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달에은 학교를 쫓아다니며 보낸거 같다.
입학식이 끝나자 마자 마트를 돌아다니며 학교에서 놔눠준 A4용지의 준비물리스트를 준비하기 위해 뛰어다녔다. 처음 학교가는데 혹 하나라도 빠뜨릴까 싶어 꼼꼼하게 체크하며 마트를 돌아다녔지만 이 동네 아이들이 다 초등학교에 입학한 것일까....마트에 원하는 자도, 칼도 없다. 아니 학교준비물 리스트에 있는 15cm자는 아예 동이 났다. 품절이라니...자도 품절되나? 마트 서너군데를 돌아다녀도 준비물 리스트에서 2,3가지는 빠졌다. 결국 동네 문방구까지 돌아다니며 겨우 준비물 리스트를 채울 수 있었다. 그렇게 시작한 초등학교 1학년의 시작은 상상보다 더 만만치 않았다.
거의 모든 숙제며,조사자료며, 준비물등 모두 엄마 몫이다.
학습지를 풀면 학습지에,수학익힘책 같은 경우는 아이가 풀고 채점하고,거기에 싸인까지 곁들여야한다.
깜빡하고 싸인이라도 빠뜨려가면 선생님의 날카로운 지적 멘트가 적혀 온다~^^;;
매주 금요일은 받아쓰기 시험이다. 다시 받침을 익히며 매일 딸아이와 받아쓰기 연습을 하고 매주 금요일 결전의 날 비장한 각오로 아이를 학교에 보낸다.
학교를 다시 다니는 것이다.
받아쓰기 시험을 보면서 까리~(?)했던 받침을 확실하게 익히기도 한다.
'산수'에서 '수학'으로 이름이 변경되면서 뺄샘,덧셈 하는 방식도 틀려진걸까??
중요한건 내가 뺄샘,덧샘 풀었던 방법이랑 내 아이가 푸는 방법이 완전히~~틀리다는거다.
내가 배울 때랑 틀린 연산 방법에, 꼼꼼히 살펴보지 않고 채점한 탓에(?) 간혹 틀려올 때도 있다~내가 틀린 것처럼 얼굴이 뜨거워진다~^^;;
9+6= 의 계산식을 우리는 손가락 발가락 동원해서 풀었다면 요새 아이들은 일단 9를 10으로 만들고 나머지 숫자를 더하는 식으로 계산한다.(9에 1을 더하고 나머지 5을 더한다) 하다보니 쉽지 첨에는 이해하기 어려웠다~~
왜 배워야 하는지 모르겠는 '쓰기' 공부는 제일로 힘들고 어려웠다.
꺾어쓰기-궁서체- 글씨 쓰기가 숙제인 날은 딸과 함께 죽음의 1시간을 보내야했다.
딸은 쓰고, 지우고, 쓰고, 지우고 하는 동안 옆에서 뾰족한 연필을 제공하기 위해 열심히 연필깎기를 돌려대고 있었다.
조금이라도 뭉특한 연필로 써 숙제를 해가면 여지없이 공책에 파랑색 플러스펜으로 '뾰족한 연필로 쓰세요"란 멘트가 적혀오니 한글자 적고, 연필깎기 돌리고, 한자 적고, 연필깎기 돌리고....
그렇게 그렇게 힘들게 쓰기 숙제를 해가도 담임 선생님은 제대로 모양 잡히지 않은 글자 하나하나를 파랑색 플러스펜으로 고쳐준다. 그러면 다시 지우개로 지우고 그 파랑 글씨를 따라 써야한다.
처음에는 거의 파랑색 글씨로 도배가 되어 왔었다. 지우는 건 엄마인 내 몫이다. 열심히 지우면 아이가 파랑색 글씨를 따라 쓰는데 조그만 손으로 팔에 어찌나 힘을 주면서 쓰는지 팔이 저리다고 힘겨워했다. 대신 해줄 수도 없고,, 도대체 꺾어쓰기 안하면 안되나 싶었다.
근데, 그렇게 힘들게 쓰기 공부를 했었는데 3월, 4월 지나고 5월이 되니깐 완벽한 궁서체가 우리 아이 손에서 써지더라는 거다.
호오~~ 제대로 된 글씨체를 만들어 주려고 선생님이 그렇게 철저하게, 꼼꼼하게 검사했었구나 싶으니 담임선생님께 감사하는 마음까지 들었다.
고대하던 여름방학을 마치고 다시 2학기가 시작된지 3주차다.
엄마인 나도, 우리 아이도 반학기 다녔다고 요령이 생겼는지 숙제하는 시간도, 엄마인 내가 채점하고 싸인하는 시간도 많이 줄었다.
그렇게 꼼꼼히 보고 싸인했는데도 빠뜨리는게 꼭 있다~^^
딸아이 말을 들어보면 '엄마는 이렇게 꼼꼼하게 보고 채점하는데 다른 아이들꺼는 틀린 게 많더라'고 한다. 다른 엄마들도 철저하게 챙기지 못하는구나 싶기도 하지만 동변상련이랄까? 다른 엄마들의 노고를 알기에 그렇게 위로가 되지는 않는다.
1학년 국어를, 슬기로운 생활이, 수학이 왜 이렇게 어려운건지...
서른하고 반을 넘긴 지금 나는 국민학교에서 초등학교로 다시 다닌다.
언제쯤 진정으로 아이가 학교를 다닐까...
(제공한 학교 사진은 해당학교와 다르며 단지 보안뉴스에서 참조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