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의 아들 성현이 초등학교 다닐 때다.
1학년 2학기 때 새로운 학교로 전학을 가게 된 성현이는 매일 목 근처가, 손등 근처가 빨갛게 부어 왔다.
"여기 왜 이래? 꼬집었어?"
"선생님이 꼬집었어"
"선생님이 왜? 장난쳤어?"
"그럼, 손등은 왜 그래?"
"선생님이 이쑤시게로 찔렀어"
아이가 어떤 장난을 쳤어도 그렇지, 어떻게 이쑤시게로 아이 손등을 찌르고, 목덜미를 꼬집었으면 이렇게 빨갛게 부풀어 오나 싶어 지인은 많이 속상해 했었다.
말 그대로 지인은 속상해만 할 뿐이었다. 선생님께 그 어떤 말도 못했다. 성현이한테 혹 피해가 갈까 싶어서 벙어리 냉가슴 앓았고 그렇게 1학년을 보냈다.
주위에선 선생님이 바라는 게 있어서 그런 거다. 가서 좀 찔러주라고 충고 아닌 충고를 했고, 그때만해도 아이가 어렸던 나는 거품을 물었었다.
그런 선생은 절대로 그냥 놔두면 안된다고, 교육청에 찔러서 짤라야 한다고 많이 흥분했더랬다.
근데,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나는 순한 양이 되었다.
선생님 말씀이라면 거의 "네~~"다. 따지고 싶은 것이 있어도 침 한번 꿀떡 삼키고 넘어갔고, 아이가 불이익을 당하고 와도 그냥 넘어갔다.
아이가 볼모로 있는데 학부모가 어디 감히 덤비겠는가
지인의 딸은 2학년이다.
60이 다된 선생님이 담임인데 툭하면 아이들 꿀밤을 때리고, 자로 입을 때리기도 하고, 자석봉으로 아이 머리를 때리기도 한다.
채벌이 손바닥을 자로 때리는 것도 아니고, 선생님 기분에 따라 틀려지는 마음대로 채벌이다.
처음엔 엄마들이 거품을 물고 그냥 있으면 안된다고 난리였단다. 그 중 한 엄마가 총대를 메고 엄마들 서명을 받아 교장실에 투서해야겠다고 나섰다. 그러자 잠잠 해졌다.
아이가 맞고 오는 걸 알면서도 '1년만 버티면 되지…' 하더란다.
거의 모든 부모가 이렇다. 내가 만난 학부모들은 나처럼 선생님께 따지고 싶어도 따지지 못하고 그냥 넘어간다. 아이가 맞아도 그냥 넘어간다.
아이가 볼모로 있고, 괜히 들이대다 아이가 그림자 취급 받지 않을까 싶어 다들 참는다.
가끔 뉴스에 간을 토끼한테 넘긴 학부모들이 출현하긴 한다.
선생님을 때렸다는 학부모가 있기는 하다. 뉴스에 나올 만큼 아주 극히 드문 숫자다.
100에 1명 정도나 될까, 나머지 99명은 전부다 아이를 위해 고개 숙이는 학부모다.
그런데, 그 몇 명 때문에 학부모 학교 출입 제한을 하겠단다.
교육의 질은 사교육에 밀리고, 인성이 제대로 갖추지 않은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폭력을 휘둘러도, 사고가 나도 쉬쉬하는 학교가 이제는 허락받은 학부모의 출입만 허용하겠다니 뉴스 듣는 학부모 기암할 뻔 했다.
도대체 급식도우미로, 녹색어머니로, 학교 행사 때마다 불러 열심히 노동시킬 때는 학부모 시간 같은 건 전혀 고려하지 않으면서 이제 학부모가 학교를 찾을 땐 허락을 받아야 한다니 어찌 황당한 뉴스가 아닌가.
도대체 교총이라는 곳은 뭐하는 곳인지 모르겠다.
겁 없는 몇 안되는 학부모로 인한 교권침해가 그들에게 제일 큰 문제일까.
각계의 충분한 여론 수렴으로 결정했다는데...도대체 누구의 의견인지 의아할 따름이다.
출처:SBS
학부모가 학교에 찾아와 교원을 폭행하는 것과 같은 교권 침해를 막기 위해, 학부모 등 외부인의 학교와 교실 출입을 엄격히 제한하는 교권보호법 제정이 추진됩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이런 내용의 법안을 마련해 한나라당 임해규 의원과 공동으로 1일 의원회관에서 토론회를 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