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놈의 비판 정신이라는 것은 시도 때도 없이 불쑥불쑥 튀어나와 어떻게든 흠을 잡아 보겠다는 굳은 의지로 보고 있는 필자를 발견할 땐 좀 머쓱하다. 그냥 즐기면 되는데 매일매일 어딘가에 글을 올리고 누군가 필자의 글을 읽고 영화를 선택할 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음 하는 바람이 있기에 드라마보다 영화는 좀 더 객관적으로 보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그래서일까. 퀵을 보면서도 내내 그랬다. 어이없는 웃음을 만든다던가, 개연성이 떨어지는 전개와 편집을 보면서 저렇게 밖에 안될까 싶은 그래서 스타의 부재가 좀 아쉽기도 했다.
그런데 그냥 그렇게 보이는 데로 보면 안될 것 같은 생각이 영화가 후반으로 흘러갈수록 들더라는 것이다. 그렇게 누구도 짐작하기 힘든 영화에 이렇게 많은 액션과 많은 스턴트맨들의 희생과 고통이 존재하는 영화라면 잘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퀵에는 고난이도의 액션과 볼거리는 풍부하다. 스타의 부재만큼 그걸 채워주는 액션과 나름 탄탄한 이야기도 있다.
'퀵'에는 분명 아는 얼굴이 많이 등장한다. 하지만, 소위 스타라고 불리우는 배우는 한 명도 출연하지 않는다. CF에도 A급, B급...이렇게 등급이 나뉘어지는 것처럼 영화나 드라마에도 주인공에는 그 정도의 인지도를 갖고 있는 이들이 출연해야 하고 그래야 흥행을 어느 정도 보장받는다. CF도 그런데 영화야 더 하지 않겠는가. 물론, 스타여도 유독 영화에서는 참패를 면하지 못하는 배우도 있기 마련인 영화는 말 그대로 예측불허의 도박같다. 그런데 '퀵'엔 스타가 없다. 물론, 처음부터 스타인 배우는 없다. 하지만, 분명 주연으로 발탁되기 전에 인고의 시간이 그들에게도 필요하고 어느 날 갑자기 신데렐라가 된 배우보다는 그렇게 탄탄하게 연기의 기반을 쌓아온 이들은 다른 사람들이 보기엔 갑자기라도 해도 주연을 훌륭히 해낸다.
'해운대'에서 호흡을 맞춘 이민기와 강예원은 '퀵'에서는 주인공으로 전면에 나섰다. 하지원과 박중훈, 엄정화같은 스타배우들 옆에서 보조를 맞춘 것과는 분명 다른 존재감이다. 그런데 필자만 그렇게 느꼈는지 모르겠지만 이민기의 인지도에 비해서도 강예원의 인지도는 많이 낮다. 거기다 부정확한 발음은 많이 아쉬움을 만들었음이다. 이민기의 사투리 섞인 그렇지만 독특한 음색에 그녀의 부정확한 발음은 깨알같은 재미를 만들기엔 많이 부족했고 어설펐다. 그녀가 춘심으로 완벽했더라면 다른 누군가를 생각하지 않고 볼 수도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다.
퀵은 분명 큰 줄기가 되는 이야기는 탄탄하다. 마지막엔 호~오 하는 반전도 있다. 그 반전을 좀 더 즐길 수 있게 그 탄탄한 이야기를 좀 더 긴장감있게 흥미롭게 몰입되게 편집이 되었더라면 하는 안타까움이 있을 뿐이다. 깨알같은 재미를 찾기 보다는 큰 줄거리를 보고 누가 왜 그래야 했는지 쫓아가는 것이 '퀵'을 더 재밌게 보는 방법이 될 듯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