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래전 홍콩에 갔을 때 일이다.
화장실에서 일보고 나오는데 아주머니 한분이 손티슈를 꺼내주면 "500"원 했다.
얼떨결에 휴지를 받아 손을 닦고 500원짜리가 없어 1000원을 건낸적이 있었다. 그 이후로 친구들과 같이 화장실에 가면 티슈를 붙들고 서있다가 "500원~아니다, 물가가 올라서 이제는 1000원하겠다" 며 패러디를 해보기도 하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이 오길래 그들이 우리나라 말을 조금이라도 하지 않나 싶어 당황스럽고 놀랍기도 했다.
이번에 중국 상하이를 방문했을 때 일이다.
길거리 매점상들은 능숙하게 우리나라 말을 한다. "만원에 5개" 하다가 눈길도 주지 않으면 "6개 만원"으로 바꾸며 쫓아오며 자꾸 개수가 늘어난다. 버스에 오를 때쯤이면 "10개 만원"이 된다.
그런데 개수도 아주 잘세고, 발음도 어눌하지 않다.
궁금했다. 일본인이랑 저들이 보기에 다르지 않을텐데 어떻게 우리가 한국사람인걸 알고 한국어를 쓸까 의아했다.
가이드의 친절한 설명에 의하면 한국사람들 단체는 이리저리 뿔뿔이 잘 흩어져 다녀 가이드가 바쁘게 뛰어다닌다는, 거기다 한국사람들은 깔끔한 옷차림 때문에도 표가 난다고 한다.
말만 잘 하는 것이 아니라 항주 '영은사'에 갔을 때는 놀랍고 자랑스럽기까지 했다.
한자, 영어, 일어, 그다음 우리나라 글씨가 적혀 있는 안내문이 곳곳에 있는 것이 아닌가.
우리나라 사람들이 얼마나 많이 이곳을 찾으면 매표소를 안내하는 표지판에도, 주의사항이 적혀 있는 표지판에도 전부나 한글이 있다.
순서가 제일 꼬라비라서 좀 걸리긴 했지만 한자만, 영어만 달랑 적혀 있는 거랑은 다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