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다가 좋다 :: '투혼' 통속적인 이별이지만 따뜻한 이야기
노무현 대통령 배너

수다가 좋다

살면서 좋은 일도 있고 나쁜 일도 슬픈 일도 있고 아픈 일도 있다. 하지만, 나이를 한살 한살 먹으면서 느끼는 것은 좋은 것보다 웃을 일보다 모든 일에 심드렁해지는 의욕상실뿐 아니라 소심해지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예전에 그러지 않았는데 하는 것도 있고 가끔은 이런 모습에 왜 이러지 싶은 마음에 싫기도 하고 그렇지만 소심증은 날로 심해질 뿐 나아지진 않는다.

그래서일까. 영화도 드라마도 밝고 맑은 이야기가 좋다. 하지만, 우리네 삶이 그래서일까. 영화와 드라마속엔 유난히 죽음도 많고 희귀병도, 시한부 삶도, 가슴 아픈 이별이 많다.
하루하루 사는 것이 깔깔 거리면서 아무 걱정없으면 모를까, 하루하루 살아내는 것이 결코 만만하지 않은데 가슴 아픈 이별을 지켜보는 것은 감정 이입 정도를 넘어 흐느끼게 된다. 그렇게 영화를, 드라마를 끝내면 그 아픈, 슬픈 여운이 오래간다. 우울증이 다른 사람의 일이 아니라 나에게도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을 절감할 수 있는 그런 기간이라고나 할까.
그래서 아프고 슬픈 그런 이별이 없는 영화를 선택하려고 했다. '투혼'을 그래서 꺼려했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여인의 향기'의 김선아는 담낭암을 앓고 있는 암환자였으며 시한부 6개월을 선고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삶은 많이 희망적이었고 많이 긍정적이었다. 남은 시간이 얼마가 됐든 지금 살고 있는 시간에 충실하며 버킷리스트를 하나하나 이뤄냈다. 그러면서 그녀의 사랑이, 그녀의 가족이, 그녀의 일이 그래서 아프면서도 많이 희망이 됐다. 우리의 삶은 누구나 시한부 삶이다. 그저 언제 죽을지 선고를 받은 환자가 아니어도 내일 교통사고로, 심장마비로, 벼락을 맞아 죽을 수도 있다.. 아무도 내일을 장담할 수 없는 것이 우리네 아닌가.

투혼 김주혁, 김선아 - 맥스무비

투혼 - 맥스무비

투혼 - 맥스무비

투혼 김주혁 - 맥스무비

'투혼'은 췌장암에 걸린 아내로 인해 다시 투혼을 불사르는 남자와 아이들이 중심이다. 그들에게 남은 시간동안 어떻게 뜻깊게 잘 보내는가 보다는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마음 편하게 안녕하고 그리고 세상과 이별하는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과 그닥 다르지 않다. 가족이 있는 아내, 여자, 그리고 엄마는 그렇게 죽음을 맞이할 수 밖에 없는 것일까. 자신을 위해 온전히 자신만을 위한 시간을 보내기 보다는 가족과 함께 좀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그들과 좋게 이별을 하는 것이 다일까…

사고뭉치 남편 윤도훈(김주혁)이 처음부터 그렇게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런 그가 결혼하고 안정되고 투수로서도 안정되면서 자신의 생활에 안주하고 그러면서 느슨함으로 조금씩 문제가 생겼고 그 문제가 가장 극에 달했을 때 아내가 아팠다. 그리고 아내를 위해 다시 투혼을 불사르고 그리고 그는 다시 전성기 시절의 컨디션을 회복했고 그는 그를 위해서가 아내 유란을 위해서 열심히 던졌다. 그리고 승리했다. 남은 아이들과 남편이 잘 살 수 있도록 했고 그녀는 예쁘게 안녕했다.

글이라는 것이 이럴 땐 참, 매력이 없다. 분명 영화를 보면서는 통속적인 그들의 이별임에도 불구하고 드라마에서 영화에서 많이 봤을 법한 그런 이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펑펑 울었는데...이렇게 적어내려가니 그들의 이별에 눈물이 필요없는 것 같이 느껴진다.
그렇지 않다. 그들의 이별에도 눈물은 많이 필요했고 떠난 그녀가 안타까웠고 남겨진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 잘 살았다는 결말은 봐도 질리지 않는 통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