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다가 좋다 :: 또 한번의 추석을 보냈다
노무현 대통령 배너

수다가 좋다

추석이 지나간다.
몸은 물에 젖은 솜모양 무겁지만 마음은 깃털처럼 가볍다.
추석봉사(?) 마치고 귀경하는 길은 언제나 숙제를 무사히 해냈다는 안도감처럼 마음이 좋다. (먼저 제공한 글 '며느리도 추석을 즐기고 싶다!' )


추석때 남편친구처럼 근무때문에 시집에 없어도 된다거나, 믿음도 없이 교회를 다녀 제사를 안지낼 수도 없고 (일주일에 한번씩 꼬박꼬박 교회를 다니는 것보다는 1년에 몇 번 제사를 지내는 것이 나을 듯 싶기도 하다~^^;;), 추석때 아이가 아퍼 시집에 가지 않아도 되는 요행은 결혼하고 8년 동안 한번도 일어나지 않았다.
아~아이낳고 산후조리기간이라 딱!! 한번 시집에 가지 않았다. 그렇다고 매해 아이를 추석에 맞춰 낳을 수는 없지 않은가??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올해도 변함없이 기름냄새에 쩔어 음식을 준비하고 차례를 지냈다.
추석이브 아침부터 추석날 차례에 뒷정리 설거지까지 끝내고 시집을 나서려 준비하면 시어머니는 못내 서운해 하신다. 과감하게 못본척 딸아이를 다그쳐 인사를 시키고 집을 나섰다.

8년차 며느리인 나는 어설픈 효자(우리나라 남자들이 다 그렇듯~)인 우리 남편과 결혼하고 처음 맞는 추석부터 작년까지 싸워도, 싸워도 끝장나게 많이 싸웠다.
그렇게 치열하게 싸우며 한해,한해 조금씩 조율해 나가기 시작해 일단 시집에 가서 일 할때는 열심히 군소리 없이 하고 차례를 마치면 바로 친정으로 가는데 8년이 합의했다.
작년만해도 차례를 지내고 산소까지 다녀왔음에도 불구하고 미적미적 앉아 있고, 친정을 가기전에 1~2시간의 예열시간을 가지고서야 간신히 일어나며 처가에 간다는 우리 남편이었다.


결혼 8년차면 이제 시집에 가서 일하는데 어느 정도 적응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물론, 그렇다. 일하는 것에는 어느 정도 익숙해졌으며 그만큼 능률도 있어 빠른 시간 내에 많은 일을 하는 편이다. 그렇지만 결혼전 엄마를 도와 전을 부치고, 송편을 만들 때랑은 틀리다.
뭐가 틀릴까? 일단, 편하지가 않다. 편하지 않으니 조심스럽게 되고 조심스러워 하다 보니 실수가 많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일예로 송편을 만들어도 나는 소를 많이 넣고 만드는데, 시어머니는 소를 많이 넣고 만드는 나를 향해 바로 화살을 날리신다."얘는 무슨 소를 저렇게 많이 넣어? 그럼, 터지고 맛없어." ~^^;;
바로 안습이다. 친정엄마가 그렇게 말씀하셨다면 "터진거 내가 먹을께, 난 소가 많아야 맛있단 말야!"라고 똑 부러지게(?) 말했을 텐데...그저 시어머니는 향해 썩소를 날리며 다음 송편을 빚을 땐 주의해 소를 적게 넣는 걸로 마음을 정리한다. 그렇게 정리한 마음은 편하지 않고 쌓인다. '내가 무슨 소를 그렇게 많이 넣었다고,,,송편을 소가 많아야 맛있지.,그맛으로 먹는건데..' 꿍얼꿍얼 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귀경길에 남편한테라도 "임금님귀는 당나귀귀~~~"라고 떠벌리듯 속에 있는 말을 뱉어내야 묵직한 마음의 쓰레기같은 앙금을 덜 수 있다. 친정에서 일하는 것처럼 맘편하게 일할 수 있다면 피곤해도 얼마든지, 까짓꺼 며칠이나 된다고 충분히 짜증내지 않고 일 할 수 있다.
솔직히 그런 것도 있다. 나이가 들면서 친정엄마가 가끔 말도 안되는 말씀을 하시면 "우리엄마니깐 이해하지,,만약에 시어머니가 저렇게 말씀하셨으면 10일동안 도마위에 올려 놓았을꺼야" 할때도 있다~^^;;

올해도 시댁을, 친정을 어디를 먼저 가느냐를 가지고 싸우다 남편이 투신자살 했다느니, 아우가 형을 찔러 상처를 입혀 형이 수술을 받았다느니...하는 불미스런 뉴스가 들린다.

황희정승의 네 말도 옳고, 네 말도 옳다는 일화처럼 누구의 편도 들 수 없다.
아무도 그 사람 본인이 아닌 이상 100%로 이해하기란 어려운 일 아닌가.

어찌되었건 온몸이 뻑쩍지근하지만 그래도 또 한번의 추석을 보냈다.
나 자신에게 박수를 보낸다~~^^*

Daum 블로거뉴스
블로거뉴스에서 이 포스트를 추천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