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다가 좋다 :: 반항적인 아이들, 점점 힘들어지는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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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가 좋다

초등학교 5학년 딸아이 공개수업에 다녀왔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어찌나 아이들이 의젓해지는지 수업태도도 훌륭하고 엄마들이, 아빠들이 지켜볼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분위기 파악도 할 줄 아이들이 정말 고학년이구나 싶은 것이 뿌듯하기도 하다.
1,2학년때는 엄마들이 오거나 말거나 아빠들이 오거나 말거나 전혀 신경쓰지 않았다. 지들 떠들고 싶으면 떠들고 선생님이 보라고 해도 딴짓하는 아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아이들은 부모님이 지켜보고 있다는 걸 의식할 뿐 아니라 수업태도가 엑설런트하다. 키도, 덩치도 커지는 것만큼 아이들의 머리도 커가고 있다는 증거아니겠는가.

그런데 이번 공개수업에선 낯선 아이들을 목격했다. 아니, 낮설다기 보다는 이제 분위기 파악은 되는데 반항심은 어찌할 수 없는 아이들이라고나 할까. 초등학생 키라고 할 수 없을 만큼 큰 아이들이 있는가 하면 아직도 2학년같이 작은 아이들도 있다. 그렇게 키도 편차가 많지만 아이들의 발육 상태도 그만큼 편차가 크다. 그러면서 아직은 유아틱한 아이들이 있는가 하면 사춘기를 앓고 있는 아이들도 있는 듯 했다.

MS PowerPoinr ClipArt

사춘기 징후를 보이는 반항적인 아이들의 증세를 이랬다.

공개수업에 그것도 맨 뒷자리에 앉은 A군은 엄마, 아빠들이 바로 뒤에서 수업을 지켜보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너무나 당당하게 책상위에 책을 꺼내놓고 읽고 있었다. 아이들을 보느라 미쳐 A군을 살펴보지 못했는데 담임선생님께서 아주 예쁘게 한 말씀 하셨다.
"A야, 책 넣자."
그렇게 선생님이 말씀하셨고 A는 들은 것 같았지만 A는 머뭇머뭇할 뿐 책상 서랍에 책을 넣으려고 하지 않았다. 선생님이 재차 말쓰하시자 마지못해 책을 책상 서랍에 넣는데 그 행동이 어찌나 느린지 반항기가 넘쳤다.

그리고 수업은 이어졌다. 아이들이 발표를 하겠다고 적극적으로 드는 아이들이 있는가 하면 손을 한번도 들지 않고 아주 수동적인 아이들도 꽤 많았다. 그러자 담임선생님은 발표를 하지 않은 아이들에게 기회를 주겠다고 손을 내리라고 했다.
바로 앞에 앉은 아이를 지목했다.
"발표 한번도 안했지? 자~B야. 뭐가 있을까?"
그런데 B의 말은 아주 의외였다.
"아까 발표했는데요."
그리고 아이는 입을 닫았다. 아까 했으니깐 다른 아이를 시키라는 아주 불만에 가득찬 말투에 담임선생님도 뜨악해 하시는 것 같았지만 그렇게 넘어갔다.

이번엔 아이들이 모듬 별로 발표하는 시간이 있었다. 모듬별로 나와 과제를 발표하는데 같이 율동을 하고 내용을 전달하기로 모듬 아이들끼리 약속을 한 모양인데 C군 혼자만 뻣뻣하게 그냥 서있기만 하는 것이다. 노래도 부르지 않고 율동도 하지 않고 그냥 서있기만 했다. 그러자 다른 모듬원들도 쭈삣쭈빗하면서 제대로 발표하지 못했다. 문제는 모듬별로 점수가 주어지는 것이라 선생님께서 공개수업이 끝나고 다시 기회를 주겠노라고 했다.

그날 하교한 딸아이는 선생님께서 발표할 기회를 다시 주셨는데 C군이 안한다고 해서 결국 그 모듬은 발표를 다시 못했다는 것이다. 이상하게 곧은 아이들이 많은 것인지 아이들이 반항기에 접어든 사춘기라서 그러는지 모르겠지만 여자 아이들의 적극성에 비해 말도 별로 없으면서 반항기를 풀풀 풍긴는 남자 아이들은 적응하기 힘들었다. 이렇게 엄마인 필자가 적응하기 힘들었는데, 부모님이 지켜보는 수업에도 그런 식으로 삐딱하게 수업에 임하는 아이들이 보통 때는 오죽할까 싶었다. 덕분에 선생님의 노고에 다시 한번 감사드리는 시간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