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나침반
장르가 액션 판타지다. 오랜만에 반지의 제왕 같은 거대작은 보나 싶어 기대했다. 그렇게 이 영화 분명 처음부터 하나도 놓치지 않고 자막을 읽고, 화면 하나하나 정확히 봤는데 뭔 내용인지 이해가 안된다. 영화를 보고, 그것도 모두관람가의 영화를 보고 뭔 얘긴지 몰라서 어리둥절해 하다가 영화가 끝난 건 메트리스 이후 처음이 아닐까 싶다.
물론, 반지의 제왕도 처음부터 완벽하게 이해하고 본 것은 아니다. 완벽하게 이해가 되지는 않았지만 영화를 즐길 수 있었고, 재밌었다. 근데, 황금나침반은 즐길 수 없을 만큼 어려웠고, 2편을 만들기 위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너무 느릿한 전개에 지루함가지 더해져 따뜻한 영화관에서 정신차리고 보기 힘들었다. 연신 하품해대면서 끝까지 한장면도 놓치지 않고 보기는 봤는데 어디가서 봤다고 말할 수는 없을 듯 싶다.
등장인물도 많아 누가 누구인지 혼동되고, 중요한건 쟤가 왜 저러는 건지 몰라서 몰입을 할 수 없는 거다. '피리부는 사나이'처럼 아이들을 납치해 모아놓고 사육(?)하는데, 피리부는 사나이처럼 목적이 있기는 있는 것 같은데 그 목적이 이해가 안되니 재미를 느낄 수 없는 거다. 그 아이들을 구출하는데 황금나침반을 이해하는 리라가 나서고 혼자 나서는 것이 아니라 이름도 혼동되고, 얼굴도 혼동되는 00족,00족들이 거들고, 거기다 왕자곰까지 한 몫을 거두는데...누구라도 붙들고 묻고 싶다. '근데, 쟨 누구야?'
불친절한 영화속에서 굳이 볼거리를 찾는다면 아역의 다코타 블루 리차드다. 영화 데뷔작임에도 그렇게 어설프지 않은 연기에, 귀여운 듯 하면서도 깡마른 삐삐같은 이미지를 풍기는 리라 벨라쿠아역으로 참, 잘 어울린다. 성숙한 듯 하면서도 소녀티가 물씬 풍기는, '아가씨'라 불리기 싫은 피터팬같은 청소녀다. 황금나침반을 이해하는 소녀로 분하는데 이 아이가 입고 나오는 옷이 하나같이 이뻐서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탐났다. 영화 뒷 부분에 아이가 쓰고 다녔던 하이디같은 털모자도, 아이가 입었던 무스탕도, 그에 어울리는 털이 복실복실한 어그부츠까지!
거기다 뽀얗디 뽀얀 아름다운 니콜키드먼은 아직도 너무 이뻤다. 바람직하다 못해 환상적인 기럭지에 거기다가 우아한 걸음걸이까지 더해 아직도 건재함을 보여주고 있는 듯 했다.
영화가 당최 이해가 안되다 보니 이렇게 등장 인물의 옷부터, 화장같은 소소한 거에 관심을 기울이며 보게 돼 영화 전체보다는 등장 인물 하나 하나만 기억난다.
거기다 후편을 기약하는 마무리까지 더해져 화장실 갔다 그냥 나온 것 같은 그런 기분으로 영화관을 나섰다.
중요한 건 영화를 다보고 시놉시스를 읽었는데 내가 본 영화가 아닌 줄 알았다는 거~~!!
판타지도 좋고, 액션도 좋고, 스릴러도 좋은데 그런데 말이다.
영화는 일단 관객이 보라고 만든 거니깐, 그것도 모든 관객 관람가 등급이라면 아무나 보고 쉽게 이해하며 즐길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관객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불친절한 영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