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컴퓨터 기본부터 활용까지 프로그램사용법을 가르치는 강사다.
직업을 써야 하는 공란이 보이면 뭐라고 써야 하나 난감하다. 컴퓨터처럼 광범위한 분야에 총칭해 컴퓨터강사라고 쓰기는 뭐랄까, 괜히 낯간지럽다.
OA를 가르치는, 도와주는 사람 정도?
학원에서부터 강의를 시작해 지금은 사내 직원들을 위한 강의를 하고 있다. 초등학생도, 고등학생, 취업준비생까지 MS-DOS시절부터 windowsXP 까지 강의를 했으니 내 강의 경력도 따지면 길다. 그렇게 강의를 하면서 몸의 한 부분이 아주 많이 취약해졌다.
서있는 직업이기도 하지만 주로 말을 많이 하는 직업이기에, 노래방은 끊은지(?) 꽤 오래됐다. 목을 많이 쓰는 직업이다보니 목이 약해져 조금만 몸이 안좋으면 바로 목부터 이상이 나타난다.
붓고, 소리가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 나이가 들면서 저음이 되는 것도 있겠지만 카랑카랑했던 목소리의 톤은 점점 낮아 졌다.
이빈후과를 아무리 다녀도 후두염은 낫지 않았는데 의사선생님 말씀이 "그렇게 계속 목을 쓰면 그 목소리로 평생 살아야 합니다"라는..박경림도 처음부터 그 목소리가 아니었다고 하지 않는가.
목이 쉬었을때 병원에 안가고 방치해두었다가 지금의 목소리가 본인 목소리로 되었다는 말이 생각나며 열심히 이빈후과를 다녔지만 결론은, 쉬어야 낫는다였다.
몇 달은 쉬고 나서야 제대로된 나의 목소리가 회복이 되었지만 지금은 그렇게 강의가 많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목은 제일 취약하다.
이런 직업병이 나만 있을까?
컴퓨터 프로그래머나, 사무직은 하루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 모니터와, 마우스와 같이 씨름한다.
그러면 팔목관절에 무리가 가서 마우스 잡는 것조차 고통이라고 한다. 뿐만 아니라 모니터를 장시간 본 후유증으로 안구건조증으로 고생하는 사람이 많다.
백화점에서 하루종일 서서 일하는 매장 직원들 같은 경우 처음 며칠은 퇴근하고 집에 가면 울 정도로 아프다고 한다. 승무원같이 서서 일하는 직업에서 많인 걸리는 직업병이 하지정맥류다.
목욕탕의 피부관리사분들은 직업병이 없을까? 하루 종일 물에 젖어 습진으로 고생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부황으로 온몸이 동글뱅이 모양으로 바둑판식 배열된 등도 많이 봤다.
방송에서 고무신을 만드는 공장의 고무신 만들기 달인이 나왔다. 그 달인은 하루에 190개의 고무신을 만드는데 손에 그 흔한 고무장갑하나 끼지 않고 맨손으로 접착제와 고무를 직접 만져서 고무신을 만든다. 한 켤레에 150원. 밥은 물 말아 후딱 마시는, 점심 먹는 시간이 10분도 채 안된단다. 나머지 시간 12시간을 꼬박 고무신을 만든다는데 150원씩 190켤레면 하루 28500원의 돈을 버느거다. 그래도 그 돈으로 아이들 가르치고 먹고 산다며 일할 수 있어 감사하다고 했다.
지문이 없어진 다 헤진 손을 보며 고무신 달인은 집에 가면 온몸이 얼마나 아플까? 손이 저렇게 헤지기까지, 접착제로 인해 많이 아팠을 텐데 말이다.
대통령은 직업병이 없을까?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대통령이 되고자 목에 핏줄 세우며 목청을 드높히는 요즘..프랑스에서는 대통령 부부의 이혼이 화제였다. 세실리아는 '퍼스트레이디는 내 자리가 아니었다'는, 사적인 생활도 공적인 생활인 그 자리를 거부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사람은 흔하지 않으리라.
대통령도 사생활이 없기는 마찬가지 일텐데..그런데 우리나라 대통령은 청와대 들어가서 뭘 먹는지 나날이 얼굴에 윤기가 흐르면서 반질해진다. 다른 사람이 결정한 걸 받아들이는 것보다, 내가 결정해 일하는 것이 훨씬 스트레스가 적다고 한다. 그런 대통령에게도 직업병은 있지 않을까?
직업병은 푹~~쉬면 낫는다.
하지만 쉴 수 없는, 경제활동을 해야 살 수 있는, 숨쉬는데 돈을 내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 일으킬 만큼 매달 날라오는 고지서를 쌓아놓지 않으려면 우리는 직업병과 싸우며 열심히 일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