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불행하게도 점점 웃는 것보다는 얼굴에 팔자주름을 잡으며 인상쓰고 짜증낼 일을 더 많이 한다.
웃으려고 하는 것보다는 어떻게 하면 화낼까 연구하는 것은 아닐테지만..사는게 그만큼 빡빡한 것도 있다.
웃는 얼굴에 침 못뱉는다는 말도 있고, 웃으면 복이 온다는 말도 있잖은가. 웃자!
하지만 쉽지 않다~~^^;;
딸아이는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새내기다.
이 새내기가 학교에 적응하기까지는 웃음을 잃은 것처럼 지친, 힘든 표정을 일관하더니 방학을 마치고부터는 학교가 재밌단다.
그러면서 1학년 아이들끼리 놔누는 유머를 재밌다고 나한테 전달하는데 문맥도 제대로 맞지 않는 얘기를 들으면 웃어야되나, 말아야하나 싶은 난감한 경우가 있다.
난 그래도 딸아이의 유머에 웃어주려는, 웃을 준비가 되어 있는 엄마다.
애아빠는 상태가 심각하다.
아이와의 대화에 거의 사오정 수준이다.
딸아이의 반에서는 일주일에 한번 아이들이 주제를 정해 돌아가며 반아이들 앞에서 짧막하게 발표한다.
발표를 하면 아이들이 발표 내용에 대해서, 또는 발표자에 대해서 간단하게 질의도,소감도 있는 모양인데 이번주에 한아이가 발표한 내용이란다.
두리번 거리는 사람
꼼짝도 안하는 사람
수영장에 들어가 물을 휘젓는 사람
수영장에서 곧장 뛰어 나와 샤워하는 사람
이제는 더 이상 수영장에 안들어 간다고 고집피우는 사람
이 사람은 누구일까요~~~??답 : 수영장에서 몰래 쉬하는 사람
딸아이가 말하는 이유인 즉슨
두리번 거리는 사람은 쉬가 마려운데 주위에 사람이 있나 없나 살펴보는 것이고,
꼼짝도 안하는 사람은 사람들이 안볼때 쉬하는 것이고,
수영장에 들어가 물을 휘젓는 사람은 쉬를 싸고 증거 인멸하려는 것이고,
수영장에서 곧장 뛰어 나와 샤워하는 사람은 쉬가 자기 몸에 묻을 까봐 곧장 튀어 나오는 것이고,
이제는 더 이상 수영장에 안들어 간다고 고집피우는 사람은 자기가 쉬한 물에 들어갈 수 없어서란다.
엄마인 나는 그래도 이 이야기를 들으면 깔깔되며 "맞다,맞어!" 손뼉치며 웃었다.
퇴근한 아빠를 만나 신나게 재미있는 이야기라며 아빠한테 아이가 리바이벌한다. 하지만 아빠는 " 너는 수영장에서 쉬하지마" 라면 먹던 밥 먹는 것이다. 순간 펭귄 백여마리가 쌩~~하면 지나가는 느낌이라니…^^;;
그러면서 우리엄마가 생각났다.
한창 최불암 시리즈가 유행했을때 내가 들은 최불암시리즈 중에서도 으뜸되는 얘기를 해드렸는데 끝까지 다 들으신 우리 엄마가 정색을 하시며 그러셨다, "최불암씨가 그럴리가 없어!"
나이를 먹는 다는 것이 그냥 서러운 것이 아닌 듯 싶다. 주름이 느는것도, 이상한 아집이 생기는 것도, 기력이 떨어지는 것만이 다가 아니다. 아이같은 순수한 마음을 잃어가는 것이 가장 슬프다.
아이같은 순수한 마음이면 아주 작은 일에도 행복하게 웃을 수 있을 텐데 말이다.
빡빡한 세상을 살아내는데 아이가 던져 주는 웃음만큼 부드러운 윤활유도 없을 듯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