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크릿 가든' 문분홍여사의 독설도 보통은 넘었다. 하지만, 그녀의 독설은 나름 귀엽기도 했고 바로 허물어지는 허당끼가 가득했다. 길라임에게 물은 끼얹더라도 그것이 무섭지는 않았다. 말 그대로 반대를 해야하는 분홍여사의 반대는 당연했다. 아무것도 없는 길라임을 두 팔 벌려 환영하는 그런 쿨한 엄마는 이 세상에 존재할 것 같지 않은 공감대가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뭐라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무서운 엄마가 등장했다. 반짝반짝 빛나는 승준엄마(김지영)가 그렇다. 한정원(김현주)이 출생의 비밀을 알고 순대국 가게에서 진상을 보여줬으니 미워할만도 하겠다 싶었는데 이유는 다른데 있었다. 승준엄마가 싫어하는 이유는 그녀가 너무 맑고 착하기 때문이었다. 반대로 바뭔가 숨기고 있을 것 같고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닌 검은 속내가 있는 황금란(이유리)을 왜 좋아하나 이상하고 또 이상했다. 아들의 짝으로 한정원같이 투명하고 맑은 여자가 좋지 않을까, 도대체 속내가 시커먼 송승준의 배경이 함께 좋은 그 어머니에게 잘 보이기 위해 못먹는 순대를 먹고 순대 속을 채우고 생 곱창을 먹는 욱~하는 행동도 서슴지 않는 그녀가 도대체 왜 좋을까. 아주 많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녀가 길러준 부모를 가난하다는 이유로 버리고 부자집 친부모한테 왔다는 것도, 3년이나 사귄 남자가 있었다는 것도, 승준엄마의 뒷조사를 하고 있다는 것도 모두 알면서도 그녀는 그녀에 대해 관찰하는 눈빛을 거두지 않았고 그런 그녀를 자꾸 시험하고 있다.
생곱창을 먹는 건 그래도 나았다.
어제 승준모네 집에 간 황금란은 승재란 남자를 좋아한 적이 없으면 동아줄로 선택했을 뿐이라고 그나마도 한정원때문에 결혼 한달 앞두고 끝났다고 그녀는 정원이를 이기고 싶고, 꼭 갚아주고 싶다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뿌리깊은 피해의식에 오히려 이제 그녀가 안타까울 정도였다. 피해의식으로 똘똘 뭉친데가 정원을 이기기 위해서 사리분별조차 되지 않는 자기를 자신이 컨트롤할 수 없는 상태가 된 황금란이 처음으로 안돼 보였다. 그럼에도 그녀는 또 다시 승준엄마의 테스트를 통과해야 했다. 돈을 꿔간 남자가 갚지 못하고 자살하자 그의 어린 아들과 부인이 와서 통곡하는 소동을 정리하라는 것이었다. 처음에 그녀는 어린 아이의 울음과 남편을 잃은 아내의 안타까움에 어쩔 줄 몰라했다. 그러면서 뒤에 서있던 승준모의 표정도 어두어졌음이다. 그렇게 남편을 잃은 여자가 승준모에게 다가가서 하소연하려고 할 때 그녀는 도자기를 내던지며 패악을 떨었다. 존대말을 썼을 뿐이지 그녀의 패악에 아빠를 잃은 아들이 죄송하다며 울었고, 남편을 잃은 여자는 넋을 잃은 듯 그렇게 상황이 정리됐다. '인정'이라는 것이 실종된 끔찍한 그 광경을 고스란히 송승준이 목격했고 눈물을 흘렸다. 자신이 저질러 놓은 상황에 자신도 놀라워하는 황금란을 '니 짝으로 선택했다, 서로 다치기 전에 한정원에 대한 마음을 정리하라'고 승준모는 소름끼치게 무서웠다.
사람이 무엇 때문에 사는가에 대해서 그들은 생각하길 포기했다고 해야 할까.
착하고 맑은 가족의 이야기가 아니라 갑자기 어두운, 어떤 해결 방안도 없어 보이는 그런 수렁으로 빠진 '반짝반짝 빛나는' 이다. 충격적인 장면에 이어 황금란의 장난으로 고통스런 하루를 보낸 한정원과 자신의 엄마와 황금란의 행동에 폐닉상태에 빠진 송승준의 오버랩 장면은 많이 아팠다.
어떻게 도와줄 수 없는, 그런 무서운 엄마가 한정원을, 그 가족을 어떻게 괴롭히며 제대로 아들한테서 떼어놓을지 상상이 되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