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카락 수가 적다는 건 그다지 유쾌하지 않을 뿐 아니라 많이 초라해보이고, 우울하다.
스트레스가 심한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탈모로 고생하고, 탈모를 예방하는 제품이 넘쳐나고, 탈모가 심할 때 마지막 선택인 가발은 공기가 통한다, 수영을 해도 멀쩡하다는 등의 광고가 난무하다.
우리 엄마는 머리카락 수가 다른 사람에 비해 급격히 적다.
박명수가 뿌리고 다닌다는 흑채를 우리 엄마도 몇 년전부터 애용했지만 그걸로는 더 이상 해결이 안되자 급기야는 가발전문점을 찾게 됐다.
H사에는 여성을 위한 전문점이 따로 있고, 컴퓨터를 이용한 정밀한 가발을 맞출 수 있다는, 공기가 통한다는 광고를 믿고 갔다.
컴퓨터를 이용해 인체공학적 가발이란게 어떤가 궁금했는데 별거 아니었다. 그냥 머리를 본 뜨는 과정을 컴퓨터를 이용해 하는 것이었는데 하는 과정이 영~~신뢰가 느껴지지 않는 엉성한 작업이었다.
전체 가발은 200만원정도인데, 엄마는 부분가발로 100만원에 경로우대로 10%할인을 해 90만원에 결제했다.
베트남공장에서 일일이 수작업으로 만들어 오는데 한달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단다. 인모로 만든 가발이기에 1년 되기 전에 한번 정도 전체 수선을 해줘야 수명이 오래간단다. 그 수선기간이 적게는 20일에서 한달정도의 시간이 소요가 된다며 보통 2개의 가발을 맞춰 번갈아 사용하셔야 될 것이라고, 인모이기 때문에 수명이 그렇게 길지 않고 자주 파마를 해주면 안된다고, 처음에 자연스럽게 쓰는 것이 아무래도 어려우니 자주 오셔서 방법을 익혀가라는 등의 친절에 기분 좋게 한달 후를 기약하며 왔다.
한달 후 긴 생머리의 가발을 엄마 머리에 씌우고 엄마 머리 기장과 맞추어 자르고 파마를 하는 작업을 거쳐 드디어 엄마의 가발이 모양을 갖췄다.
뚜껑 가발을 쓰는데 많이 어색해하고, 엄마의 머리에 핀을 고정시키는 작업이 서툴러 H사에서 해준 것처럼 모양이 자연스럽게 나오지 않는 것이다.
그들이 광고하는 것처럼 그렇게 자연스럽지도 않았고, 더구나 공기가 통한다는 그 가발은 모자를 쓴 것보다 더 덥다며 여름에는 거의 사용을 못하시더라는~~^^;;
엄마가 60이 넘은 나이에도 머리 숱이 적어 외출하는 것조차 꺼리게 되면서 대안으로 찾고자 한 방법중에 하나가 가발이었다.
머리 숱이 적음을 자연스럽게 가려 자신감을 회복해보려 했던 엄마의 바램처럼 그렇게 자주 가발을 사용하지는 못하신다. 어느 날은 너무 더워서, 가발을 쓰는 것이 모자나, 스카프를 두르는 것보다 많이 불편하고 편하지 않기 때문이란다.
어제 소비자고발(KBS1) 프로그램을 보면서 다 이유가 있었구나 싶은 것이 그들의 행태에 황당하고 화가 났다.
우리 엄마도 저기서 했는데, 공기 통한다고, 여름에 사용해도 된다고 그랬어, 맞어, 맞어! 하면서 시청했다.
현재 국내에 탈모로 고민하는 소비자는 오천만 인구 중 약 6백만.
탈모관리시장의 규모는 한해 1조원에 육박할 정도로 확장일로를 걷고 있다. 1:1 맞춤 디자인에 각종 최첨단 공법으로 만들어 자연스럽다고 광고하는
고가의 명품가발들... 과연 이들의 주장은 사실일까? 취재진이 직접 업체의 가발들을 수거해 품질을 검증하고 탈모인의 약점을 이용해 폭리를 취하는
가발 업체들을 고발한다 - 이영돈 PD 소비자고발
아래 사진 출처는 '이영돈 PD 소비자고발' 에서 발췌해왔다.
가발업체 직원은 PD에게 방송이라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스킨의 두께가 0.03mm에 미치지 못하는 제품에 대해서는 제제작을 해주겠다고 말한다.
- 가발 담당자 : 저희가 제제작까지 생각하고 있습니다.
- 담당 PD : 정말요?
- 담당 PD : 방송나가고 나면 본인 것 들고 오시는 분들이 좀 생기시겠네요?
재제작 약속 하시겠습니까? - 가발 담당자 : 네, 고객님께서 원하신다면 그렇게 하겠습니다.
머리카락이 없는 사람의 고통은 절대로 당해보지 않으면 모른다. 오죽하면 그렇게 비싼 돈을 주고 가발을 쓰고, 그 가발의 관리를 위해 한 달에 적게는 한번씩 매장을 방문하며 한번에 10000~15000원의 돈을 내고 관리를 받는다.
원가 15만원도 안되는 가발에 몇 배의 폭리를 취하는 것도 모자라 거대 광고로 현혹까지 하다니!
우리 엄마의 뚜껑 가발은 이제 1년이 넘어 2년이 되가면서 그렇게 자주 사용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윤기를 잃어가고 머리카락도 많이 빠져 볼품 없어졌다. 다시 새것으로 교체를 해야할 시점인데 참,,,뭐라 말할 수 없이 씁쓸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