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다가 좋다 :: 인간관계의 정답은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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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가 좋다

필자는 인간관계의 폭이 그렇게 넓지 못하다. 아니, 편협한 인간관계라고 하는 것이 맞을 지도 모르겠다. 만나는데 부담스럽고 껄끄럽고 아무리 오래 시간을 만나도 친해지지 않는 그런 관계가 있다.

회사 입사 동기가 필자를 포함해 8명이었다. 어려운 시기에 함께 했고 그래서 동기들끼리 나이가 각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바쁜 가운데도 한 달에 한번은 꼭 뭉쳤다. 일하면서 겪는 고충과 함께 정보를 공유할 수 있어 좋았고 끈끈한 동기애로 다른 기수 동기들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 우리는 끈끈하고 매달 한번씩 무슨 일이 있어도 만나기는 했지만 8명이 묘하게 나누어져 있었다. 같이 만났을 때는 모르겠지만 필자를 포함한 3명, 그 외 3명, 그리고 2명 이렇게 자주 함께 하는 사이였다. 그런데 어려운 시기에 만나서일까. 코드가 맞고, 취미가 맞고를 떠나 그냥 동기라는 이유로 5년을 넘게 만났다. 그 시간 동안 퇴사하고 다른 일을 하는 이도 생겼고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일을 그만둔 이도 생겼지만 모임은 계속됐다. 만남이 6년이 됐을 땐 같은 입사 동기였지만 회사에 남아 있는 이들은 몇 되지 않았다. 각자 다른 일로, 결혼으로 그렇게 입사 동기라는 끈끈함은 유지 됐지만 서로 공유했던 공감대는 점점 적어졌고 만남이 유지되기는 해도 웬지 공허했다. 아이를 낳은 이들은 아이 얘기에, 아직 미혼인 이들은 그들의 이야기에 그렇게 공감도 집중도 하지 못했고 여전히 회사에 다니며 업무에 시달리는 이들도 마찬가지였다. 시간이 지나면서 각자 생활이 달라졌고 그러면서 서로가 얼마나 맞지 않는 사람들이었는지..그러면서 이렇게 맞지 않는 사람들이랑 굳이 아까운 시간 낭비, 돈 낭비하면서 만날 필요가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고 필자의 생각만은 아니었는지 어느 순간부터 틈이 벌어지기 시작했고 무슨 일이 있어도 한 달에 한 번 모임이 몇 달씩 건너 띄기도 했고 모임은 흐지부지됐다.

MS PowerPoint ClipArt

서로의 공감대가 깨지면서 왜 배려하고 왜 양보해야 하는지, 왜 맞춰야 하는지 어느 순간 전의를 상실한 것처럼 그렇게 모임에 나가야 할, 유지해야 할 이유를 상실한 것이다.

그래도 여전히 맞춰가며 어울리는 동기들이 필자를 포함해 3명은 매주 한 번씩 만나는 것이 벌써 동기들 모임이 흐지부지된 후에도 지금까지 쭉 이어지고 있다. 그렇다고 셋이 엄청나게 죽이 잘 맞는다거나 그렇다고 환경이 아주 똑같다거나 하지 않는다. 하지만, 만났을 때 불편하지 않고 솔직해 질 수 있고, 거리낌 없다는 것이 그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즐길 수 있어 만남이 유지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
너무 오랜만에 만난 지인과는 무슨 말을 어디서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난감하지 않은가.
하지만, 매주 보면서 서로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관계에서는 그저 아무 말이나 할 수 있고 소재 고갈로 대화가 끊기지는 않는다.


부담스럽고 함께 하는 시간이 즐겁지 않은 모임을 점점 거르면서 편협한 인간관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지 모르겠다. 그닥 친한 것 같지도 않은데 그저 모임이라는 이유로 만남의 시간을 늘려 가는 것이 좋은 것인지, 필자처럼 편협하지만 깊은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좋은지는 불혹을 넘긴 나이임에도 확실하게 결론내지 못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