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시설을 말 그대로 여러 사람이 이용하는 시설이고 그 시설에서는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가 있어야 서로서로 기분상하지 않게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그래서 공공 시설이 화장실을 깨끗이 사용하고 질서를 지켜야 하는 것은 우리가 아는 기본 상식이고 아이들도 학교에서 그렇게 배운다. 아주 어린 아이들이 식당같은 장소에서 소리를 지르거나 뛰어 다니거나 하는 것에 대해서는 부모가 아무리 말려도 어느 정도는 다른 손님도 배려해야 되는 부분이 있다. 아이니깐...하면서 넘어가는 부분이 있는데 어른이 그럴 땐 넘어가기엔 뭔가 불편하다.
날이 많이 덥다. 그냥 더운 것도 아니고 짜증스럽게 덥다. 그냥 기온만 높은 것이 아니라 끈덕끈덕하고 사우나에 들어와 있는 것처럼 숨이 찰 정도다. 누구 하나 잘못 건딜면 싸움이 날 것 같은 그런 불쾌지수 높은 날이 계속 되고 있다. 이렇게 더울 때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을 외치며 간격을 유지해 줘야 한다. 아무리 냉방이 잘 되는 버스 안이라고 해도 서로서로 그 정도의 배려는 당연하지 않은가.
어제 탄 버스에선 진상 아주머니와 할머니를 봤다.
버스를 타고 이동중이었다. 20분 정도 타고 가다 겨우 자리가 났고 앉았다. 요즘 버스는 혼자 앉는 좌석은 거의가 임산부를 위한 좌석이거나 노약자를 위한 좌석이다. 그리고 중간 뒤부터 있는 좌석은 거의 둘이 앉는 좌석으로 되어 있다. 둘이 앉는 좌석이 동시에 빈 것이다. 필자가 앉고 그리고 아주머니가 앉았는데 이 아주머니가 필자와 딱 붙어서 앉는 것이 아닌가. 그렇게 체격이 있는 분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짐이 많은 것도 아니었다. 자신의 가방을 무릎위에 놓지 않고 옆에 두고 필자한테 딱 달라붙게 앉은 것이다. 가뜩이나 더운데 아무리 냉방 버스에 탔다고는 하지만 사람의 접촉은 결코 달갑지 않은데 특히나 더운 여름 얇은 옷을 입고 맨 살에 다른 사람의 허벅지가 닿는 느낌은 정말 끈덕한 불쾌함이었다.
그 할머니는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만났다. 그렇게 늦지 않은 시간이었음에도 배차 간격이 길었는지 버스 안에는 사람이 많았다. 다행히 앉았고 필자의 옆자리엔 할머니가 앉으셨다. 그렇게 한 정거장을 갔을까. 갑자기 할머니가 신발을 벗고 양말을 벗으셨다. 버스 안에 승객들이 많았고 저녁 시간이었다. 하루 종일 더위로 힘들었던 사람들이고 지친 사람들 아닌가. 그 사람들 틈에서 자리 잡은 할머니는 양말을 벗고 발을 벅벅 긁더니 그 손으로 목이며 팔이며 벅벅 긁기 시작했다. 뭐, 얼마나 가려웠으면 저러실까 이해할 수도 있을까. 아니, 이해보다는 좀 더러웠고 그닥 보고 싶지 않은 광경이었다. 그냥 TV속에서 그랬다면 인상만 쓰면 될텐데 이건 냄새까지 동반된 현실이라 참으로 난감했고 도저히 그 자리에 계속 앉아 있을 수 없었다. 앞으로도 하차하려면 30분을 더 가야했고 버스 안에는 사람이 너무 많이 움직이기도 힘들었지만 일어설 수 밖에 없었다.
아이들이 다른 사람들 배려하지 않을 땐 아이니깐 가르쳐주면 된다. 하지만, 이미 성인인 아주머니가, 할머니가 다른 사람을 배려하지 않을 땐 뭐라 말할 수도 없고 난감하다. 더운 여름이 아니어도 같이 이용하는 공간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가 아쉬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