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다가 좋다 :: '에덴의 동쪽' 납득하기 어려운 등장인물
노무현 대통령 배너

수다가 좋다

'에덴의 동쪽'에 초심을 잃지 않은, 반짝반짝 하는 이가 있다. 유동근.
그는 아내 전인화의 '왕과 나' 촬영장에서 폭력을 휘둘렀다는 그닥 반갑지 않은 뉴스로 잠깐 존재를 알리는가 싶더니 '에덴의 동쪽' 국회장으로 돌아왔다.
지하세계를 움직이는 카지노의 대부, 국회장이다.

뭐라고 해야할까.

하나밖에 없는 딸을 위해 모든 걸 다 해주는 것 같다가도 결정적인 순간에 이권을 위한 초심을 잃지 않는, 피도 눈물도 없을 것 같으면서도, 대단치 못한 연기력으로 몰입을 방해하는 딸 영란(이영희)을 감쌀만큼 그는 완벽한 국회장이다.

은밀한 듯 하면서, 그러면서도 이권을 위해선 어디로든 방향을 바꿀 수 있는, 차를 즐기고, 난을 치고, 춤도 즐긴다. 고상한 취미와 상반되는 그의 돈에 대한 집착과 알 수 없는 미소, 맛갈스럽다는 표현가지고는 부족한 그의 사투리가 느긋하게 깔린 느릿느릿한 말투가 조합된 그는 범상한 인물이 아니다.

"영란이 데려와" IMBC


거기다 사람 부릴 줄도 안다.
어떻게 해야 상대편을 움직일 수 있을지 제대로 촉을 세우고 있을 뿐 아니라, 계산도 빠르다. 거기다 잘 흥분하지도 않는다. 느물느물 하면서도 포커페이스를 유지하고 한 큐에 적을 쓰러 뜨리는, 그러면서 쇼맨쉽도 좋다.

어제 방송에서 국회장은 딸 영란과 사라진 동철을 찾고자 혈안이 됐다.
술을 한잔 들이켰던 국회장은 얼음을 손으로 집어 입에 털어 놓고 듯 와득와득 씹어 먹었다. '동철이 너 이놈 잡히기만 해봐라, 이렇게 씹어주마' 같은 아버지의 분노 표현이라고나 할까.

칼 빼든 국회장 - IMBC


방송이 거의 끝나갈 무렵 국회장은 바닷가에서 소꼽장난(?)하고 있던(도대체가 이렇게 추운데 바람 부는 바닷가에서, 모래로 만든 상까지 만들어 밥상을 차려 먹을 생각을 했는지…) 영란과 동철을 잡으러 왔다.
모래사장에 꽂힌 칼을 동철에 들이 대며 다음회를 기약했다.

국회장의 행보는 그럴 수 밖에 없는, 당연한 이해가 바탕이다. 내가 부모래도 동철이보다는 마이크 손을 들어주고 싶다.

국회장을 제외한 다른 등장 인물에 대한 이해는 많이 부족하다.
아무리 미국에서 호텔경영 공부를 하고 왔다고는 하지만, 실무 경험 하나도 없는 지현은 모든 일은 능수 능란하게 처리하고, 거기다 위기의 순간엔 파우치보다 더 작은 백에서 넥타이핀을 꺼내 수습하는 능력까지!  컴팩트하나 챙기기 버거웠을 것 같은 백에 넥타이핀을 챙겨넣다니 얼마나 말도 안되는 설정인가.
그의 남편은 어떤가. 사랑하는 여자를 얻기 위해 폭행까지 서슴지 않았던 명환은 고해사라도 했나? 사람이 변해도 너무 변했다. 철거현장에서 피눈물도 없이 밀어 붙이라고 소리지를 땐 언제고 비리를 눈감지 못하는 곧은 경영인의 모습에, 몰래 피임한 아내 지현을 100% 넘게 이해하는 마음 넓은 남편이기도 하다.
아무리 남자는 여자하기 나름이라지만,,,그닥 한 것도 없어 보이는데 말이다.


제일 동감하기 어려운 인물중 하나는 동철 어머니다.
동철 어머니(이미숙)는 분명 오랜 세월 연기를 했고, 그녀의 연기를 좋아했다. 하지만, 에덴의 동쪽에서 그녀는 쉽게 동감하기 어려운 인물이다.
자식 사랑이 이상하게 지나친 것도 그렇지만, 동욱에게 하는 대사는 거의가 악이다."~~껴", "이 눔아" 말끝마다 뭐뭐껴! 아니면 이눔아다..
도대체가 엄마가 아들한테 할 말이 저렇게 단편적인 말밖에 없을까 싶을 정도다.
깡패된 자식은 자식이 아니고, 법관이 될 자식만 자식이라는 것인지, 동철 어머니의 이상한 아집은 이해하고 싶지도 않고, 이해 되지도 않는다.
아무리 연기를 잘해도 동감되지 않는 인물을 연기한다는 것은 어색해 뵌다.

"이눔아! ~~껴" IMBC

드라마라는 것이 물론, 그렇다.
어른들의 대화에 방해 안되게 아이들은 때 맞춰 자주고, 급할 때 일수록 절대 잡히지 않는 택시는 드라마속에선 손만 뻗어도 어디선가 뿅~하고 나타나고, 사랑하는 연인은 어느 장소에서라도 어긋남 없이 꼭 만나는 그런 리얼하지 못한 상황이 반복되고, 필요하면 공부안해도 수석 합격하고, 사랑은 얽히고 섥힌다.

'에덴의 동쪽'이 아무리 드라마라고 해도 '이래서 이렇게 됐다'가 없다. 그저 이렇게 됐으니 알아서 봐라다. 어떤 계기가 있고, 그 계기를 발판 삼아 변화는 모습을 보여줘야 그들을 이해하며 볼 수 있지 않나.
그것도 대단한 우연과 필연 속에서 말이다.

초심을 잃지 않는 국회장과 나쁜 남자 신태환이 '에덴의 동쪽'을 그나마 지키는 듯 하다.

드라마의 전개도 전개지만, 등장 인물 하나하나가 납득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