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드라마에서 아역 배우들이 먼저 출연할 땐 그닥 몰입이 되지 않는다. 보통은 대하 드라마 같은 대작에서나 볼 수 있는 아역배우들의 출연이 20부작인 '해를 품은 달'에 등장했다. 그만큼 그들의 어린 시절이 이야기의 흐름상 중요하다는 것인데 그들의 연기는 아주 훌륭했다. 완전하게 몰입하게 만들었을 뿐 아니라 왜, 누가, 이런 기본적인 입장정리가 됐다. 완전하게 입장정리가 되는데 1회 방송으로 충분했다. 캐릭터 분석이 이렇게 명쾌하게 끝나도록 훌륭한 연기를 보여준 아역 배우들이 기특하다. 하긴 아역 배우라고 하면 10세 미만의 어린이라고 해야 하는데 그들은 청소년이다. 귀엽지는 않지만 안정적인 연기를 보는데 무리가 없다고나 할까.
'해를 품은 달' 엔 선과 악이 분명하다. 옥좌를 차지하기 위한 다툼은 없더라고 옥좌를 노릴 만한 존재는 뿌리부터 잘라내고자 하는 노력은 가상의 그 시절에도 존재했다. 왕의 자리를 위협하는 왕자를 시해하고 세월이 지난 지금 그걸 다시 반복하고 있다. 적자가 아닌, 희빈의 아들인 양명(정일우)군은 옥좌를 차지하고 싶은 마음이 있든 없는 상관없이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이유 하나로 어려서부터 궁 밖에서 커야 했고 그는 왕자라는 신분만 가지고 있을 뿐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입신양명은 커녕 그저 자신을 최대한 낮추고 살아야 그나마 목숨을 보존하고 살 수 있는 운명이다.
그렇게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자신을 낮추고 죽은 듯이 살아야 하는 양명이 있다면 형을 형이라 부를 수는 있지만 그 형을 의지하지도 못하고 그저 세자라는 자리에 책임과 모든 시선을 다 받아야 하는 이훤(김수현)이 있다. 그는 지존이 되기 위해 자신을 더 굳건하게 만들어야 하는 것일 뿐 사사로운 감정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 그런 운명을 지녔다. 스포트라이트를 직접 받는 해, 죽은 듯이 살아야 하는 해..이렇게 해가 둘이다. 해는 하나여야 하는데 둘이라니 분명 그들의 앞날은 원하든 원하지 않든 꼬일 것이고 거기에 여자가 있다.
허연우(한가인)이다. 세자와의 첫 만남에서 그녀는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숨기지 않고 당당했다. 거기다 답답할 것도 없이 수수께끼 같은 서찰을 풀이해 그 도령이 세자라는 것까지 알게 됐다. 해를 품을 달이 될 운명을 지닌 그녀다.
모든 걸 다 포기해도 연우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양명, 그녀와의 첫 만남을 잊지 못하는 이훤, 해를 품을 달이 될 운명의 여인 허연우.
그들의 이야기에 제대로 몰입 됐다. 억지스럽지도 않고 설득력 있는 이야기 흐름도 좋다. 성균관 스캔들과는 또 다른 매력을 갖게 될 '해를 품은 달'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