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이 담임선생님은 나이가 지긋하신, 손주까지 있는 연세다.
나이만큼 더 푸근하게 아이들을 감싸고, '호호아줌마'같은 선생님이지 않을까 내심 기대하며 새학기를 시작했다.
근데, 결코 '호호아줌마'같은 선생님은 아닌 듯 하다.
아이들이 떠들거나 규칙을 어기거나, 선생님 말씀에 토를 달면 바로 꿀밤이 날아온다.
그 꿈밤은 주로 남학생들한테만 한정된 듯 싶었다. 3월 2째주까지만 해도...하지만, 그 꿀밤의 적용범위는 반 여학생들한테까지 미쳤고 딸아이도 수업시간에 떠들었다고 꿀밤을 맞고 왔다.
엄마인 나한테 혼날 것이 걱정되서인지 말을 안하던 딸아이는 다음날 아침밥을 먹으며 머리를 만지는 것이다.
"너 왜 그래? 머리 아퍼?"
"아니, 어제 선생님께 맞은데가 아퍼서…"
"왜 맞았는데?"
"짝꿍이 말시켜서 대답하느라…"
"그러게 수업시간에 왜 떠들어?"
수업 방해했으니 그럴 수도 있겠다싶었다. 그러면서 딸아이를 잡고 타일렀다. 절대로 수업시간에 떠들지 말고 꿀밤맞을 행동하지 말라고…머리맞음 머리 나빠진다는 말도 곁들였다.
근데,담임선생님의 채벌을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남학생중 하나가 수학시간에 문제를 못풀어 선생님께 자석봉으로 머리를 맞았다는 것이다.
자석봉으로 머리를? 왜 하필이면 머리를 때릴까..더더욱 딸아이를 조심시켰지만 불안했다.
그러던 어느날, 1학년때도 같은 반이었던 딸아이 친구 00부모님이 00와 함께 등교해 선생님과 상담을 하고 갔다는 소문이 들렸다.
00의 엄마와 친한 내가 무슨 일이냐고 문자를 해도 '속상한 일이 있어서…'하고 말을 아껴 더더욱 궁금했다.
며칠 뒤 00의 엄마와 점심을 먹었다. 00의 엄마는 속상하다며 털어 놓았다.
00가 체육시간이 거의 끝나갈 무렵 힘들다고 누워다는데 그걸 본 담임선생님께서 탱탱볼을 00의 얼굴의 향해 날렸고 정확하게 맞았단다. 그날 집에 돌아온 00는 그 이야기를 털어놓는 중에 팔다리에 일시적인 마비가 올만큼 아이한테는 대단한 충격이었던 모양이다.
이래선 안되겠다 싶어 00의 부모는 다음날 아이를 등교시키며 선생님을 뵙고 앞으로 그런식의 채벌은 하지말어달라고 말씀을 드렸다는데 담임선생님의 마지막 한마디가 걸작이다.
"그렇게 공주처럼 약하게 키워서 어쩌시려구요?"
그날 이후 00에게 더 이상의 채벌은 없었다. 하지만, 점점 반에서 그림자가 되가고 있는 듯 하다.
잘하면 주는 스티커상도, 발표하려고 손을 들어도 소용없는 그림자 말이다.
00의 엄마는 속상하다며 어쩌면 좋냐고 하소연이다.
나라고 뾰족한 수가 있겠나..나도 아이를 학교에 맡긴 힘없는 학부모인 것을!
학교에서 눈을 다친 딸아이가 선생님께 "선생님, 눈이 안보여요" 라고 했음에도 아이의 상처는 볼 생각도 하지 않은 선생님은 그저 건성으로 말씀하셨단다.
"보건실 가봐"
딸아이는 피가 흐르는 눈을 부여잡고 1층의 보건실까지 갔단다. 그 이야기를 딸아이한테 전해들으며 많이 울었다.
어떻게 담임선생님이란 사람이 아이가 눈이 안보인다는데.. 그럴 수 있을까.
아픈눈을 감싸고 계단을 내려가다 구르기라도 했다면...생각도 하기 싫은 끔찍한 일이 벌어졌지 않겠나.
눈에 뭐가 들어갔나 싶을 정도로 대단치 않은 일이라 생각하셨는지는 모르겠지만 한번쯤을 살펴봐줬어야 하지 않았을까 싶은 마음에 엄마인 나는 많이 화났고 5일만에 등교시킨 오늘도 담임이 곱게 보이지 않았다.
이런 내가 무슨 말을 해줄 수 있겠나..하고 싶은 말은 16부작 미니시리즈로도 부족하지만, 내 아이가 그 교실에서 수업을 받는 한 내가 참지 않으면 아이한테 불이익이 가지 않을까 싶어서다.
어떻게 하는 것이 옳바른 학부모의 태도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