되면서 그러면서 전설희가 더 이상 불쌍하지 않고 그들의 노래 백만송이 장미를 더 이상 슬프게 듣지 않기를, 가진 사람들의 이기심이 조금은 상처받기를 바란다.

더 이상 럭셔리한 김정은의 패션을 볼 수 없어 아쉽긴 하지만, 그럼에도 그녀의 화려한 패션에 눈이 즐겁다. 어깨를 훤히 들어내놓고 짧은 바지, 붉은 색 원피스...화려한 악세사리에 킬힐까지 럭셔리한 매력은 없지만 훨씬 활기가 넘치는 코디가 색다른 매력을 준다. 뿐인가, 마돈나 밴드도 훌륭하다. 그들이 세상을 바꿀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이 세상에 적응하며 살아가기 위한 몸부림은 충분히 공감되고 그들처럼 돌파구가 있었음 하는 소망도 갖게 된다. 그러면서 그들이 늦게라도 그들의 꿈을 쫓을 수 있고 성장하는 모습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대리만족을 넘어 아줌마도 꿈을 꿀 수 있다는 희망이 '나는 전설이다'의 가장 큰 매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