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누가 착한지, 나쁜지 알 수 없는 영화 '의뢰인'이다.
유죄를 입증하는 데만 집중된 듯 보이는, 정의감이란 단어와 연결시키기엔 2%부족해 보이는 심증, 정황만으로 죄를 입증하려 무리수를 둔 검사 박희순.
똑똑하고 영리한 변호사 일단, 이런 변호사를 만나면 승리할 수 있을 것 같은 승률좋은 변호사이며 자신이 맡은 사건에 한해서는 최선을 다하는 정의감도, 신념도 있는 변호사 하정우.
의뢰인 장혁.
가장 속내를 알 수 없는 인물이다. 자신의 아내가 죽은 현장을 봤으면서도 잡혀가면서도 그의 속내는 알 수 없다. 콕 찝지는 못하겠지만, 딱히 증거도 없지만 깨끗해 보이지는 않는다. 끝까지 열쇠는 장혁이 쥐고 있다.
영화는 장혁의 아내의 죽음으로부터 시작된다. 아내의 사체는 없고 정황상 용의자는 남편 장혁이 유일하다.
하지만 증거는 없고 검찰은 정황만으로 그의 유죄를 입증하려 하고 증거가 없는 한 그럴 수는 없다는 변호사와의 법정 공방은 영화 내내 계속된다. 하지만, 지루하지 않다.
도대체 진실이 무엇일까..
아주 잠깐 억울하게 죄를 받는 그런 사람은 없어야 한다는 입장이 되었다가 아주 잠깐은 정말 저 사람이 죽인 거 아닐까 싶다.
말 그대로 심증은 있지만 물증은 없는 상태는 팽팽하게 유지되고 팽팽한 감정싸움도 계속된다. 그 감정싸움의 끝이 섬찟하기도 하지만 완전한 반전은 아니다. 영화를 보는 이라면 모두 알 수 있을 만큼 누구나 의심을 하고 영화를 본다. 하지만, 설마..설마..하는 심증을 입증하지 못하는 확증이 없기에 그저 확신하지 못할 뿐이다.
그래도 지루하지 않게 그들의 이야기에 몰입해 볼 수 있는 '의뢰인'이다. 특히나 장혁의 무표정한 듯 하면서도 절제된 감정표현은 환상이다. 제일 작은 캐릭터일 것 같은, 존재감이 가장 작은 것 같은 의뢰인이지만 검사와 변호사를 연결시키는 사건의 중심에 그가 있고 그는 영화 끄트머리에 가서는 그가 왜 의뢰인을 선택해야 했는지 이해할 수 있는 그런 묘한 매력을 가진 캐릭터임에 분명하다. 그 의뢰인을 중심으로 건드렁 거리는 듯 하면서도 괜찮은 정의감있는 상당히 스마트한 하정우도, 정의감이 모잘라 보였던 박희순도 영화가 끝나면 모두 이해할 수 있다. 반전과 동시에 그들이 왜 그래야 했는지 관객은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하며 잠깐 섬찟함에 부르르하기도 하고 검사도, 변호사도, 의뢰인도 그 몫이 충분히 있었다고 인정하게 된다. 그들의 절제된 그러면서도 캐릭터에 충실한 연기는 '의뢰인'의 또 다른 별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