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 퇴행성 뇌질환이라고 치료법은 없고 그저 진행을 늦추는 방법밖에 없는 평균 생존기간이 5,7년정도로 나타난 무서운 병이다. '천일의 약속' 의 수애의 병명이기도 하다. 영화 '내 머리속의 지우개' 의 손예진의 병명이기도 했다.
암으로 고통스럽게 아프다 짧게 가는 것이 좋을까, 모든 주변 사람들을 알아보지 못하고 내가 누군지 모르면서 바보가 돼 가는 것이 좋을까. 아니, 좋을까라는 단어는 사용하면 안되겠다. 어떤 병이 나을까.. 어떻게 따질 수 있을까 싶기도 하다.
무슨 병의 종류가 이렇게 다양하게 많은지 모르겠지만 그래서 점점 드라마에서 영화에서 절절한 주인공은 많아지는 것은 맞는 것 같다.
'내 머리속의 지우개'를 이제야 봤다. '천일의 약속' 이서연(수애)는 아직 자신의 병을 인정하지 않고 큰 사고 칠때까지 아무도 몰랐으면 좋겠다고 '엿 먹어라, 알츠하이머'라고 당당하게 병에 맞서고 있는 중이다. 인정하고 싶지 않고 아직은 스스로 잘해내고 싶은 그녀는 주위 사람들 시간 갉아 먹으며 그렇게 오래오래 끓지 않고 짧게짧게 끝내고 싶다고 약먹기를 거부하고 있다. 그런 그녀가 안타까우면서도 너무 절절하게 공감이 되서 그전에 알츠하이머를 연기했던 손예진은 어땠을까 싶어 찾아 보게 된 영화다.
수진(손예진)은 유부남을 사랑했었고 자신의 건망증으로 인해 철수(정우성)을 만났다. 그렇게 만난 둘은 사랑했고 결혼했다. 철수는 엄마에 대한 트라우마로 힘들고 가진 것도 없는 그런 남자, 수진은 유복한 가정에서 사랑 제대로 받고 자란 주름살이라고는 없는 밝은 여자다.
그런 남자와 여자는 만나 사랑했고 그들에게 더 이상 우울함은 존재하지 않을 것 같았지만 수진의 알츠하이머 발명으로 아픔은 시작됐다.
분명 슬프고 아픈 이야기인데 '내 머리속의 지우개'는 그렇게 공감되지도 그렇다고 그렇게 몰입도 되지 않는다. 그저 아프고 안타깝고...하지만, 절절함은 빠졌다.
알츠하이머란 병명을 확인하고 바로 수진은 회사를 그만뒀고 그리고 그녀는 아주 빠르게 악화됐다. 남편 철수를 알아보지 못하고 자신이 과거에 사랑했던 유부남의 이름을 부르며 '사랑해'라고 말해 철수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과거의 남자에 대한 기억만으로 사랑하는 남편한테 칼을 휘두르기도 한다. 가족들이 있는 데서 그녀는 소변을 조절하지 못하는 모습까지 보인다.
하지만, 안타깝기도 하고 아프기도 한데 절절함의 결여는 상당히 '천일의 약속'과 많이 다르다. 그들의 사랑이 이루어진 사랑, 결혼으로 맺어진 사랑이라 그런 것일까. 그들의 사랑에, 안타까움에 절절함보다는 뭐랄까, 너무 미화된 느낌이 강하다.
생리작용을 제대로 조절하지 못하는 수진은 끝까지 너무너무 예쁘고, 철수의 아픔은 와닿지 않는다. 결국 그녀의 병이 낫지도 그렇다고 그들이 다시 행복한 예전으로 돌아가지도 않았지만 그럼에도 그 나름에서 멈춤...이라는 효과로 더 이상 나빠진 모습도, 그녀의 끝도 보지 않게 그렇게 영화는 끝났다.
그들의 사랑에 더 빠져들 수 있도록 더 절절하고 더 아파야 했다고는 주장하고 싶지 않지만 그럼에도 '내 머리속의 지우개'에 슬픔보다는 안타까움을 넘어선 절심한 공감되는 부분이 많이 부족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