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여자'가 점점 클라이막스를 향해 치닫고 있다. 아니, 이번 주에 사월이가 최교수를 '엄마'라고 부르며 모든 것이 원점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닌가 살풋 생각했는데..작가는 시청자인 나보다 한 수 위였다.
두 자매의 얽갈린 삶이, 누구의 업보인지는 모를 그들의 평탄치 않음이 만만치 않아보여 누구의 편도 들지 못하고 갈팡질팡한 마음이다.
사월(지영-이하나)의 언니에 대한 불타는 복수심은 당연하다.
그녀는 20년이란 세월을 따뜻한 가정에서 모든 걸 누릴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언니때문에 벗어나 생활했고 그로인해 잡초같은 삶을 살았다.
자신을 버린 언니에 대한 미움이 너무 커 누구를 헤아릴 만한 여유가 없어 보이지 상황이다. 그녀의 복수심이, 그녀의 분노가, 그녀에겐 당연한 권리였는데 빼앗겼다는 울분을 고개를 끄덕이며 이해한다.
근데, 그의 언니 도영(김지수)는 더더욱 이해되니 도대체 누구의 편을 들어야 할지 모르겠다.
"아무도 나를 아껴주는 사람이 없어서 나라도 아껴줘야 해." 그래서 이기적일 수 밖에 없다는 변에 겉으로 뵈기엔 멀쩡한 가정이란 울타리안에서 20년 넘게 동생을 내치고 살았지만, 그녀의 삶이 결코 녹녹치 않았음을 그녀가 얼마나 외로웠는지, 얼마나 사랑을 그리워하는지 절절히 느낄 수 있어 그녀가 안스럽고, 그녀가 저럴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공감한다.
도영은 악녀가 아니다. 악녀는 최교수(정애리)다.
최교수 같은 사람이 입양을 하다니, 입양을 하는 조건 중에 인성검사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그녀는 내놓고 도영을 학대했다.
그 학대를 견디다 못해 12살의 도영은 동생을 내버릴 생각을 했었고 결국은 버린 셈이 됐다.
기억을 되찾게된 최교수의 화는 말그대로 마귀할멈보다 더한 그것이었다.
침대에 애처롭게 누워있는 도영을 향해 드럼통(?)의 물을 들이 붓는 장면은 거의 경악스러웠다. 그것도 모잘라 도영을 앞에 두고 도영의 가슴에 송곳을 찔러대는 듯한 대화까지 웃으며 한다. 어떻게 사람이 저렇게 악할 수가 있을까 싶을 정도다.그런가하면 천연덕스럽게 6살에 입양했다고 말하는 최교수는 많이 무섭다. 저런 가정에서 20년을 넘게 학대 아닌 학대를 받고도 멀쩡한 정신으로 사는 것이 대단한 것 아닌가 싶을 정도로 최교수의 냉랭함은 도를 지나쳐 보인다.
그것도 모잘라 "투명인간 취급하려고 들어오라고 했어요?" 하는 도영의 질문에 최교수는 아주 날카로운 말투로 똑 잘라 말했다.
"넌 네가 한 짓을 잊어버렸니?"
어찌나 냉정한지 그대로 보는 이도 서늘해 진다. 굳이 남량특집극이 필요없을 정도의 차가움이다.
도영과 지영의 불행엔 최교수가 발단이었고, 최교수의 만행(?)을 옆에서 방관한 본부장도 한 몫을 했다. 자식을, 그것도 친자식을 잃어 버리고 입양한 딸을 키웠던 20년 세월에 대한 분노라고 해도 최교수는 지나치다 싶을 만큼 도영에게 냉정하고 차갑다.
낳은 정보다 기른 정이라는데 그렇지도 않은 듯 하다.
미워할 수 없는, 나라도 그럴 수 밖에 없는 것 같은 도영과 지영의 처지가 점점 딱하다.
'태양의 여자'는 점점 도영을 궁지로 몰고 있다. 회장이 도영을 빨리 찾고, 도영이 기댈 수 있는 따뜻한 엄마같은 남자 동우(정겨운)한테로 안착해 남은 삶을 좀 더 따뜻하게 살게 하려나..
다음 주는 실타래가 풀리며 좋게 좋게 마무리가 될 듯한 냄새가 풍기긴 하는데 뻔한 이야기를 뻔하지 않게 만들고 있는 작가의 역량으로 봤을 때 두고 봐야 할 듯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