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다가 좋다 :: 이순재,나문희의 거침없는 하이킥
노무현 대통령 배너

수다가 좋다

'거침없이 하이킥'에서 부부로 출연해 더할나위 없이 웃음을 주었던 나문희님과 이순재님의 활약이 대단하다.
그분들뿐만 아니라 60이 넘은, 70이 넘었음에도 드라마의 주연으로 당당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데 그들의 주연이 어색하거나 생뚱맞지 않다.
발음 현찮은 지금의 젊은 완소녀, 꽃미남들에 비해 연기가 아닌 생활같은, 실제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한 그분들의 연기를 보고 있노라면 마음도 편하고 그만큼 보기 좋다.
그분들이 주연이니 당연히 소재 또한 불륜이랄까, 낯뜨거운 장면이랄까 하는 것 없이 받아들이기 좋은, 아이들과 같이 봐도 상관없이 떳떳(?)할 수 있는 그런 소재이다보니 더더욱 좋다.

지금껏 드라마의 소재라는 것이 불륜 아니면 출생의 비밀을 갖고 있는 신비주의 주인공이랄까, 또는 가난한 집 딸과 부잣집아들의 짝짓기랄까하는 소재였다. 기본은 짝짓기고 그 짝짓기를 위해 이야기를 만들고 꼬고 틀고 하는 것이었다면 요새 드라마에, 특히나 이순재님이나 나문희님같이 중년을 훌쩍 넘기신 분들이 주연으로 나오는 드라마는 짝짓기가 나오기는 하지만 뭐랄까, 그분들의 연륜이 묻어난 연기에 짝짓기따위는 그냥 묻어가는 느낌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거침없이 하이킥의 이순재님(출처 :IMBC)

사용자 삽입 이미지

거침없이 하이킥의 나문희여사(출처 :IMBC)


'거침없이 하이킥'에서 야동순재라는 닉네임까지 얻었던 이순재님은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해도 과언이 아닐 듯 싶다.
저번주까지 자리를 지켰던 '이산'의 영조로 분했던 이순재님의 카리스마는 그 자그마한 체구에서 어떻게 저런 힘이 뿜어져 나올까 싶을 만큼 멋진 모습을 보여줬다.
당쟁에 아들을 희생시켰던 비정한 아버지에서 손자는 지키고자 했던 할아버지로, 백성을 걱정하는 군주로 노련한 왕역을 보여줌으로써 이산의 부드러운 카리스마에 더 힘을 실어주었다.
그의 죽음에 눈물 찍 했던 마음은 '엄마가 뿔났다'에서는 며느리의 이름을 부르는 친근감 넘치는 시아버지로 나설때 안나설때를 확실하게 가리는 그런 이상적인 할아버지에 편안해졌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영조 이순재(출처 : IMBC)

한창 '이산'의 촬영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MBC '닥터스'에서 이순재님을 봤다. 엄청난 스케줄에 피곤함을 달래려 링겔이라도 맞고 기운을 차리려던 칠순다된 어르신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산', '엄마가 뿔났다' 에서도 그분의 피곤함은 엿볼 수 없다. 역시 프로다.

뿐이랴 나문희님의 행보도 엄청나다.
거침없이 하이킥에서 식신 아들 정준하와 콤비로 열심히 먹는 맑은 모습으로 웃음을 주었던 그녀의 모습이 잊혀지기도 전에  '깍두기'에 출연하고 끝나자 마자 '천하일색 박정금'에 출연중이다.
1961년 MBC 라디오 1기 공채성우로 데뷔해서 그런가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가늘면서도 경쾌하다.
나문희님은 드라마뿐만 아니라 영화도 다작이다. '권순분 여사 납치사건', '화려한 휴가', '그놈 목소리', 그리고  '걸스카우트'까지!
41년 생이면 우리엄마보다 1살이 더 많은 연세임에도 빤질빤질한 피부를 자랑하고 큰 키에 체격도 좋은데다 시장에서 자판을 벌여도, 몸빼바지에 식당집 아주머니로 나와도, 멀쩡히 차려입은 사모님으로 나와도 우울하지 않다. 밝고 경쾌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권순분납치사건의 나문희(출처 : 맥스무비)

이들뿐 아니라 '엄마가 뿔났다'는 60대 후반인 김혜자(41년생), 백일섭(44년생), 강부자(41년생),김용건(46년생)등이 주인공이다. 그나마 젊은 측에 드는 배우가 장미희(1958년생)다. 60대 후반의 여배우가 주인공인 드라마에선 자식들의 결혼에 대한 이야기를 엮어내는 이야기지만 그들의 짝짓기는 묻어간다. 연기라고 믿기 어려울만큼 자연스러운 그들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그냥 편안하고 재밌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엄마가 뿔났다 출연진(출처 : KBS)


점점 그분들의 활동영역이 넓어지길, 단순한 짝짓기 드라마의 엄마, 아빠로 분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낼 수 있는 그런 드라마가 점점 많아졌음 하는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