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음식에 관해선 모험을 하지 않는다. 익숙한, 먹어 보지 않아도 맛이 예측되는 그런 음식이 좋다.
이건 어디까지나 어렸을 적 좋지 않은 경험 때문이다.
몇 살 때였는지는 기억하지 못하지만 스파게티가 그렇게 대중화되지 않았던 20년도 더 됐을 때쯤이다. 친구들과 함께 스파게티를 먹으러 갔고 필자는 먹어보지 않았다고 크림 스파게티를 주문했다.
얼마 먹지도 못하고 느끼함에 얼굴이 하얗게 질릴 지경이었다. 김치에 고추장이 마구 생각나는 그런 스파게티였다.
그 이후로 익숙하지 않은 음식은 웬만하면 주문하지 않는다. 물론, 지금은 크림 스파게티를 즐겨 먹는다. 그만큼 어떤 음식에 익숙해지고 맛을 느끼려면 음식에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세상은 넓고 먹어 보지 않은 음식이 먹어 본 음식보다 많으니 시도를 해봐야겠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웬지 비릴 것 같고 웬지 느끼할 것 같은 고등어회를 먹어 보기로 했다. 제주도라는 지역의 특성으로 먹어 볼 수 있는 귀한 회라는 유혹도 한 몫했다.
그래서 먹었다.
아이스팩 위에 김발(?)을 깔고 그 위에 고등어회가 큼직하게 썰어 나왔다. 맛은 참치같이 기름지기도 했고 고소하기도 했다.
고등어회를 먹는 방법은 일단 김에 참기름과 깨소금으로 버무린 밥을 올리고 양념장(양파, 부추, 고춧가루, 깨소금, 간장)에 고등어회 한점을 찍어 올린다. 그리고 취향에 따라 풋고추를 넣어도 되고 마늘을 넣어도 된다. 하지만, 몇 점만 먹어도 느끼해서 풋고추나 마늘과 곁들이는 것이 낫긴 했다.
고등어회는 비리지도 그렇다고 물컹하지도 않았다. 고소하고 찰진 맛이라고 해야 할까...
하지만, 많이 먹기엔 좀 더 고등어회 맛에 익숙해지는 시간이 필요할 듯 하다.
필자는 회를 즐기지 않는다. 그저 먹을 뿐이지 맛나게 많이 먹지는 못한다. 고등어회도 익숙해지면 그 식당에서 고등어회를 추가해 먹는 손님들처럼 될 수 있을까 싶지만 그럼에도 먹어볼 만은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