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다가 좋다 :: '추격자' 뛰고 또 뛴다
노무현 대통령 배너

수다가 좋다

'뭐 묻은 놈이 뭐 묻은 놈 나무란다'는 말을 여기다 붙이면 안되는 걸까?
영화 '추격자'에는 정의로운 사람은 나오지 않는다.
아웃사이더의 삶에서도 더 극으로 치닫는 살인마와 그 살인마를 쫓는 악덕포주가 나올 뿐이다.
살인마와 포주를 둘러싼 경찰들과 무능력한 검사가 주변인물처럼 나온다. 왜 드라마나 영화에서보면 '지나가는 이1',' 지나가는 이2' 있지않나.. 경찰은, 검사는 그렇게 스쳐지나가는 듯 존재의미가 부실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출처 :추격자 사이트


그러다보니 더더욱 부각되는 이가 살인마 지영민(하정우)다.
'히트'에서 그는 날라리 초년 검사였다. 큰 키에도 작은 얼굴때문에 그렇게 커보이지 않는 신체구조상 특별히 그는 선 굵어 보인다거나 카리스마 팍팍 뿜어 나오는 그런 이미지는 아니다. '히트'에서 연상녀 고현정과의 야릇한 애정 기류도 머뭇머뭇한 듯 닭살돋게 재밌었다.

'히트' 이후로 그가 출현한 영화를 챙겨본다던가 하는 애정은 갖지 못했지만 '추격자'에서의 그는 완벽한 살인마로 분했다. 약간은 모자란듯한, 빈듯한 태도를 보였던 모습이 망치들고 살기 등등한 눈빛에 얼굴 근육까지 파르르한 떨림으로 마무리하는 그의 모습은 영낙없는 살인마였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검거된 지영민(출처 : 추격자사이트)

그럴때 있지 않나? 너무 화났을때, 감정조절 안됐을 때 밖으로 들어내기 싫어 웃는데 눈밑 근육떨릴때...그거는 손으로 가리기 전에는 절대로 제어가 안되는 안면근육의 떨림인데 하정우라는 배우는 얼굴 근육까지 자유자제로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것인지, 그만큼 살인마 지영민한테 몰입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전자이든, 후자이든 그는 대단한 연기자다.
컴컴한 골목길은 미로처럼 끊임없이 이어지고 그 골목길을 미친듯이 도망하는 자와 쫓는자가 뛰고 또 뛴다. 그 숨가뿜이 아직도 내 귓가를 맴도는 듯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제껏 봐왔던 하정우와는 너무나 다른 모습의 살인마 지영민(출처:추격자)


손동작 하나까지 세심하게 살인마의 모습이었던 하정우는 이 영화를 끝내고 많이 공허하지 않았을까…

사람만 안죽였지 인간 흡혈피같은 출장안마소 사장 중호(김윤석)도 만만치 않다..
 2006년 KBS '인생이여 고마워요' 에서 유호정의 남편으로 분했던 그는 목소리 좋은, 넉넉해 보이는 좋은 남편이었다. 이번에 그를 '추격자'에서 만났다.
'오빠'란 호칭을 듣지만, 전혀 오빠답지 않은 가차없음으로 식은땀 뻘뻘 흘리며 아프데도 출장보내는, 그러면서도 돈은 벌지 못하는 듯한 삶에 찌든 전직 형사다.
손님에게 갔다 실종된 여자들을 팔아넘겼다는 굳은 믿음으로 막무가내 폭력을 휘두르는데서는 약간 오버한다 싶었지만 그래도 무능한 경찰보다는 나았다.
김윤석은 엄청나게 뛰느라 다이어트가 되었다는….영화 내내 뛰어다녔던 것 같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옆에 지영민의 쓰러진 모습이 보인다.전직 현상 중호(출처 : 추격자)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제지하는 것만 잘하는 경찰과 맞선 중호(출처:추격자)


영화 마지막에 보여줬던 그의 모습은 뭘까.
미진을 사랑했다는..자신도 모르게 그래왔다는 것일까??

영화는 그렇게 여운을 남기고 끝났다.
끝나고도 찝찝함을 어찌 할 수 없어 불 켜지고도 한참을 앉아 있었다.


'추격자' 그들의 연기는 훌륭했고, 스릴러로서도 충분히 음산했고 긴장을 풀 수 없이 볼만큼 훌륭했는데 근데, 이 찝찝함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