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종영화상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받았는데 그 영화를 보지 않았다?
그래도 순위 안에 들어가는 영화는 챙겨본다고 보는데 아쉬움 반, 어서 빨리 비디오로라도 챙겨야 하는 마음 반이다.
2011년 대종영화상 최우수 작품상 '고지전'은 왜 안봤을까...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태극기 휘날리며'에서 6.25는, 전쟁관련 이야기는 이제 됐다고 생각했다. 형제의 비극을 보여줬던 그 영화를 보면서도 총소리가 난무하고 단지 대한민국 군인이라는 이유로 싸워야 하고 목숨을 내놔야 하는 젊은 우리의 아들들이 얼마나 많이 희생됐는지 안타깝고 또 안타까웠다. 그런 비극에 대해 이미 우리는 역사를 통해 많이 안다.
하지만 전쟁은 끝나지 않았고 휴전인지 모르겠지만 이미 전쟁 세대가 아닌 필자에겐 6.25란 전쟁이 남긴 상처를 보듬고 다시 그 시절을 아파하고 우리가 이렇게 살 수 있도록 한 호국용사들을 기억하는 것이 영화를 볼 때 잠깐이다.
피부로 느끼지 못하는 전쟁이라고 해서 그렇기도 하고 그들의 희생을 기억하고 감사하기엔 지금의 현실을 살아내는 것도 버겁기 때문이다.
고지전을 보지 않은 이유가 참... 늘어놓으니 별 것 없다.
어찌되었건 최종병기 활을 제치고 최우수 작품상을 받은 고지전을 드뎌 봤다.
애록고지를 지키기 위한 남북한의 치열함이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이었다. 영화는 아주 리얼했고 남자였고 누군가의 아들이었지만 그런 감성적인 부분은 몽땅 뺐다. 가장 치열했던 애록고지를 지키는 악어부대의 이야기는 시작된다. 악어부대의 누군가 북한과 내통을 하는 것이란 의심을 시작으로 신하균과 새로운 중대장이 부임한다. 최전방에서 친구 고수와 다시 만나게 되고 조금씩 악어부대원들을 알아가고 그러면서 전우애가 싹튼다... 까지는 그냥 보통 전쟁 영화와 다르지 않은 전개다.
하지만, 그들이 조국을 위해서 목숨을 받쳐 싸우는 것이 아니라 죽지 않기 위해서 그들은 싸운다. 애국심이라는 것까지 따질 것도 없이. 일단, 살기 위해 싸우는 것이다. 북한, 남한 이렇게 가르고 나누는 것이 아라 그들은 어쩔 수 없이 자신들도 모르게 나눠진 편에서 각자의 목숨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해 싸울 뿐이다. 영하는 애록고지에 스파이를 색출하기 위해 파견된 신하균은 그렇게 애록고지 부대원들과 동화되고 그도 악어부대 일원이 되가는 과정을 무리하지 않고 설득력있게 보여준다.
왜 전쟁을, 누구를 위해서 이렇게 무모하게 전쟁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물음도 갖을 수 없을 만큼 그들은 치열하다. 니편, 내편이기 전에 그들은 같은 민족이고 그렇게 전우애를 넘어선 끈끈한 정을 보여준다.
왜 싸워야 하는지 그들은 잊었지만 그들은 치열하고 그들은 안타깝고 아프다. 반전없는 그들의 이야기는 그럼에도 몰입도가 높다. 탄탄한 시나리오도 훌륭하지만 배우들의 연기도 카리스마 넘친다.
'고지전'은 최우수작품상을 받기에 전혀 손색없는 작품임에 분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