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력적인 배우중의 1人 김하늘은 실망시키지 않았다. '블라인드'는 영화제목만큼 어둠속에 갖힌 여자 수아와 또 다른 목격자 기섭(유승호)를 통해 사건을 해결하는 스릴러다.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다. 예고편에서 너무 많이 봤던 수아의 증언 이를테면 목소리의 울림으로 체형으로 짐작한다던가 하는 보이지만 보이는 것 때문에 다른 감각의 기능들을 제대로 쓰지 않는 비장애인과는 다른 그녀의 증언은 지루하지 않다. 그녀는 어둠속에 있는지 모르겠지만 두 눈으로 보는 우리는 더 많은 걸을 놓치고 사는지도 모르겠다.
수아는 동생을 사고로 잃고 자신은 망막을 다쳐 중도 시각장애인이 됐다. 경찰학교에 다녔던 그녀가 다시 복학을 하려고 할 시점부터 이야기는 진행된다. 그녀는 비가 오는 날 택시인줄 알고 차를 타고 우연찮게 뺑소니를 목격하게 된다. 그 사건의 또 다른 목격자 기섭의 만남이 시작되고 그러면서 사건의 실마리가 하나씩 풀리기 시작한다. 하지만, 영화는 목격자는 똑똑한데 경찰은 전혀 그렇지 못하다. 무능한 경찰때문에 수아와 기섭은 위험에 처하게 되고 범인은 점점 대범해져 간다.
'블라인드'에서 주목해야 할 인물은 역시 범인이다. 이 범인은 영화 시작부터 끝까지 긴장을 늦추지 못하게 꽉!!! 잡고 있다. 그의 냉철한 포커페이스도 그렇지만 그는 아주 놀랍게도 똑똑하다. 아니, 그는 보이고 수아는 보이지 않기 때문에 긴장은 더 배가 되는지도 모르겠다.
범인은 볼 수 있고 수아는 볼 수 없고 수아의 눈을 대신하는 기섭이 있기는 하지만, 절대적으로 불리하다. 그 구조에서 만들어진 긴장감에 '블라인드'는 특별히 반전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스릴이 넘친다.
처음부터 범인은 가려져있지 않다. 범인은 스스로 그를 들어내는데 전혀 주저함이 없다. 보이지 않는 목격자를 상대로 해서일까. 숨으려고도 하지 않을 뿐 아니라 그는 기섭을 위협하고 수아를 너무 쉽게 가해한다.
문제는 약자와 강자가 싸우는 구도 자체가 긴장되고 불안한 것이지 이야기 자체가 놀랍게 스릴 넘치는 것은 아니다. 그저 눈이 보이지 않는 시각 장애인한테 눈도 보이고 힘도 세고 잔인하기까지한 범인의 가해 능력이 너무 뛰어나다는 것이 불안하고 초조하고 그래서 긴장을 늦출 수 없는 것이다.
좀 더 게임이 되는 그런 적수였다면 좀 더 흥미진진하게 이야기가 되지 않았을까. 만약 수아가 보였다면 안타까운 불안함이나 긴장보다는 좀 더 팽팽한 스릴넘치는 그런 긴장감으로 영화에 몰입할 수 있었을 것 같다.
하지만, 영화는 런닝타임이 길게 느껴지지 않을 만큼 흡입력도 좋고 김하늘의 연기도 유승호의 연기도 아주 훌륭하다. 19금이라 영화를 찍은 자신은 영화를 보지 못했다는 유승호의 변이 그닥 공감이 되지 않는 19금이었지만 그럼에도 영화는 흥행가도를 달릴만한 이유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