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하고 시집이 생겼다. 시집? 시댁? 암튼, '시'자가 들어가는 사람들과 관계를 맺은지도 10년이 거의 다 되간다.
그 동안 '시'자가 들어가는 시금치도 먹고 싶지 않은지 알게 됐다. 뭐, 그렇다고 내가 지나치게 대단한 시집살이를 한 건 아니다.
하지만, 한 다리 건너 사람이 그것도 '시'자 들어가는 사람의 곱지 않은 말은 유난히 곱지 않게 들리기 마련이더라는 거다.
같은 말이라도 엄마가, 또는 친언니가 하면 고까와도, 마음에 상처를 입어도 툴툴대며 그냥 넘어 가진다. 당연히 마음에 쌓이고 말것도 없다. 근데, 이것이 '시누이'란 호칭으로 불리는 사람이 고까운 말을 하면 이상하게 되새김길 하게 되고, 혹 그 말에 뼈가 있는 건 아닌가 생각이 되는 것이다.
이번 사건(?)도 별 것 아니라면 별 것 아니다.
근데, 두고두고 되새김길 하며 기분 나빠하고 있다.
어머니 생신때 시집 식구들이 다 모였다.
아이 아빠의 누나 넷은 1년에 2번 모인다. 명절때는 서로 어긋나 못 만나고, 시어머니, 시아버지 생신 때 모이게 되는데 그때가 되면 마음이 답답해지는 증세가 생긴다.
물론, 만나면 언제 그랬냐 싶게 반갑게 얘기 놔누고 즐겁게 보내다 온다.
이번 어머니 생신 때다.
강원도에 사는 막내 형님네는 초딩6년생인 여자아이와 고딩1년생 남자아이가 있다. 거기다 둘째 형님네 딸아이는 중딩2년생이다. 그러니 청소년들이 어린이랑 놀기에는 수준차이가 심한지 딸아이와는 제대로 놀아주려 하지 않는 것이다. 자기네들끼리 이야기를 하느라 딸아이가 끼면 아기 달래듯 하다가 딴 곳으로 가버려 딸아이는 왕따가 되버렸다.
청소년들은 지들끼리 놀고픈 마음에 가버리고, 딸아이는 열심히 오빠, 언니들을 쫓아다니고…1박 2일이 그렇게 안놀아 준다고 징징대는 딸아이와 한창 사춘기인 반항기 어린 언니, 오빠들의 신경전이었다.
"아연(초딩6년)이는 얼마나 더러운지 몰라. 책상위를 볼 수가 없어..어지럽히기는 또 얼마나 어지럽히는지.."
막내 형님의 말씀이다.
"그래요? 1학년 때는 책상위고, 서랍이고 볼 수가 없을 정도로 끔찍하게 지저분해서 틈 날 때마다 잔소리했는데..2학년이 되니깐 어느 순간부터 깨끗해졌어요. 책상을 언제나 깔끔하게 정리하더라구요."
"그래? 그렇게 정리 잘하고 깔끔떠는 애들이 친구가 없더라."
"네?"
"우리 아연이는 친구 많어"
정리정돈을 잘하면 친구가 없다?
거 참, 시누이가 말한 것이 아니고 엄마나, 언니가 말했다면 그렇다면 침튀기며 반박했을 것이다. 하지만, 시누이 아닌가..그냥 썩소만 지었다.
지인은 남동생이 결혼하고 올케가 들어왔을 때 결심 했더란다.
근데, '시누이'라는 위치가, 이름표가 그런 친근한 사이가 되기엔 버거웠는지 남동생이 결혼하고 1년쯤 지났을 때 그랬다.
"포기했어. 시누는 시누더라.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서로 힘들더라구"
그렇지..사람 관계라는 것이 남편과 결혼하면 맺은 관계니 아무래도 피를 나눈 형제만 하겠는가.
어떤 관계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부부간에도 말조심 해야 하는데 시누랑은 더 조심해야 하지 않겠는가.
날이 더우니 그냥 넘어갈 수도 있었던 말이 목에 턱 걸려 짜증과 동반된 화를 불러온다.
다 덥고~다 짜증난다. 서로서로 조심하는 수밖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