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다가 좋다 :: '글로리아' 힘겨운 삶의 무게, 공감하며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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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가 좋다

사는 거 참, 녹녹하지 않다고 한살 한살 보태기 하면서 뼈저리게 느낀다. 고3때는 대학만 가면 모든 게 해결될 줄 알았다. 모든 고민 다 짊어지고 하루 24시간을 공부를 하든 안 하든 상관없이 공부란 압박감에 제대로 잠도 푹 자지 못하고 대학을 가야한다는 중압감에 참으로 많이 힘들었다. 그렇게 힘든 1년을 보내면 모든 것이 찬란한 인생이 펼쳐질 줄 알았다. 하지만, 입학하고 졸업하고 다시 사회에 나가면서 하나도 찬란하지 않았다. 아무리 열심히 해도 벌어오는 돈은 로또가 되지 못했고 한달 한달 겨우 버티면서 살았다. 그래도 그때는 번 돈으로 필자한테만 쓰면 됐다. 엄마아빠한테 얹혀 살면서 생활비 한푼 보태지 않는 철없는  딸이었음에도 그럼에도 참으로 사는 것은 녹녹하지 않았다. 남자를 만나고 연애하고 사랑하고 그리고 결혼하고 그러면 또 행복한 나날이 되지 않을까. 딱 신혼여행까지만 즐거웠고 행복했다. 결혼하고 시댁이라는 것에, 어른들이라는 것에 대해서, 가족이라는 관계로 묶인 사람들로 인해서 스트레스 받으면서 결혼도 결코 인생의 비단길이 아니란 걸 알았고 아무리 잘해주는 남자도 결혼하고 살면 거기서 거기라는 친정엄마의 말씀에 100% 공감하며 그렇게 부부로 사는 것에 익숙해졌다. 그리고 아이낳고 키우고 아이가 학교에 들어가고….하나도 녹녹하게 지나간 것이 없다. 필자만 그렇겠는가. 11살인 딸아이의 삶도 그닥 녹녹하지 못하다. 유치원 졸업하고 초등학교에 입학하고부터는 하루도 완전하게 놀아보지 못했다. 하다못해 그날 해야 할 학습지라도 해야 했으니 말이다. 그리고 이젠 학업에 대한 스트레스도 만만치 않고 언제나 시간에 쫓기면서 마음대로 놀 수 없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숙제에 치여 공부하느라 힘겹게 하루를 산다.

글로리아 - 뉴스엔

아이도, 어른도 살기 힘든 녹녹하지 않는 삶에 조금의 웃음이 행복이 될 수 있는 것은 물론이다. 그래서 '글로리아'가 공감되는지 모르겠다. 그들의 이야기에 같이 아파하고 같이 슬퍼하고 같이 힘들어하면서 그렇게 몰입하게 된다. 돈이 많으면 많은 대로 돈이 적으면 돈이 적은 대로 그렇게 그들은 서로의 삶의 무게에 너무나도 많이 힘들어 하며 하루하루를 산다.
나진진은 열 몇살에 지능이 갑자기 낮아진 언니 나진주와 함께 가장 아닌 가장으로 살아왔다. 그녀에게 나이 서른이 되도록 얼마나 힘들고 지치는 일이 많았겠나...그저 미루어 짐작을 해도 그들의 삶에 멀미가 날 정도다. 그녀는 하루를 아주 길게 산다. 새벽에 신문 돌리고 김밥을 팔고 세차장에서 차를 닦고 밤엔 밤무대에서 노래까지 부른다. 그렇게 하루 2시간 정도밖에 자지 않고 하루를 아주 치열하게 살지만 그녀의 삶은 그닥 변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그저 하루하루를 버텨내 듯 그렇게 산다. 특별한 꿈도 없고 그저 노후에 언니와 함께 실버타운에 들어가는 것이 희망이다. 하루를 그렇게 길게 놀지도 않고 일하는 데도 그녀의 삶에는 그닥 희망이 가까이 보이지 않는다. 그저 오늘 하루 평화롭게 보냈다는 것에 감사하는 나진진이다. 그녀의 삶은 돈으로 인한 것이기도 하지만 그래도 언니가 있어 그녀는 살 수 있다.

돈이 없어 힘들고 지치게 사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한쪽은 돈은 많지만 정체성으로 인해 힘들어하는 사람들도 있다. 정실 자식이 아니라는 것, 지금 시대에 첩의 자식이라는 호칭을 붙여 서자로, 서녀로 불리우는 사람들...그들에게 아버지가 있어도 어머니가 있어도 형이 있어도 호부호형을 할 수는 있지만 가슴으로 낳은 자식보다 더 겉도는 삶을 산다. 돈이 있어도 직업이 있어도 정체성으로 인한 혼란 또한 그들에겐 엄청난 상처가 될 것 같다라고는 서민인 필자는 완전하게 이해하지는 못하겠다. 하지만, 그들에겐 돈이 있어도 남들의 이목에서 완전하게 자유롭지 못하기에 그럴 수도 있겠다고 그저 짐작할 뿐이다.

돈이 있어도 살기 힘든 사람, 돈이 없기에 힘든 사람...그런 그들의 삶이 그래서 충분히 몰입할 수 있고 재밌다. 잔잔하게 흘러가는 이야기도 그렇지만 착착 감기는 대사 또한 '글로리아'를 지켜보는 이유가 되고 있다. 그들을 힘들게 하는 삶의 무게를 그들이 어떻게 이겨낼지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충분히 공감되고 인생 뭐, 있나 싶은 그런 살뜰함이 그곳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