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에서 DM이 왔다. 음료 무료 쿠폰과 3만원 이상사면 주는 사은품쿠폰, 거기다 각종 할인 목록이 되어 있는 작은 쿠폰집까지.
딸아이와 무료로 주는 음료 쿠폰으로 코코아음료한잔, 커피한잔을 받았다.
음료를 주는 공간에는 한켠에 서점이 위치하고 있고, 옆에는 아이들이 가져다 볼 수 있도록 견본책들이 있다.
딸아이가 견본이라고 붙은 책을 가져다 읽으며 뜨거운 코코아를 마시는데 좀 불안하긴 했었는데 기어코 엎었다. '아, 뜨거~~~'하고 펄쩍 뛰는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아이의 왼쪽 다리의 무릎 밑으로 스타킹이 거의 젖은 것이다. 급하게 스타킹을 벗겨 보니 발등부터 발바닥 있는 곳까지 벌겆게 부어 올랐다.
코코아를 쏟자마자 청소하시는 아주머니가 어디선가 짱가처럼 나타나서는 바로 닦아주시고 나는 급하게 아이를 데리고 화장실에 갔다. 차가운 물에 발을 식히며 살펴보니 발갛게 부은 발등은 많이 부었다. 집에 가기 전에 청소하는 아주머니께 인사라도 드릴 참으로 코코아를 엎은 곳으로 갔다.
아주머니는 거의 청소를 다 해놓으시고 마무리 중이였다.
"죄송해서 어떻해요"
" 12층에 가면 의무실 있어요. 그쪽에 가서 연고라도 바르고 가세요"
아이의 발등을 보며 말씀하는 것이다.
12층 의무실에 아이를 데리고 갔는데 나이가 좀 드신 의무실에 근무하시는 선생님은 어찌나 친절하신지 엄마인 나보다도 더 살갑게 아이를 대하는 것이 아닌가.
"아이가 코코아를 엎어서요. 발등을 데었어요"
하며 냉동에서 은박지에 싼 뭔가를 꺼내는데 알로에란다.
"이리 앉히세요. 발 여기다 올려 놓을래?"
알로에 냉동시킨 것을 데인 발등에 마사지를 해주듯 문질러주는데 거의 10분을 넘게 알로에가 너덜너덜 해질 때까지 마사지를 한다. 한쪽 무릎은 땅에 댄 어정쩡한 자세로 말이다.
그렇게 마사지를 하고 데인 발등에 덴데 붙이는 거재와 화상연고(그것도 냉장보관된 연고다)를 듬뿍 떠 바르고 붕대로 감아주기까지 하는 것이다.
세상에~~아이를 키우면서 지금껏 병원에 많이 갔었지만 그렇게 친절하게, 살뜰하게 보살펴 주는 선생님은 뵙지 못했다.
언제나 환자에 치여, 진료실에 들어갈 때부터 "어떻게 왔어요?" 라는 질문을 받고 대답하며 의자에 앉아 진찰을 그것도 입 '아~~'벌리고 목이 부었나 어쩐가 확인하고, 청진기 두세번 가슴팍에 대보고 끝이다. 선생님의 얼굴은 1분이나 볼까말까하다.
그런 진료를 받고 3800원을 지불하고 처방전을 들고 약국으로 가는 기계적인 동선이 병원행인데 돈을 지불하지 않아도 그런 친절을 받을 수 있다니 감동이었다.
아이의 이름과 나이를 알려주며 의무실을 나오는데 선생님이 당부하신다.
"화상은 물에 닿으면 물집 생겨요. 물이랑은 극입니다. 오늘은 물에 안닿게 조심하세요~"
"고맙습니다"
엎드려 절이라도 하고 싶은 마음으로 인사를 하고 나왔다.
백화점이 화려하기만 한 곳은 아닌 듯 싶다. 아이와 나는 살뜰하게 치료받고 기분 좋게 백화점을 나섰다."선생님~~복 받으실 꺼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