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다가 좋다 :: 아이들 싸움에 대처하는 법 따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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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가 좋다

딸아이가 방학을 하고 일주일이 지났다.
중간중간에 수업도 듣고, 피아도 학원도 다니고, 영어학원도 다녔지만 학교 다닐 때와는 비교도 안되게 시간이 많이 남았다.
갑자기 남아도는 시간에 아이는 처음엔 당황하는 듯 "심심해~~~"를 연발하고 다니더니 일주일만에 완전히 적응했다.

남아도는 시간에 친구들과 영화 관람하는 것도 추억거리다 싶어 친한 친구 3명을 묶어 영화관람을 시켜주고 점심까지 먹였다.
조조로 뿌듯하게 50% 절약된 금액으로 영화를 보고, 식당가에서 돈까스로 맛나게 점심도 먹었는데 이 아이들이 투닥투닥 하다가 싸운 모양이다.
누가 먼저 잘못을 했는지, 누가 어찌했는지 따지기도 전해 그 중 A양의 엄마가 아이를 잡고 그냥 집으로 가버렸다.

A양이랑 딸아이랑 친하게 지내는 만큼 A양 엄마랑도 꽤 친분을 유지했다.
나이도 동갑에, 아이까지 1학년 때 이어 2학년때도 같은 반이니 급속도로 친해질 수 밖에 없었고, 친구들은 1년에 1~2번 만나기도 어려운데 반해 학기중에, 방학을 하고도 꾸준히 아이라는 연결고리로 만날 수 있는 사이다 보니 친구들 만나는 횟수보다 곱절은 많은 횟수만큼 만나고, 이번 휴가도 같이 잡을 만큼 친구들보다 더 가까운 사이라고 생각했다.

근데, 아이라는 연결고리로 만난 사이라 그럴까.
누가 잘못해서 싸우게 됐는지 시시비비도 따지기 전에 아이를 데리고 가버린 A양 엄마는 주말 내내 내 문자도, 전화도 건성건성으로 건너뛰었다.
뭐, 바쁜가...했다.

설마 그날 싸운 것 때문에 그러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오늘도 오전에 문자를 넣었는데 전혀 답변이 없는 것이다. 바쁜 일 있나...그냥 그러고 넘어갔다.
근데, 그 횟수가 점차 쌓이니 고개가 갸웃 거려지더라는…

그리고 연결된 통화에서 A양의 엄마는 속내를 드러냈다.
그날 A양을 엄청나게 혼내고 난 후에 A양이 울면서 사건의 전말을 전하는데 A양의 잘못이 없더라는 거다. B양과 딸아이를 중재하는 가운데 생긴 일인데 A양만 혼냈다고..그래서 A양의 마음이 많이 상했다고, 딸아이한테 실망했다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나는 아이싸움에 절대 끼지 않는다.
아이들의 문제는 아이들끼리 해결하는 것이 가장 바른 방법이고, 엄마가 아닌 객관적인 입장의 타인이 중재를 한다면 모를까 '엄마'라는 주관적인 잣대를 가지고 그 누구의 편을 들게 되면 오히려 더 큰 오해를 불러 아이 싸움이 어른 싸움이 된다는 쪽이다.

아이들이라는 것이 아주 많이 이기적이라 모든 자신의 유리한 쪽으로 말을 하기 마련이기에 절대로 '엄마'라는 잣대로는 제대로된 판가름을 내리기 어렵다는 것이다.

지금 껏 친구들끼리 만나 투닥거릴 땐 지들끼리 알아서 해결할 수 있도록 내버려 뒀는데...아이들 싸움에 특별한 노하우는 없는 듯 하다.


살아가면서 제일 많이 어려운 것 중의 하나가 대인관계다. 그 중에 제일 피곤하고 해결하기 어려운 것이 아이들싸움에 얽힌 엄마들과의 관계가 아닐까 싶다. 아무리 내 쪽에서 한다고 하더라도 빈틈은 있기 마련이고 그 빈틈이 이런 오해를 불러오기도 한다.

그날 그 자리에서 시시비비를 따졌더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고, 그냥 애들끼리 내버려뒀더라면 낫지 않았을까 싶디고 하다.


딸아이한테 A양이 얼마나 마음이 상했는지 전하며, 내 맘하고는 상관없이 다른 사람의 오해를 사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고 딸아이한테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내 말을 딸아이가 제대로 이해할까 싶었다.
엄마인 나도 제일 어려운게 사람과의 관계인데 9살 딸아이한테는 너무 풀기 어려운 문제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시간이 지나면 오해도 풀리고 없었던 것처럼 다시 회복은 되겠지만, 그래도...그래도 당장은 마음이 안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