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이는 초등학교 2학년이다.
이 딸아이가 2학년 들어가고 얼마 되지 않아 눈을 다쳐 한동안 병원신세도 졌고, 마트에서 라벨에 걸려 무릎을 뜯기기도 했고, 차에 받칠 뻔 하기도 했었다.
특히 조심조심해서 다니라고 언제나 학교갈 때 당부를 하는 것이 이제는 버릇이 됐다.
휴대폰이 울렸다. 모르는 발신자 번호가 떴다.
"여보세요"
"엄마"
어머, 학교에 있어야 할 아이가 전화를 했다. 저번처럼 다치기라도 한 것일까 놀랜 마음에 말이 빨라졌다.
"너 학교 아냐? 어디 아퍼? 어떻게 전화했어?"
"학교야~~허리 아퍼서 보건실 가는 중에 전화하는 거야"
"허리가 왜 아퍼?"
"읽기책을 준비해야 하는데 깜빡하고 안꺼내놨어. 그래서 1시간 내내 서 있었어"
"미리미리 준비했어야지. 근데, 허리는 왜 아퍼?"
"1시간 내내 서 있었더니 허리가 아프잖어. 그래서 선생님께 허리아프다고 보건실간다고 나왔어"
"뭐? 벌서서 허리아프다고 보건실 간댔다고?"
"어"
"근데, 전화는 어떻게 하는거야? 돈 없잖어"
"엄마 모르는구나. 긴급통화누르면 전화할 수 있어"
"어이구, 빨리 교실로 들어가. 끊어"
"어"
도대체 이 딸을 어찌하면 좋을까.
수업 준비를 제대로 안해 1시간 동안 서있었다고 선생님께 허리 아프다고 보건실 가겠다니..선생님은 얼마나 황당했을까..그것도 모잘라 엄마한테 전화까지 하다니..
근데, 그것이 사건의 끝이 아니었다.
하교길에 만난 딸아이는 말이 많았다.
"엄마, 2시간 동안 벌섰어"
"아까는 1시간이라며"
"그게 쉬는 시간 동안 선생님이 뭘 쓰라고 했는데 내가 그거 안쓰고 엄마한테 전화하고 있었잖어. 그래서 선생님이 또 서있으라고 했어. 6교시도 서 있었다!"
엽기다. 어떻게 저렇게까지 상황파악이 안될까..
어디서 부터 어떻게 아이를 이해시켜줘야 할지 난감할 뿐이다.
그래도 2차로 벌설 때는 무안했는지 뒤돌아 훌쩍였단다. 그랬더니 담임선생님 말씀이 "누가 우나?" 하더란다.
그 이야기를 전하며 딸아이는 이상하다는 듯이 말했다.
"근데, 선생님은 내가 우는 걸 어떻게 알았지?"
그냥 웃었다.
아이한테 뭘 설명하기보다는 아이니깐 가능한 일이겠거니 하며 넘어가기로 한 것이다.
좀 더 크면 그런 행동을 하라고 해도 못 할텐데...벌서는 것도, 선생님께 혼난 것도, 울다 들킨 것도 아무렇지 않게 말할 수 있는 딸아이의 천진함에 웃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