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유치원에서 슈퍼마켓 놀이하면서 가짜 돈 사용하는 방법을 배운게 고작이었다.
설날때 새배를 하고 받는 새뱃돈의 액수를 모르는 아이는 큰돈, 작은돈의 의미를 모른다.
그저 왜 '언니는 두장 주고 나는 한장 주느냐..나도 한장 더 달라.'는 막무가내식의 생때를 부려 돈의 갯 수에 연연했던 우리 아이가 이제 8살이 되었고, 심부름을 시작한지 며칠 안되었다.
아이에게 가게에 심부름을 보냈다.
"너 정말 심부름 할 수 있어? 그럼 콘칲 하나 사와 봐"하며 5000원을 쥐워 주었다. 어찌나 긴장하던지 메모지에 콘칲을 적어달라지 않나, 5000원에서 얼마를 거슬러와야 맞는 거냐고 몇번을 확인하고 또 하고 집을 나섰다. 정확하게 거스름돈과 콘칲을 사오는데..안가르쳐도 때 되면 하는 구나 싶었다.
근데, 어찌나 거스름돈에 신경을 썼는지 돈주고 산 물건에 대해서까지는 신경을 쓰지 못한다는 것이다.
아파트에 떡볶이차(일주일에 한번 떡볶이,순대,오뎅을 파는 차가 온다)가 온 날 떡볶이를 1인분 사오라고 시켰다. 5500원을 주며 1인분 2500원을 제외한 3000원을 거슬러 오랬더니 1인분과 잔돈 3000원을 정확하게 거슬러왔다.
그러면서 쑥쓰러운 듯한 웃음을 짓는다.
아이 말이 "거스름돈 3000원만 챙기고 떡볶이는 챙기지 않고 가려는데 떡볶이 아줌마가 불러 세우더란다.
얘야, 돈 먹을거니? 떡볶이도 가져가야지??" 한다. 어찌나 우습고 귀엽던지..
아이한테는 심부름이 아직까지는 긴장하고 신경 써야 할 일종의 숙제인 모양이다.
그러면서 크는 거지~~~~^^;;
이 아이가 8살 초등학교 1년생이다.
처음에 학교에 들어가고는 바른 자세로 앉아야 하는 것,
식판에 받아온 밥이나 국, 반찬을 남길 수는 없기 때문에(깨끗히 먹고 선생님께 검사 받는 단다) 먹기 싫은 반찬은 약처럼 물먹고 꿀꺽하고 삼키고(1학기때는 먹기 싫은 반찬은 선생님 눈을 피해 휴지에 뱉었다는….그러다 들켜서 혼났다고 한다), 싫은 반찬은 옆에 짝꿍한테 주고 그 짝꿍이 싫어하는 반찬을 가져와 먹는단다. ㅎㅎ 나름대로 상부상조다.
쉬는 시간은 그 짧은 시간 동안 친구들과 제대로 놀지도 못하리라. 유일한 자유시간은 점심 빨리 먹은 친구들에 한해서 주워진다고 한다. 빨리 점심을 먹은 친구들은 체육관이나 운동장에서 뛰어 놀 수 있다고 하는데 그래서일까 딸아이는 놀기 위해 더 열심히 속도를 내서 밥을 먹는 듯 하다. 그러다 체하면 어쩌려고는 엄마의 노파심이고 아이의 소화력은 감당 할 수 있나 부다.
여유 있게 친구들과 대화하면서 밥 먹었음 하는 게 엄마인 내 마음이지만 단체생활의 규칙이라면, 안습이지만 어쩌겠나.그것도 집단 생활이고 집단 생활에 제대로 적응하려면 싫어도 해야 하는 그런 능력이 생겨야 하리라.
딸아이는 다른 사람을 칭찬하는데 많이 인색하다.
어렸을 때는 낯갈이가 심하지 않았던 걸로 기억하는데 유치원, 학교를 가면서부터는 낯갈이가 심해졌는지 반 친구들과도 사귀는데 시간이 필요했다.
친구 사귀는 방법 중에 가장 좋은 방법이 그 친구를 칭찬해주는 거라고 열심히 말해주었는데도 못한다고 생각하면 목에 칼이 들어 와도 칭찬을 못해주더니 이제는 안이뻐도 이쁘다고 할 줄 알고, 잘하지 못해도 잘한다고 말할 줄 안다. 살기 위해(?) 거짓말도 하는 것이다.( 좀~~~ 그렇지만)
그렇게 칭찬하기 힘들었나 싶은데..엄마인 나를 돌아보면 난 아직도 칭찬에 인색하다.
사회성 부족이라면 할말 없지만 이쁘지 않은 아가한테 이쁘다는 말은 아직도 못하겠다.
'안 이쁜데 어떻게 이쁘다고 해? ' 이런 마음이 우리 딸아이한테 들키지 않았음 하는 바램이지만 은연중에 아이한테 전달되지 않았을까 싶다.
엄마인 나부터 칭찬에 인색하지 않도록 마음가짐을 새롭게 가져야 할 듯 하다.
아이를 키우면서 아이한테 배운다는 말에 절감하는 시점이다~^^;;
칭찬해 인색했던 딸아이가, 돈을 몰랐던 아이가, 집단 생활에 적응해 가는 아이의 모습이 대견하면서도 안 스럽기도 하고 그렇다.
이게 부모의 마음인지…
힘내라 우리딸!! 아자아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