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이브기도 하고, 딸아이가 방학도 했고 여러 가지 이유를 붙여 마고리엄의 장난감 백화점을 봤다. 황금나침반 보면서 예고편으로 보면서 재밌겠다고 생각하면 나름 찜해 놓은 영화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영화를 본다는 것은 치열한 경쟁을 의미하는데 의외로 영화관에 사람이 적다. 뒷자석만 찼을 뿐 앞자석은 넉넉하고 거기다 멀티영화관 중에서도 몇자석 안되는 아주 작은 영화관이었다. 아이들로 벅쩍벅쩍 될까 걱정했는데 그렇게 아이들이 많지도 않고 하긴, 관객이 적은데 어떻게 아이들이 많을 수 있을까 싶었는데...역시나다.
작지만 착해보이는, 그러면서도 카리스마도 있는 더스틴 호프만이 243세의 장난감백화점 사장님으로 나온다.
하지만, 사장님으로 어울릴 뿐 그 이상은 없다.
마고리엄의 장난감 백화점 같은 곳이 왜 현실에는 없을까?
영화를 보고 아이와 마트에 들려 장난감을 샀지만 우리나라 마트든, 장난감 가게든 상관없이 장난감을 아이들이 원없이 가지고 놀게 하는 공간은 없다. 그저 전시만 되어 있을 뿐 그 장난감이 제대로 만들어져 있는지, 그 장난감이 가지고 놀만한지, 혹 금새 망가지는 것은 아닌지 전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가전제품만 해도 직접 사용은 못해보지만 전시용품이 있다. 열어보고 만져볼 수 있는 전시용품이 있는데 유독 장난감은 없다. 아이들의 손을 타면 잘 망가지고 감당이 안되니 그럴 수도 있겠다 싶지만 아이들 손이 탄다고 금새 망가진다면 장난감으로서 실격아닌가? 아이들은 상자안에 있는 장난감과 그 상자 겉에 적힌 설명서와 과대 선전문구만 보고 구매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게 사온 장난감을 단 30분도 못 가지고 놀거나 제대로 놀기도 전에 망가지거나, 선전문구랑 틀리게 아이의 관심을 끌지 못하는 것도 있다.
그런데 마고리엄의 장난감 백화점은 아이들이 원없이 장난감을 가지고 논다. 그러면서도 신기하게 사가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곳이 진정한 장난감 가게가 아닐까 싶은데...우리나라에는 왜 그런 곳이 없을까 아쉬웠다.
친구를 사귀지 못하지만 이상하게 조숙한, 모자를 모으는 에릭과 23살 같지 않은 순진함을 간직함 몰리, 거기에 우리의 어른을 대표할 만한 일만 아는 상상이란 알려고도 인정하려고도 하지 않는 헨리.
그들이 만들어가는 순정만화같은 영화는 어른인 나에게는 가슴 따뜻한 영화라고도 할 수 없는 뭔가 아쉬움이 많은 영화였다.
크리스마스를 맞춰, 크리스마스 이브에 개봉한 영화라면 뭔가 기적같은 것이 있거나, 뭐랄까 동심을 팍팍 자극하는 뭔가가 있을 줄 알았던 내게 마고리엄의 장난감 백화점은 너무 심심했다. 그래서 지루할만큼...
8살 딸아이한테 물어보니 어린이 영화를 어른이 봐서 지루할 수 있다는데...어른이 봐도 즐거운 온가족 영화로 만든 거 아니었나
많은 자극에 길들여져 내 눈이 그렇게 흐르는 강물같은 맑은 영화를 이해 못하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그래도, 그래도 너무 심심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