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다가 좋다 :: '동이'가 느림에도 불구하고 시청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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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가 좋다

고난이라든가 역경을 이겨내고 인간 승리를 이뤄내는 것도 물론, 드라마의 한 재미가 되겠지만 그냥 그들들의 소소한 맑고 밝은 이야기도 그저 보는 것 만으로도 흐믓하고 기분 좋아진다.
'동이'는 14부작을 연장 방송하면서 느려진다는 시청자들의 불만으로 잠깐 시청률이 하락했다. 그 시청률의 하락에 보답이라도 하듯 제작진은 단 20분 만에 주막의 뽀뽀 이후로 다시 숙종이 동이 허벅지를 베고 자는 화면을 잠깐 보여줬고 바로 동이는 배 부를 사이도 없이 금이를 낳았고 바로 금이는 7살이 되었다. 동이가 금이를 키우는 장면 하나하나가 느릿하게 보여줬다면 더더욱 많은 시청자들이 동이를 외면하며 야망과 권력을 쫓아 눈을 번득이는 자이언트로 채널을 돌려야 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쪽으로 잠깐 이동했던 시청자도 다시 복귀할 만큼 동이는 급전개했고 동이는 다시 환궁했다. 때를 기다렸다는 숙종의 말이 어딘가 조금 어설프긴 하지만, 그럼에도 이제 더 이상 그들이 사가에서 궁하게 사는 모습을 보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다행스럽기는 하다.

그런데 이 느린 전개 속에서 그들의 암투를 보지 않아도 되고 더 이상 고조된 긴장감도 없는 상태에서 그저 동화같은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약간은 지루한 것 같으면서도 어린 시절의 동이를 추억(?)할 수 있기도 하고 숙종이 한 나라의 임금이기전에 아버지라는 것이 아들에 대한 사랑이 엿보이는 장면장면들은 많이 흐믓했다.
처음 동이를 만났을 때처럼 왕으로서의 권위같은 것은 없는 인간다운 매력을 더했던 숙종의 모습으로 지진희는 완벽하게 다시 어설프면서도 그러면서도 인간적인 왕으로 다시 돌아왔다.  아들한테 존대하면서 아들에 대한 사랑을 감추지 못하는 아버지로 씨름판에서 흙을 뿌리는 세레모니까지 하는 천진한 모습까지 한 나라의 임금으로서 가져야 할 책임감같은 것은 보이지 않는 밝은 왕이었다. 여자와 남자의 알콩달콩함에 못지않은 부자간의 정을 쌓아가는 모습이었다.

동이 TV 리포트

복수, 불륜, 출생의 비밀, 더 갖기 위해서 안간힘을 쓰는 막장 드라마의 홍수 속에서 동이는 동화같은 이야기다. 착하게 살면 결국은 복을 받는다는 진리를 '동이'에서는 의심없이 보여준다. 착한 사람이 이기는 세상이 되는 아주 반듯한 이야기다. 권력을 탐하기 보다는 자신의 위치에서 자신의 분수를 알고 최선을 다하면 기회를 얻을 수도 있고 그 기회를 잘 살릴 수도 있다는 아주 희망적이고 순수한 이야기 아닌가. 권력을 탐하기 위해 물불 가리지 않았던 장희빈은 자신의 아들을 세자로 만드는 것까지는 성공했으나 그 아들의 건강이 그녀의 발목을 잡았다. 이제 장희빈은 자신의 입지를 지키기위해 노력할 것이고 동이는 자신의 분수를 지키면서 자신의 아들을 지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1등이 있으면 꼴찌가 있는 것처럼 착한 사람이 있으면 나쁜 사람도 있는 것이 음양의 조화가 아니겠는가. 그저 장희빈은 그 정도밖에 못되는 것이 못내 아쉽고 안타깝기는 하지만 나쁜 사람이 잘사는 세상에 반듯하고 착한 사람이 잘 살 수 있다는 이야기는 분명 희망이고 이 세상을 살만한 가치가 있다고 믿게 한다.

꼬고 비틀고 억지스러운 밉상 인물도 없는 반듯한 사람, 착한 사람이 성장해가는 '동이'가 느림에도 불구하고 좋을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