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 주 '엄마가 뿔났다'는 가족 드라마라고 하기엔 짜증의 강도가 셌다.
한자의 짜증이 전이되는 느낌이랄까.
장마로 꿉꿉하고, 끈덕끈덕한 게운치 못한 기분에 보태기라도 하듯 그렇게 한자아줌마의 짜증은 거의 히스테릭한 수준이었다.
나이들면 그만큼 넉넉해지고 포근해진다는 것은 절대 이론상에만 존재하는 듯 하다.
우리 엄마만 봐도 그렇다.
엄마가 협착증으로 수술 받은지 이제 한달이 넘었다. 6주만 복대를 하고 그 이후부터는 푸르고 생활해도 된다고, 구부리는 것도 가능하다고 했지만 엄마는 아무것도 하려고 하지 않는다. 하면 큰일나는 줄 안다. 이 더운 날씨에도 목욕을 시켜드리지 않으면 꿉꿉함을 참고 버틴다.
그러니 엄마의 짜증도 거의 한자 아줌마 수준이다. 하루만 전화를 걸러도 "바빴니?"란 볼멘소리가 수화기 건너편으로 들리고, 거기에 점점 잔소리가 늘어가고 있다.
엄마를 드라마에서도 보는 듯 하여 더 짜증이 났다면 나는 못된 딸일까.
바쁜 딸이 전화안했다고 일하는 딸한테 퍼부어 대지를 않나, 같이 살면서 잠깐도 손주도 봐주지 않는 아주 이기적인 할머니로, 넉넉한 남편한테는 이석(강부자)의 말마따나 쟁쟁되고 있다.
김수현 드라마의 모든 주인공이 속사포처럼 쏟아 내는 대사를 하지만, 김혜자는 자신만의 톤으로 자신의 어눌하면서도 느릿한 말투로 한자를 표현했다.
근데, 그 한자 아줌마가 많이 짜증이 났다.
몸이 괴로워 주변 사람들에게 짜증내는 것도 이제 한달이 넘어가자 슬슬 꾀가 나려고 하는데 수술한 것도 아니고, 특별히 어디 불편한 것도 아니면서 한자 아줌마는 지나치다 싶을 정도다.
맘에 들든 안들든 자식들이 짝찾고, 특별히 경제적으로 쪼달리는 것도 아닌 듯 보이는데, 사람 사는 거 거기서 거기고 특별히 보채는 아이가 있는 것도 아닌데 뭐가 그렇게 불만인지 모르겠다. 갱년기 증상이라고 한다면 뭐, 할말은 없지만...
지금 이 시대의 할주머니들은 대표하는 것 같아 더더욱 씁쓸하다.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젊은 자식들도 만만치 않게 힘들다는 걸 좀 알아주셨음 좋겠다.
아이한테 들어가는 말도 안되는 사교육비에, 집값은 날이 갈수록 오르고 또 올라 내 집 한칸 마련하기 헉헉되고, 자식 노릇하느라 버겁다. 이런 자식들의 심정도 좀 살펴주셨음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