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그럴까?
한참 재밌게 봤던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에서 나문희여사가 가사파업 했던 적이 있었다.
그러자 며느리 박해미가 도우미 아주머니를 불렀는데 나문희 여사는 불편해서 같이 좌불안석이었다. 일을 제대로 못시키고 도우미 아주머니가 돌아가면 그때서야 빨래도 하고, 베란다 청소도 했다. 일도 제대로 시키지 못할 뿐 아니라 앉히고 커피라도 타주고, 돌아가는 도우미아주머니한테 냉장고 반찬이며 당신이 가지고 있는 쌈지돈까지 찔러 넣어줘야 마음 편해했다.
보면서 참 많이 웃고 즐겼는데 나도 그럴 것 같다.
뭐, 돈을 더 준다거나, 음식을 싸준다거나 하는 과친절까지는 못하겠지만 가만히 앉아 책읽고 내일은 못할 만큼 상당히 부담스러웠을 듯 싶다.
제대로 일 못시키는 나문희 여사한테 똑 부러지는 목소리로 며느리 박해미는 말했다. "돈주고 일시키는 건데 왜 그러시냐고 시킬 것 있으면 시키라고.."그 말을 듣고 나문희여사가 뒤돌아서 그랬다.
"쟤는 남을 부려봐서 그렇지. 나는 부려본 적이 없어서 그래.."
많이 동감가는 말이다.
세차할 때도 그렇다.
주유소에서 주유하고 일정금액이 넘으면 1000~3000원 정도면 기계 세차를 할 수 있다.
기계 세차를 마치고 나오면 주유소 직원이 2~3명이 달라붙어 앞유리부터 뒷유리까지 물기를 닦아주는데 닦아 주는 동안 차안에 있는 나는 멀뚱거리고 앉아 있는 것이 여간 불편하고 부담스럽다. 나가서 같이 닦아야 할 것 같은...^^;;
내가 너무 없이 살아서 다른 사람의 서비스에 익숙하지 않아서일까?
식당에서도 이런 경우가 있다.
별거 안먹는데도 계속 우리 테이블을 맴돌며 물 한모금이라도 마시면 제까닥 채워주고, 김치가 반절이나 남았는데도 새로 갖다주기도 한다.
먹는 내내 누군가 우리를 지켜보고 있고, 비우기가 무섭게 재까닥 채워져 편한거 같으면서도 뭔지 모를 불편하다.
물론, 몇번씩 얘기해야 물 가져다주고, 반찬을 가져다주는 그런 불친절한 식당에 비하면 기분은 나쁘지 않다. 기분은 나쁘지 않은데 불편한 것이다. 나는 앉아서 먹는데 저들은 서서 저렇게 우리가 먹는 걸 주시하고 있으니 말이다.
부담스러운 것 중에 발리파킹도 있다.
백화점에도, 패밀리레스토랑에도 요새는 하다못해 자장면집도 발리파킹이 된다.
그들에게 운전대를 맡기면서도, 나중에 팁을 줘야할 것 같은 부담스러움에 불편해하고 들어갔다가 나올때는 천원자리 지폐를 수줍게 건내며 어떻게 건내야 저 사람이 작은 돈에 기분 상하지 않고 받을까 싶어 조심스럽고 불편하다.
너무 친절한 매장 직원때문에 그렇게 맘에 들지 않는데도 옷을 구매하고 나온 적도 있다. 아닐때는 'NO'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하는데 쉽지 않다. 그러고 집에 와서 후회한다. '사지말껄….' 그 친절 생각하면 환불도 못한다.
어떻게 하면 이런 서비스에 당당하게 편안함을 느낄 수 있으련지 모르겠다.
'여사님' 호칭을 들을 수 있는 지위와 재력이 되면, 그러면 가능해지려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